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으로 부부지만 성관계는 NO”…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확산하는 ‘우정 결혼’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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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낭만적인 사랑이나 성적인 친밀감보다는 친한 친구와 가치와 관심사를 바탕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우정 결혼’이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확산하고 있다. 법적으로 그들은 배우자이며 종종 함께 살지만 각자의 방에서 잔다.


28일(현지 시각)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일부 젊은이들이 가족의 압박과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한 친구와의 우정 결혼을 선택하고 있다.

우정 결혼을 하는 젊은이들은 한 집에 살며 비용을 분담하고, 서로에게 정서적으로 의지하지만 성관계는 맺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두 사람이 서로 자녀를 갖기로 결정하면 인공수정이나 입양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중국 남서부 충칭 출신의 20대 후반 여성 메이란은 4년 전 절친과 우정 결혼을 했다.

혼인 신고를 한 이들 부부는 결혼식을 올리거나 예물을 교환하지 않기로 했고, 자녀도 갖지 않기로 합의했다. 집에서는 서로 각방을 쓰며 서로의 개인 공간을 존중하고, 성관계는 맺지 않는다.

메이린은 그들의 결혼 생활이 서로의 법적 보호자가 될 수 있게 해주며, 의학적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서로를 위해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 거의 어울리지 않고 친척들과도 거의 접촉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부모는 이들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둘 다 재정적으로 독립되어 있기 때문에 완강하게 반대할 처지도 아니다.

이 부부는 한 달에 1만 위안(약 198만 원) 이상을 번다. 그들은 각각 50만 위안(약 9886만 원)을 분담해 교외에 집을 구입한 뒤 리모델링을 했다. 이들은 여행 비용 명목으로 급여의 일부를 공동 계좌에 저축ᄒᆞ고 있다.

메이린은 “남편과 나는 함께 사는 룸메이트면서 가족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상하이 출신의 클로이(33)는 지난해 대학 친구와 결혼했다. 클로이는 “내 나이 또래의 여성들은 모두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며 “우정을 쌓는 결혼은 험담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클로이 부부는 가계 비용을 공유하면서 재산을 따로 소유하고, 서로의 친척을 방문하는 것을 포함하는 혼전 계약서에 서명했다.

클로이는 또한 합의문에 ‘이혼 방아쇠’가 있다고 말하며, “우리 둘 중 한 명이라도 언젠가 진정한 사랑을 찾고 전통적인 결혼을 원한다면 우리는 이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적절한 시기에 우정 결혼에 대해 부모에게 말할 계획이며 입양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했다.

중국 중부 후베이성의 가족관계 상담가인 판 롄은 “우정 결혼이 개인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관계는 불안정할 수 있다. 현실로부터의 도피로서 모든 사람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정 결혼은 사회적 압력에 대한 일시적인 해결책이며, 저렴한 주택과 독신 혜택이 개선되면 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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