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크를 원했다” 다저스 출신 괴짜 클로저는 ‘2루주자’ 오타니도 믿지 않았다…다저스는 원망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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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리 젠슨/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보크를 원했다.”

베테랑 클로저 켄리 젠슨(38, LA 에인절스)은 LA 다저스에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350세이브를 쌓았다. 이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쳐 올 시즌 LA 에인절스에 둥지를 틀었다. 간혹 기복 있는 투구를 했지만, 이 정도의 경력을 지닌 마무리도 메이저리그에 많지 않다.

켄리 젠슨과 로건 오호피/게티이미지코리아

나이를 많이 먹긴 했다. 올 시즌 15경기서 2패8세이브 평균자책점 5.40으로 좋지 않다. 그래도 18일(이하 한국시각) 친정 LA 다저스와의 주말 원정 프리웨이 시리즈 두 번째 경기서 1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그런 젠슨은 특유의 ‘고의 보크’를 선보였다. 10-9로 앞선 8회말에 등장해 아웃카운트 1개를 올리며 이닝을 마무리했고, 11-9로 앞선 9회말에도 당연히 마운드에 올라왔다. 1사 후 대타 윌 스미스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대주자 김혜성이 투입됐다.

젠슨은 후속 오타니 쇼헤이를 2루 땅볼로 유도했다. 이때 김혜성이 2루에서 아웃됐다. 오타니는 1루에서 살았고, 2루 도루에 성공했다. 타석에는 무키 베츠. 이때 젠슨이 뒤돌아 2루의 오타니에게 뭔가 말하는 ‘액션’을 취했다. 고의 보크였다. 오타니는 3루에 들어갔다.

젠슨은 혹시 몰라 2루 주자 오타니가 배터리의 사인을 파악해 타석의 베츠에게 전달해줄 것을 우려, 고의 보크를 범해 오타니를 3루에 보냈다. 아무래도 2루 주자는 배터리의 움직임이 잘 보이기 때문이다. 젠슨과 포수 로건 오호피가 피치컴을 사용한 것 같지는 않았다.

이는 젠슨이 다저스 시절이던 2019년부터 즐겨 사용했다는 점에서, 다저스로선 황당해도 젠슨을 원망도 못한다. 오타니가 그런 선수가 당연히 아니라고 모두가 믿어도, 젠슨으로선 에인절스의 승리를 이끌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실제 오타니를 3루에 보내고 2사 3루가 된 뒤, 젠슨은 베츠를 중견수 뜬공으로 요리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젠슨은 MLB.com에 “의도적인 보크를 확실히 원했다. 베츠가 타석에 있었고, 오타니가 2루가 아닌 3루에 있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오호피가 앉아있는 모습을 보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계획이었다”라고 했다.

젠슨이 2019년 다저스 시절부터 고의 보크를 범하기 시작한 건, 다저스 벤치코치 밥 게런이 낸 아이디어였다는 게 MLB.com 보도다. 게런은 지금도 다저스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젠슨은 게런의 아이디어를 애틀랜타, 보스턴에 이어 에인절스에서도 사용한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다저스로선 젠슨의 고의보크가 언짢아도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사실 주자가 3루에 가면 부담이 더 되는 건 마무리투수지만, 결과적으로 젠슨은 오타니를 홈으로 들여보내지 않았으니 완벽한 작전의 승리다. MLB.com은 “접전서 젠슨의 의도적인 보크에 익숙해져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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