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상복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창원 LG 세이커스는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와의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62-58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첫 우승.
MVP는 허일영이 받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SK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LG로 이적한 그는 정규시즌 52경기에서 평균 14분 46초 5득점 2.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중요한 순간 그의 활약이 빛났다. 7경기 17분 38초 8득점 3.6리바운드를 마크했는데, 클러치 상황에서 3점포를 터뜨리며 팀에 큰 힘이 됐다.
허일영은 80표 중 32표를 받아 생애 첫 MVP를 차지했다. 허일영의 뒤를 이어 칼 타마요가 23표, 아셈 마레이가 22표를 받았다.
허일영은 "매번 조연이었는데, 상 처음 받는다. 신인왕도 공동 수상을 받았다. 나는 상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도 욕심낸 것이 아니었다. 너무 승리하고 싶었다. 오늘(17일) 유독 감이 좋아 자신있게 던졌다. 오픈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던지자고 생각했다. 그게 우승할 수 있던 원동력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일영은 지난 2차전이 끝난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하든 패배하든 시원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허일영은 MVP를 차지한 뒤 하고 싶은 얘기를 털어놓았다. 그는 "솔직하게 얘기해서 SK에서 나갈 생각이 없었다. 코치진과도 좋았다. SK에서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얘기를 들어서 심란했다"며 "같이 우승도 하고 준우승도 했는데, 아쉬웠다. 비즈니스인 것을 알기 때문에 그것에 아쉬워할 필요 없이 내가 증명해 보이자고 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LG에 왔을 때도 처음에는 저를 안 쓰셨다. 감독님께서 '너가 잘하는 거 하라'고 말씀하시고 수비 한 번 놓치면 뭐라고 하셨다. 40살 먹고 욕을 많이 먹었는데, 얘기도 했는데, 내가 바뀌어야 생각하게 됐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쫓아다녔다. 출전 시간에 대해서는 전혀 불만이 없었다. 제가 잘하는 것을 코트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여건이 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플레이오프에 들어선 뒤에 그 마음을 다 버렸다. 코트에서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마음가짐을 잘 잡았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본인 스스로 상복이 없다고 이야기한 허일영이다. 플레이오프 MVP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는 "예상 전혀 못했다. 상복 없는 것을 알고 있었고 10~15분 뛰면 내 역할만 다 쏟아붓자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약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고양 오리온, SK 그리고 LG에서 우승을 경험한 허일영이다. 그는 "지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농구 인생에서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MVP 상금 1000만 원에 대해서는 "선수들이랑 맛있는 것 먹고 가족들에게도 쏘겠다. 처음이라 오늘을 즐기고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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