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감독이 경기를 못 풀었잖아…” 김경문의 아이들이 1년만에 이렇게 달라졌다, 한화는 승리가 고프다[MD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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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랜더스 경기. 한화가 4-2로 역전승 했다. 김경문 감독이 승리 후 인사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솔직히 감독이 경기를 잘 못 풀었잖아.”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연장 11회 끝 3-2 승리로 이끈 뒤 선수들에게 유독 고마움을 표했다. 노시환이 결승 솔로포를 쳐서가 아니었다. 의례적으로 한 얘기는 더더욱 아니었다.

2025년 4월 11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한화 김경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김경문 감독은 3일 광주 KIA전이 비로 취소되자 2일 경기를 두고 감독이 운영을 잘못했다고 ‘셀프 비판’했다. 한화는 이날 0-1로 뒤지다 이진영의 역전 우월 투런포로 앞서갔고, 결국 노시환이 승부를 갈랐다. 도루를 5개나 하며 특유의 활발한 발야구를 선보였지만, 사실 자신이 좀 더 경기에 개입해 희생번트를 지시해야 하는 상황이 몇 차례 있었다고 복기했다.

작전을 걸어야 할 타이밍을 놓치고, 병살타가 나오자 김경문 감독은 “20년간 감독하면서 그렇게 되면 무조건 지는 바이브”라고 했다. 그런 경기를 불펜 투수들이 버텨냈고, 간판타자의 한 방으로 연장 끝에 승리하니, 김경문 감독으로선 선수들에게 진짜 고마울 수밖에 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어제는 솔직히 감독이 경기를 잘 못 풀었잖아. 1점차라고 생각하고 번트도 대고 막 그래야 하는데, 그 정도는 우리가 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힘으로 밀어붙였다. 그게 매끄럽게 안 풀리면 상대한테 (승기가)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연장 가서 이겨주니 더 고맙다”라고 했다.

김경문 감독이 부임한지 1년이 지나면서, 한화는 완전히 체질개선 됐다. 우선 김경문 감독 특유의 발야구가 스며들었다. 35도루로 팀 도루 1위다. 성공률이 76.1%로 5위이긴 하지만, 9개 구단에 피로감을 심어준 것 자체가 성공이다. 그 기반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 희망을 줬다. 그 과정에서 황영묵의 수비력, 이진영의 펀치력 등을 재발견했다.

결정적으로 마운드가 완전히 체계가 잡혔다. 이건 손혁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의 공이 크다. 수년간 선수를 많이 영입했고, 신인들을 잘 뽑았다. 수년 전부터 다져오던 리빌딩 기조가 김경문 감독 부임 이후 성공적으로 자리 잡혔다는 얘기다.

남은 건 승리하는 경험이다. 한화는 20승13패로 단독 2위다. 1위 LG 트윈스에 1경기 차다. 3일 광주 KIA전을 잡고, LG가 이날 잠실 SSG 랜더스전서 지면 공동 1위다. 김경문 감독은 지금 순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면서도, 승리의 맛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얘기했다.

김경문 감독은 “좀 이겨야지. 우리 한화가 그동안 저렇게 많이 밑에 있었잖아. 좀 더 이겨야 한다. 좀 이겨야지. 이기니까 한화 팬들이 많이 좋아하신다. 순위표가 둥그렇게(중위권 밀집을 뜻함) 있다가 끝에 가면 힘이 안 떨어지는 팀이 나중에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결국 순위다툼은 여름 승부, 시즌 막판이라면서도, 지금 차곡차곡 쌓는 1승의 의미도 매우 크다고 바라봤다.

결정적으로 이제 상대가 한화를 약팀이라고 바라보지 않는다. 김경문 감독은 “어제 게임(접전, 필승조 투입)을 딱 지면, 오늘 게임은 무조건 이겨야 되는 분위기가 된다. 그러다 보면 부담을 갖고 연패를 하고 분위기가 떨어진다. 그런 분위기를 안 만들려고 한다. 약점이 잡히면, 상대가 뒤에 역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운영이 달라진다(이기고 있어도 상대는 필승조 투입을 의미). 지금 우리가 그래도 조금 뒤가 강해졌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2025년 4월 11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한화 김경문 감독이 훈련 지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마이데일리

한화는 작년에도 시즌 초반에 잘 나간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 상승세는 차원이 다르다. 마운드와 수비가 안정적인, 건강하게 승수를 쌓아 만들어낸 상승세다. 노시환도 작년과 지금은 다르다고 했다. “1위를 하고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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