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예술인들이 작업실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그런 공간들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죠.”
서인형 한국스마트협동조합 이사장은 오피스아트 문을 연 이유를 이렇게 생각했다. 그는 “이 공간을 찾기위해 200곳이 넘는 공간을 다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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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지난 3월1일 오픈한 오피스타운. 작업용 책상은 넓게 확보했고, 천장에는 공기 순환 장치를 설치해 쾌적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게 햇다. [사진=박미리 기자] |
예술가·프리랜서 작업 역량 높이는 공유 오피스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과 권익 보호를 위해 설립된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하 스마트협동조합)이 프리랜서·예술인들을 위한 디지털 공유 작업실 ‘오피스아트’를 지난 3월 1일 영등포구청역 인근에 오픈했다. 지하철역에서 도보 5분정도의 거리였다. 공간 규모는 실평수 110평. 좌석은 75개를 갖췄으며, 웹툰·웹소설·영상편집·작곡 등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 아티스트들이 창작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아티스트를 위한 공유오피스다.
“공간 마련 자금은 어떻게 확보하신 거예요?”
“사실 이런 공간을 계속 마련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관련 대출도 신청해 보고요. 그런데 잘 안돼서, 사회적금융기관에서 일부 빌리고, 또 우리 협동조합이 갖고 있던 다른 자산들도 처분하고, 그리고 공간 입주를 통한 수익도 계산했고요.”
특히 오피스아트는 이용하는 사람들의 접근성을 고려해 ‘역세권’으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고. 서인형 이사장은 “입주하는 예술가들은 비용을 지불하고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편의성을 고려했다. 지하철역에서 도보 5분 이내, 엘리베이터가 있어야 하지만 없을 경우 2층 이내여야 한다는 등 기준과 면적, 가격 등을 전부 고려해 선택했다”고 했다.
또 단순히 사무공간으로 사용되는 공유 오피스가 아닌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예술가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장비와 자료 등을 펼쳐놓을 수 있도록 개인공간을 넓게 만들었고, 주로 앉아서 작업하는 특성을 고려해 의자 선택도 공을 들였다. 아울러 늦은 밤, 새벽 등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와서 작업할 수 있도록 24시간 오픈했다. 공간 대여료 역시 시세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해 가격 접근성도 높였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직접 이용해 보고 만족해 자신과 같은 예술인 친구에게 추천해 함께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집에서 일을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지 않을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서 이사장은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생산성에서 3배~5배가량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직장인은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고 나면 이후에는 개인의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술인·프리랜서들은 공간이 분리되지 않아 일과 생활이 뒤섞여 있다. 하지만 공간을 분리하면 집에서는 자신의 생활과 휴식에 집중할 수 있고, 작업 공간에 나오면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으니, 크게는 삶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어릴 때부터 집에서 공부를 하는 등, 집에서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니에요. 문화가 달라요. 공부를 할 때도 독서실이나 스터디 카페를 가서 하는 경우가 많죠. 일을 하기 위해 카페나 도서관에 가기도 하고요. 그래서 본거지를 정한다는 건 꽤 중요한 일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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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마트협동조합은 예술인들을 위한 버팀목의 역할을 하고 있다.[사진출처=한국스마트협동조합] |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예술인을 위해 설립됐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은 2020년 설립됐다. 설립초기 조합원수는 5명이었고, 점차 확대돼 지금은 620명의 조합원이 활동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예술인들이다. 서 이사장은 “조합원들은 다양한 예술 장르에 종사해 있다. 미술, 음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예술인의 자격도 가리지 않는다. 자신의 정체성을 예술인으로 갖고 있다면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고 했다.
스마트협동조합은 이번에 오픈한 오피스아트를 운영하는 것 외에도 일정 비용만 지불하면 말 그대로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음악 공연을 하고 음반을 내고 싶은 예술가들은 노래를 하는 것 외에 이를 위한 과정이나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을 조합에 의뢰하면 조합에서 이에 대해 기획부터 함께 하면서 원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예술가들이 본연의 예술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예술활동을 할 때 필요한 행정지원도 한다. 실제로 예술가들은 각자 활동을 하기 위해 계약서 작성, 세금납부 등 다양한 행정처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조합에서는 예술 프로젝트 활동을 할 때 반드시 처리 해야 하는 법무, 노무, 세무 등 행정업무를 지원한다. 이 외에도 공연기획 및 행사진행, 영상제작, 음반 제작, 도서제작 등 예술활동에 필요한 미디어를 제작할 때 조력해 각각의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게 한다. 이 외에도 조합원들에게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금 제도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조합원들은 일일이 필요한 정보를 찾는데 시간을 쏟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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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형 한국스마트협동조합 이사장.[사진=박미리 기자] |
예술인 소득 불안정 해소 위한 공제사업도
스마트협동조합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사업 중 눈에 띄는 것은 공제사업이다. 예술인들은 고정적인 수익이 불안정하다 보니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에 스마트협동조합은 예술인 상호부조대출을 통해 긴급 생활자금을 지원한다.
조합원으로 가입한 예술인들은 이를 통해 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서 이사장은 “지금까지 누적 6억1000만원의 대출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회수율은 얼마나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서 이사장은 “개인들은 회수율이 상대적으로 좀 높은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물론 경기가 어렵다 보니 당장 돈이 없어서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상황이 가능해지면 상환할 거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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