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것이 38세 베테랑의 저력이다.
류현진(38, 한화 이글스)은 지난 1월 윤석민 SPOTV 해설위원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 다시 한번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국가에서 뽑아주면 기쁜 마음으로 응하겠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김광현(37, SSG 랜더스)도 동조했다. 양현종(37, KIA 타이거즈)까지 ‘광현종’의 태극마크 라스트댄스 가능성이 자연스럽게 대두했다. 때마침 대표팀 류지현 감독이 WBC 규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최고의 전력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약 3~4개월이 흐른 현 시점에서, 류현진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켜 나가고 있다. 광현종의 또 다른 김광현과 양현종이 나란히 부침에 빠져 있는 것과 대조된다. 류현진은 지난달 30일 대전 LG 트윈스전서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시즌 3승(1패)을 따냈다.
류현진의 시즌 스타트가 좋다. 7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3.05, 피안타율 0.240에 WHIP 1.06이다. 퀄리티스타트도 네 차례 달성했다. 8년 170억원 계약으로 복귀한 작년에 비하면 매우 좋은 출발이다. 작년에도 시즌 중반 이후 이름값을 했던 걸 감안하면, 역시 클래스는 영원하다.
기본적으로 작년과 달리 시즌 준비를 제대로 했다. 작년엔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 일정을 건너 뛰었다. 그러나 올해는 멜버른에서부터 착실하게 땀을 흘렸다. 시즌 초반 경기 체력이 부족해 5~6회 이후 구위, 투구내용이 확 떨어지는 모습을 올 시즌에는 찾아볼 수 없다.
무엇보다 전통의 주무기, 체인지업이 확연히 살아났다. 이날 7회 선두타자 오스틴 딘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걸 제외하면 체인지업을 던지다 단 1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류현진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88로 작년 0.274보다 확연히 떨어졌다. 커브 역시 0.330서 0.143으로 뚝 떨어졌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작년 체인지업의 구종가치가 10.7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개막 1개월만에 이미 7.5까지 올라왔다. 이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포심이 145km를 넘기는 경우가 많지 않다. 변화구를 잘 써야 하는 투수인데, 올해 확실히 다르다.
흥미로운 건 류현진이 그렇다고 체인지업을 과용하지 않는 것이다. 7회 선두타자 오스틴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다 안타를 맞자 이후 단 1개의 체인지업도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1사 만루 위기서 만난 타자가 좌타자 박해민과 문성주이긴 했지만. 스탯티즈에 따르면 시즌 전체를 봐도 체인지업 비율이 26.5%로 작년 23.8%와 큰 차이가 없다. 대신 커터와 커브도 18.5%, 10.6%씩 사용한다. 포심도 44.2%다. 변화구를 잘 쓰려면 결국 포심을 써야 한다.
올 시즌 초반 외국인투수들이 득세한다. 한화만 해도 코디 폰세가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을 필두로 임찬규(LG 트윈스), 고영표(KT 위즈),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등 토종 에이스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그 와중에 류현진이 이들에게 크게 밀리지 않는다. 스탯티즈 기준 WAR 1.71로 리그 13위다. 사이영포인트도 12.9점으로 13위다. 탑 오브 탑은 아니지만, 시즌 스타트는 확연히 좋다. 무엇보다 경험과 노하우가 최대 강점이다. 류현진은 역시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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