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재편 신호탄…현대차·기아, 판 흔든다

마이데일리
경남 양산에 위치한 현대차 인증 중고차 센터. /현대차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대기업에 대한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이 이달부터 해제되면서 현대차·기아가 본격적인 중고차 사업 규모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 자율 제한 조치가 지난 1일 종료됐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영세 중고차 사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 2022년 양사에 사업 진출 2년간 전체 중고차 거래 대수 판매 제한을 권고했다. 당시 중기부는 전체 시장 점유율 중 현대차는 4.1%, 기아는 2.9% 만을 판매하도록 제한했다.

하지만 이달부터 이를 유지해오던 점유율 제한이 풀리면서 현대차·기아는 그간 진입이 어려웠던 중고차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현재 중고차 시장 규모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중고차는 234만6267대로, 같은 기간 판매된 신차 판매량(164만5998대) 대비 1.43배 많았다.

또 지난해 국내 신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6.5% 줄어들었으나, 중고차 거래는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고물가·고금리 등의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신차 대비 비교적 가격 부담이 덜 한 중고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한 것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지난해와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하면서 중고차 사업 추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대규모 중고차 매매 부지를 확보해 관련 시설을 조성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도 중고차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매입 서비스인 '비대면 내차 팔기' 범위를 전국으로 넓히고 있으며, 현대글로비스 자회사 플랫폼 '오토벨'은 카셰어링 업체 쏘카와 협업해 전문 평가 컨설턴트를 파견하고,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기아 인증 중고차 판매 센터. /현대차그룹

완성차 5사(현대차·기아·KG모빌리티·한국GM·르노코리아) 중에선 유일하게 KGM가 지난해 5월 서울 강서구에 중고차 전시장 서서울모터리움 1호를 오픈하며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도 자동차 수입·판매 법인 BYD코리아오토를 설립해 중고차 시장에 참전하고 있다.

국내 렌터카 업체들도 사업 확장에 분주하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11월 문을 연 서울 강서구 가양동 매매센터에 이은 두 번째 중고차 매매센터를 최근 경기 부천시에 오픈했다.

이와 함께 롯데렌탈은 올해 상반기 중 수도권에 추가 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올해 중고차 9000대 판매하고 오는 2028년에는 연간 4만3000대 판매를 목표로 내세웠다. SK렌터카는 오는 7월 충남 천안에 딜러 대상 중고차 경매장을 첫 개장하고, 일반 소비자도 참여 가능한 이커머스 플랫폼 구축을 통해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수입차 딜러사인 코오롱모빌리티 역시 올해 3분기 수입차 인프라를 바탕으로 BMW, 볼보, 아우디 등 수입 중고차 온라인 판매를 개시하며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 방침이다.

중고차 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당장의 대응보다는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현대차·기아의 점유율 제한이 풀린다고 해서 바로 중고차 시장이 급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시장 전략에 따라 대응 방안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중고차 시장 재편 신호탄…현대차·기아, 판 흔든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