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 된 한덕수 단일화, 시선은 김문수에게로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보수 진영의 유력한 대통령 선거 주자로 꼽혔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출마가 현실이 되면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에게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권자는 물론 캠프 소속 의원들까지도 한 전 총리와 지지층이 겹쳐서다.

2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제 21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전날 총리직 사퇴에 따라 예견된 행보다. 다만 최종 경선 결과를 앞둔 국민의힘 내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국은 중도 보수가 하나가 돼야 한다"며 "이번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후보들과 바깥에 있는 반명 세력들과 함께할 수 있는 그런 틀과 전략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빅텐트' 구상에 대해선 "우리 당 후보가 정해진 후의 문제"라며 "현재로선 (참여 대상들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또 한 전 총리를 만날 계획에 대해서도 "아직은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정치권 인사들은 한 전 총리의 등판으로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대한 집중도가 내려갔다고 보고 있다. 중도 보수표 결집을 위해서 한 전 총리와 단일화 협상에 나서야하는 만큼 누가 최종 후보가 되는지에는 관심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보수 논객 정규재 전 펜앤드마이크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한덕수에게 주기로 하고 뽑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정 전 대표는 "(한 전 총리 출마는) 윤석열 전 대통령 테이블에서 나온 작품으로 한덕수에게 주기로 돼 있는데 김문수나 한동훈이 국민의힘 후보가 되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의 주장처럼 일부 '친윤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경선 시작 전부터 한 전 총리에 대한 지지 의사와 출마 요구를 직접적으로 언급해왔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달 8일 한 전 총리를 직접 접견하며 국민의힘 대선 후보 출마를 제안한 바 있다. 지난달 2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범보수 단일화 국민희망 추진위원회 기자회견'에서도 "범보수 단일 후보를 만들겠다. 체제 수호 전쟁에서 이기겠다"며 단일화 과정에서 역할을 맡을 것임을 암시했다.

마찬가지로 줄곧 '한덕수 대망론'을 언급해왔던 박수영 의원의 경우 "교황을 뽑는 것처럼 콘클라베 하듯 합의할 수도 있다. 토론과 여론조사를 통해서 할 수도 있다"며 단일화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문제는 두 의원 모두 현재 김문수 후보 캠프에 소속돼 있다는 점이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탄핵에도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이처럼 친윤계와 뜻을 같이 했기에 지지층도 한 전 총리와 겹칠 수밖에 없다.

김 후보도 이를 인식한 듯 일찍이 한 전 총리의 출마를 경계해왔다. 그는 지난달 11일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권한대행께서 지금 대통령도 안 계시는데 굉장히 막중한 권한대행을 맡고 계시다. 그만두신다고 하면 그다음은 어떻게 하나, 또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인가"라며 “출마를 위해 그만두신다고 할 경우 상당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권한대행께서는 딱 앞만 보고 가시는 정말 반듯한 공직자"라며 "정치는 앞만 보고는 못 한다. 옆에도 보고 밑에도 보고 위도 보고 그게 정치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단일화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선을 긋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달 30일 토론회를 마친 후 '한 전 총리에게 후보 자리를 넘겨줄 생각이 없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후보 자리를) 넘겨주기 위해서 제가 이렇게 밤늦게까지 토론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전날 충남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위한 불쏘시개가 아니냐, 정당정치를 훼손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들에 "불쏘시개가 충남까지 와서 지사님을 만나겠느냐"고 되물었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필연' 된 한덕수 단일화, 시선은 김문수에게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