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과 포크볼이 불안했는데" 이래서 '배터리'구나…03년생 포수의 눈치, 염경엽의 남자 살렸다 [MD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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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경기. LG 선발 송승기가 1회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서고 있다./잠실=한혁승 기자LG 트윈스 이주헌./LG 트윈스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체인지업과 포크볼이 불안했는데, (이)주헌이가 커브와 슬라이더가 좋다는 것을 빨리 캐치했다"

LG 트윈스의 5선발 송승기가 역투하며 승리를 챙겼다. 송승기는 그 공을 '포수' 이주헌에게 돌렸다.

송승기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어느새 시즌 3승이다. 시즌 10승 페이스. 시즌 4번째 퀄리티스타트 피칭이기도 하다. 평균자책점도 3.40에서 2.96까지 낮췄다. 키움의 '1선발' 케니 로젠버그(5이닝 4실점 패전)를 압도한 훌륭한 피칭. 염경엽 감독은 스프링캠프 시작 전부터 송승기를 5선발로 낙점했다. 염경엽 감독의 믿음에 완벽하게 보답한 투구다.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경기. LG 선발 송승기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잠실=한혁승 기자

3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1회 송성문과 야시엘 푸이그를 각각 1루수 땅볼과 1루수 파울 뜬공으로 처리했다. 루벤 카디네스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최주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2회는 1사 이후 김태진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임병욱을 헛스윙 삼진, 김재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정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3회 2사 이후 푸이그에게 볼넷, 카디네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2사 1, 2루 위기에서 최주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4회부터 안정감을 되찾았다. 4회 이형종을 3루수 땅볼, 김태진을 좌익수 뜬공, 임병욱을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5회 2사 이후 2안타를 맞았지만, 카디네스를 유격수 파울 뜬공으로 잡았다. 5회까지 투구 수가 92개에 육박한 상황.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송승기는 2루수 땅볼, 헛스윙 삼진, 중견수 뜬공으로 두 번째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7회부터 백승현이 등판, 송승기는 이날 임무를 마쳤다. 팀도 대거 12점을 지원하며 송승기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경기. LG 선발 송승기가 1회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서고 있다./잠실=한혁승 기자

경기 종료 후 송승기는 "3회까지는 밸런스가 조금 안 맞고, 힘이 많이 들어갔다"며 "김광삼 코치님께서 휴식을 잘 취해서 힘이 있는 건 알겠는데, 힘을 조금 빼자고 말씀해 주셨다. 4회부터 힘 빼고 밸런스가 좋았던 것 같다"고 피칭을 돌아봤다.

1군에서 처음으로 100구를 넘겼다. 송승기는 "1군에서는 처음이지만, 상무에 있을 때도 100구 이상 경기도 몇 번 있었고, 90구 후반의 투구도 여러 번 했었기 때문에 100구가 넘는 것에 대해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볼 배합이 이전과 달랐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날 전까지 송승기는 직구 55.8%, 슬라이더 15.6%, 체인지업 12.8%, 포크볼 9.3%, 커브 5.8%의 구사 비율을 보였다. 이날 LG 관계자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직구(60.2%) 비율은 비슷했는데, 체인지업(9.3%)과 포크볼(2.8%)을 크게 줄였다. 대신 슬라이더(20.4%)와 커브(7.4%)의 비중이 늘었다.

LG 트윈스 이주헌./LG 트윈스

송승기는 "오늘 경기는 체인지업과 포크볼이 불안했는데, (이)주헌이가 커브와 슬라이더가 좋다는 것을 빨리 캐치하고 리드해줬다. 초반 위기 상황을 넘기는 데 (이)주헌이의 도움이 컸다. 항상 고맙다"고 설명했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65.7%(71/108)로 훌륭했다. 송승기는 "요즘은 볼을 많이 던져 승부하는 것보다, 공격적으로 들어가야 내 장점이 발휘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서 최대한 공격적으로 들어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계속 노력해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흔히 투수와 포수를 묶어 '배터리'라고 표현한다. 포수를 '마누라'라고 부르는 투수도 있다. 피칭은 투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투수와 포수의 호흡으로 완성된다. 송승기의 호투는 2003년생 포수 이주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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