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은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다. 아이는 학교를 통해 작은 사회를 경험하게 되고 부모는 아이가 건강하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잘 지도해야 한다. 지난 11일 열렸던 서울학부모지원센터의 2025 맞춤형 배움과정에서는 '슬기로운 학교생활 안내'라는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김지연 문래초 교사는 학기 초 담임교사와의 상담 시 주의사항, 아이의 생활 지도 방법 등에 대해 강의했다. 강의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학부모 상담은 연 1~2회 상담주간을 통해 진행되는 정기 상담과 필요시 상담 신청서 제출을 통해 신청할 수 있는 수시 상담, 그리고 전문 상담교사가 상담을 진행하는 위클래스 상담으로 나눠진다.
교사와 상담하기 전에는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 기본적으로는 교사에게 질문하고 싶은 것들을 미리 생각하고 정리한 후 상담에 임해야 한다. 상담에 앞서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요즘 학교생활이 어떤지, 교우관계는 원만한지 파악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에 대한 신뢰와 열린 마음이다. 교사가 아이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것을 오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며 아이의 입장을 두둔하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교사와 상담할 수 있는 내용으로는 아이의 건강 상태, 교우관계, 학습태도 등이 있다. 아이에게 알레르기가 있거나 예전에 받았던 병원 진료가 있다면 학기 초에 담임교사와 공유해야 하며 학교에서 아이가 생활하는 모습이 어떤지 물어보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학습 방법에 대한 문의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담 시 피해야 할 발언으로는 교사의 교육 활동에 대한 개인적인 요구, 내 아이만을 위한 특별 대우 요청, 급식이나 학교에서 제공하는 학습 준비물의 질, 자리 배치에 대한 불만 사항 등이 있다. 김 교사는 "우리 아이에게는 색칠을 시키지 마세요, 발표를 하루에 한 번 이상 시켜주세요, 아이 물건이 없어졌는데 찾아주세요, 눈이 나쁘니 항상 앞자리에 앉게 해주세요, 급식에서 매운 반찬 주지 마세요, 우리 애 약 좀 먹여주세요 등의 요구는 지양하셨으면 좋겠다"며 "교사는 한 명 한 명의 아이에게 모두 맞춰 줄 수 없다. 단체 생활 속에서 참고 이해해야 할 부분은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사는 "요즘 아이들이 욕설이나 비속어, 성적인 말 등을 정말 많이 사용한다. 부모나 교사 앞에서는 사용하지 않아도 친구끼리 주고받는 메시지나 SNS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흔적들은 나중에 학교폭력의 시작점이 되거나 증거로 작용할 수 있어 가정에서 바른 언어를 사용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욕을 형제나 부모, 또래에게 배우며 단지 멋있어 보이거나 재미있어 보여서 뜻도 모른 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욕은 사실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반응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자신의 두려움이나 부정적 감정을 숨기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고학년 아이들은 또래, 즉 사회적 집단에 소속되고 그들과 동질감을 갖기 위해 욕을 사용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쾌감을 느끼기 위한 수단으로 욕을 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가 바른 언어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정에서 지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저학년인 경우에는 욕 대신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말을 가르쳐야 한다. 또한 아이에게 욕의 위해성을 알려주고 욕의 의미, 욕을 하는 사람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 등 평소에 대화를 많이 나눠보는 것이 필요하다. 고학년인 경우에는 아이가 또래집단에 너무 의존하지 않도록 가족 간 애착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하고 아이에게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같이 연습하는 것, 충분화 대화와 공감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이후에는 유달리 친구와 관계 맺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늘었다. 특히 가정에서 부모하고만 상호작용을 하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지내는 것을 힘들어한다.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저학년인 경우 또래와 노는 시간을 많이 마련해 주고 아이를 관찰하면서 고쳐야 할 부분은 바로 고쳐줘야 한다. 지는 경험, 실패하는 경험도 하게 해줘야 하며 규칙의 중요성을 알고 가족 간에도 꼭 지키도록 해야 한다. 또한 친구와 나는 생각이나 행동이 다를 수 있다는 점, 물건이나 금전으로 친구의 마음을 살 수 없다는 점, 한 친구와 노는 것이 힘들면 다른 친구와도 놀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고마워', '미안해'라는 말을 일상화할 수 있도록 연습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김 교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힘들어하면 그때는 개입하는 것이 좋다"며 "단 고학년일 경우에는 섣부른 개입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다려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초등학교는 아이 인생의 첫 사회생활이자 자아를 형성해가는 중요한 시기다. 아이에게는 자신의 역할을 대신해 주는 부모보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주는 조력자 부모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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