원태인 8이닝·연패 탈출→승리에 가려진 민낯, 삼성 뒷문 어쩌나…돌고 돌아 '마무리'는 오승환? [MD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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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이호성./마이데일리삼성 라이온즈 김재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고척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연장 혈투 끝에 3연패를 끊어냈다. 다만 과정에서 다시 한번 뒷문 불안을 노출했다. 계속되는 마무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삼성은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과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펼쳐진 승부 끝에 6-3으로 승리했다.

경기 자체가 극적이었다. 3연패와 원정 7연패에 몰린 상황. '에이스' 원태인이 선발로 등판했다. 원태인은 5회 2루타 2개를 맞고 선제 실점했다. 6회 삼성이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묶어 1득점, 균형을 맞췄다. 원태인은 8회에도 올라와 1사 만루 위기를 6-4-3 병살타로 막았다. 9회 김영웅이 경기를 2-1로 뒤집는 솔로 홈런을 신고했다.

삼성 라이온즈 이호성./삼성 라이온즈

9회말 1점 차 세이브 기회에서 이호성이 등판했다. 이호성은 이형종에게 안타, 임병욱에게 2루타를 내주며 순식간에 무사 2, 3루에 몰렸다. 김태진에게 다시 볼넷을 헌납하며 무사 만루가 됐다. 대타 어준서를 1루수 직선타로 잡으며 첫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김동헌에게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맞고 1실점, 경기는 2-2 동점이 됐다. 오선진을 3루수 땅볼로 막고 간신히 이닝을 끝냈다.

백정현이 10회를 깔끔하게 막았고, 삼성 타선은 11회에만 대거 4점을 뽑았다.

11회말 경기를 끝내러 김재윤이 투입됐다. 김재윤은 선두타자 임병욱에게 3루타를 맞았다. 김태진의 희생플라이로 키움이 1점을 추격했다. 어준서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김동헌에게 볼넷을 내줬다. 2사 1루에서 오선진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는데 다시 2볼을 내주며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다행히 5구 바깥쪽 슬라이더가 ABS 존에 살짝 걸쳐 루킹 삼진으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29일 오후 인천광역시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김재윤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공통점이 있다. 경기를 끝내러 올라온 선수가 모두 실점했다. 공교롭게도 '현재' 마무리와 '과거' 마무리다.

올 시즌에 앞서 박진만 감독은 김재윤을 마무리 투수로 낙점했다. 김재윤은 지난 7일까지 1승 2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7.80으로 기복이 컸다. 블론 세이브는 두 번 기록했다.

결국 9일 박진만 감독은 불펜진 개편을 선언, 이호성을 새로운 마무리로 선언했다. 당시 박진만 감독은 "김재윤이 경험이 많다.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간에서 공이 좋아지면 다시 마무리로 갈 수 있다"면서도 "정해진 것은 없다. 이호성이 '임시' 마무리라기보단 앞으로 (세이브 상황에서는) 이호성이다"라고 했다.

마무리 선임 이유는 확실한 구위다. 9일까지 이호성은 19경기 3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8.15를 기록했다. 삼성 코치진은 평균자책점보다는 17⅔이닝 동안 25개의 탈삼진을 따낸 구위를 중점적으로 봤다.

삼성 라이온즈 이호성./마이데일리삼성 라이온즈 김재윤./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이호성은 불안감을 노출했다. 마무리 낙점 후 4경기에서 승패 없이 4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세이브는 한 번, 블론 세이브 역시 한 번 작성했다. 11일 LG전을 1⅓이닝 퍼펙트를 제외하면 삼자범퇴 경기가 없다. 피안타율이 0.313이다. 20일 경기에서도 최고 151km/h에 달하는 직구를 자랑했다. 전광판에 찍힌 회전수도 2500 RPM을 손쉽게 돌파했다. 그러나 공이 몰려 키움 타자들의 먹잇감이 됐다.

김재윤도 비슷하다. 보직을 바꾼 뒤 5경기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9이닝당 탈삼진 비율(K/9)은 5.79개로 아직 부족하다. 김재윤의 통산 K/9는 9.22개다. 마무리 투수는 확실한 아웃 카운트인 삼진이 필요하다. 홈런 위험성이 있는 라이온즈 파크를 홈으로 쓴다면 더욱 그렇다. 지난 시즌 김재윤의 K/9는 6.96개였고, 올 시즌은 5.49개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두 선수의 반등이다. 이호성은 구위를 유지한 채 제구에서 안정을 찾아야 한다. 김재윤은 전성기 시절 구위를 회복해 다시 마무리 자리를 되찾는 것이 베스트다. 그렇지 못하다면 삼성 마무리 자리는 다시 미궁으로 빠진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마무리로 뛰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20일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이는 퓨처스리그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라며 "빠르면 이번 주말 (콜업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시즌 전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이 부담이 덜한 6~7회 정도를 맡아주길 바랐다. 개인사와 부상이 겹쳐 1군 합류가 늦어지고 있다. 만약 오승환이 복귀할 때까지 확실한 마무리을 구하지 못한다면, 오승환이 또다시 마무리의 중책을 소화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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