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KT 위즈의 '에이스' 고영표가 무려 16안타 난타를 당했다. 하지만 끝까지 마운드에서 버티며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적어냈다. 패전에도 고영표다운 투구였다.
고영표는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1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5실점 3자책으로 시즌 2패(2승)를 당했다.
커리어 한 경기 최다 피안타다. 종전 최다 피안타는 2023년 8월 12일 NC전과 2024년 3월 27일 두산전 기록한 13피안타다.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1회 선두타자 고영표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송성문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송성문은 이용규와 자리를 바꿨다. 최주환에게 안타를 내줬다. 2사 1, 2루에서 2루 주자 송성문을 견제로 잡아냈고 루벤 카디네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2회 2사 이후 안타 2개와 볼넷을 묶어 2사 만루에 몰렸다. 이용규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3회도 안타 2개를 맞고 1사 1, 2루에 처했다. 원성준을 1루 직선타로 솎아냈고, 1루수 윤준혁이 1루를 밟으며 세 번째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운이 따르지 않아 점수를 내줬다. 4회 변상권, 김재현, 이용규가 안타를 때려내며 2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송성문이 초구 체인지업을 때렸다. 방망이가 부러지며 약한 타구가 나왔는데, 이것이 절묘하게 3루 파울 라인을 탔다. 고영표가 공을 잡았지만 이미 송성문은 1루에 들어갔다. 자연스럽게 3루 주자 변상권도 홈인. 고영표는 최주환을 1루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5회도 위험천만했다. 선두타자 카디네스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원성준의 진루타로 카디네스는 3루에 들어갔다. 변상권에게 투수 땅볼을 유도, 스타트를 끊은 카디네스를 태그 아웃시켰다. 변상권은 2루에 들어갔다. 김태진에게 3-1 카운트로 몰리자 벤치가 자동 고의사구 사인을 냈다. 고영표는 김재현을 2루 땅볼로 솎아내고 실점하지 않았다.
6회 사달이 났다. 선두타자 어윤서에게 평범한 유격수 방면 땅볼을 유도했다. 유격수 권동진이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고, 어준서가 유격수 포구 실책으로 1루를 밟았다. 이용규가 유격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쳤다. 송성문은 2-유간을 통과하는 1타점 적시타를 만들었고, 최주환이 1루수 옆을 꿰뚫는 1타점 적시타를 보탰다. 카디네스도 2-유간을 지나가는 1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원성준이 절묘한 번트 안타를 쳤고, 다시 무사 만루가 됐다. 고영표는 이형종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아웃을 잡았다. 김태진에게 우익수 방면 뜬공을 유도, 아웃 카운트와 실점을 맞바꿨다. 김재현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길었던 6회를 끝냈다. 7회부터 원상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고영표 입장에서는 '불운'한 경기였다. 물론 키움 타자들의 집중력은 매서웠다. 고영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인플레이 타구를 양산했다. 그런데 4회 송성문의 내야안타를 비롯해 빗맞은 타구들이 연달아 안타가 됐다. 느린 타구가 내야 사이를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6이닝을 버텼다. 시즌 6번째 퀄리티스타트로, 요니 치리노스(LG 트윈스)와 함께 퀄리티스타트 리그 공동 2위다. 비결은 장타 억제다. 16개의 피안타 중 장타는 2루타 단 하나다. 또한 적재적소에서 탈삼진을 만들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고영표다운 경기라고 할 수 있다. 고영표는 구속이 느리다. 인플레이 타구가 많을 수밖에 없다. 정교한 제구력과 리그 최고의 체인지업으로 이를 극복한다. 제구나 무브먼트가 약간이라도 삐끗하면 이날처럼 피안타가 쏟아진다. 그럼에도 버티면서 퀄리티스타트를 만들곤 한다.
실제로 고영표가 이날을 포함해 커리어에서 10피안타 이상을 내준 적은 23번이며, 이 중 6회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에이스로 각성하고 팀의 수비력까지 올라온 2021년 이후로 한정한다면 16경기 중 5회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비율로 환산하면 31.3%가 된다.
이닝 소화력이 무시무시하다. 23번의 10피안타 이상 경기 중 4번을 제외하고 모두 5이닝을 넘겼다. 6이닝 이상은 10번이다. 최다는 7이닝, 최소는 4이닝이다. 평균 5.4이닝을 소화했다. 무수한 피안타에도 최소한의 임무는 완수한다는 뜻.

흔들릴지언정 쓰러지지 않는다. 고영표의 피칭을 상징하는 말이다. 컨디션에 관계 없이 마운드를 지키는 것은 에이스의 덕목이기도 하다. 고영표의 등에 에이스 넘버인 '1번'이 달려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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