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에드먼의 대체 선수가 아닌, 함께 뛰었으면 좋겠다"
LA 다저스 김혜성은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 맞대결에 2루수,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 존재감을 뽐냈다.
올 시즌에 앞서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김혜성은 지난 3월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도쿄시리즈 개막전에 앞서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KBO리그보다 수준이 높은 메이저리그 무대에 대한 적응도 필요한데,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이후 타격폼까지 완전히 뜯어고치고 있었던 까닭에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트리플A에서 적응 시간을 가지며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 김혜성에게 곧바로 기회가 찾아왔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함꼐 태극마크를 달았던 '한국계' 토미 에드먼이 발목 부상을 당하게 되자, 다저스는 지난 4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맞대결에 앞서 김혜성을 전격 콜업했다. 그리고 김혜성은 콜업 당일 데뷔전을 가졌다.
김혜성은 4일 애틀란타전에서는 타석에 들어서지 못했으나,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수비를 하는 과정에서 타구가 하나도 김혜성 쪽으로 향하지 않아서 존재감을 뽐낼 기회가 없었는데, 5일 경기는 달랐다. 김혜성은 9회 앤디 파헤즈의 대주자로 투입돼 2루 베이스를 훔치며 눈도장을 찍었다. 김혜성이 1루에서 2루로 향하는 시간은 불과 4.31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김혜성은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 상황에서 애틀란타의 수비가 허술한 틈을 타 3루까지 내달리며 '폭발적인 스피드'를 과시했다. 이 활약이 득점과 연결되지 않은 점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모습을 보여준 만큼 김혜성은 6일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미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찬사가 쏟아질 만한 활약을 선보였다.
첫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김혜성은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 2022년 사이영상 수상자 샌디 알칸타라를 상대로 좌익수 방면에 깨끗한 안타를 뽑아내며 빅리그 첫 안타를 신고했다. 그리고 2루 베이스를 훔치며 2호 도루를 손에 쥔 뒤 후속타자 오타니 쇼헤이의 홈런에 홈을 밟으며 첫 득점까지 수확했다. 오타니는 자신의 홈런임에도 불구하고 김혜성의 안타에 더 기뻐하며 축하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김혜성은 6-0으로 크게 앞선 6회초 2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마이애미의 바뀐 투수 타일러 필립스를 상대로 3구째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뛰어난 배트 컨트롤 기술을 선보이며,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생산하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적시타로 타점까지 손에 쥐며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로 펄펄 날아올랐다.
이러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김혜성의 입지는 아직 탄탄하지 않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에드먼이 부상에서 복귀할 경우 김혜성이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중. 데이브 로버츠 감독 또한 김혜성을 콜업했을 당시 마이너리그 강등을 예고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콜업이 미국 무대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은연 중 다시 트리플A로 향하게 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주니치 스포츠'가 김혜성의 활약에 대한 팬들의 SNS 반응을 모았는데, 한 팬은 "김혜성이 '혜성'이라고 불리는 이유"라고 김혜성의 2경기 연속 도루에 엄지를 치켜세웠고, 또 다른 팬은 "주루, 공격, 수비 모두 잘 보여줬다", "이치로 같은 타격이었다", "정말 잘한다. 선발 자리를 차지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뒤따랐다.
그리고 김혜성과 에드먼의 공존을 원하는 팬들도 있었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에드먼의 대체 선수가 아닌, 함께 뛰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현재 에드먼은 부상이 심각하지 않은 만큼 5월 11일 복귀가 전망되는 중. 김혜성이 며칠 남지 않은 기간을 통해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일단 시범경기와 달리 빅리그에서의 스타트는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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