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전 이정원 기자] "여기서 끝내겠다고 하더라."
지난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의 선발 라이언 와이스는 8이닝 1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포심 최고 156km에 커브, 스위퍼, 체인지업을 섞었다. 투구 수가 93개밖에 되지 않았기에 충분히 9회에도 올라올 수 있었다.
그러나 와이스는 9회 올라오지 않았다. 이전 방송화면에서 김경문 한화 감독, 통역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많은 이들은 김경문 감독이 혹시 모를 부상을 대비해 와이스에게 양해를 구하며 그만 던지라는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상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였다. 오히려 와이스가 먼저 김경문 감독에게 그만 던지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다.
13일 만난 김경문 감독은 "8회 끝난 후에 투수가 9회를 던지겠다고 그러면 감독은 멈추게 할 수 없다. 완봉승도 있고 당시 투구 수도 90개 초반이었다. 그런데 8회 끝나고 들어와서 여기서 끝내겠다고 하더라. 나는 깜짝 놀랐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감독 입장에서는 끝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앞으로 100경기 이상이 남아 있다. 보통의 투수들은 완봉승을 하고 싶은 마음에 힘이 들어가고, 그러면 안타를 맞고, 그러면 20개 이상을 던질 수밖에 없다. 그게 처음에는 괜찮아도 2~3번 그렇게 던지면 대미지가 온다. 그런데 와이스가 그런 결정을 해줬을 때 고마웠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또한 김 감독은 "뒤에서 폰세가 놀린 후에 다시 와 던지겠다고 했는데, 안 된다고 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김경문 감독은 "그만 던지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다시 던지는 건 썩 좋지 않다. 부상을 당하지 않고 완주하는 게 중요하다. 다 팀 성적과 연결이 된다"라고 말했다.
와이스는 지난 시즌 중반 한화에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16경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했다. 탈삼진이 98개나 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6주 단기 계약에서 정규직 외인이 되었다. 한화가 와이스에게 투자한 금액만 131만 달러.
올 시즌에도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9경기(56⅓이닝) 6승 1패 평균자책 3.36으로 호투하고 있다. 4월 1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7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이후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와이스에게 굉장히 고맙다. 와이스가 8회까지 던져주면서 우리 불펜 투수들이 좀 쉬었다. 1점차 승부를 많이 하면서 불펜 투수들이 많이 던졌는데, 덕분에 쉽게 됐다. 이게 굉장히 크다. 굉장히 고맙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와이스가 있어 김경문 감독은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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