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5일 ‘조작기소 특검법’(이하 특검법) 처리를 강행하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불을 놨다. 약 3개월 만에 다시 ‘필리버스터 대치’가 벌어진 것이다.
다만, 민주당 등 범여권의 의석수만으로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킬 수 있는 만큼, 오는 6일 특검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이처럼 특검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7번째 특검이 출범하게 된다. 이에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에 나서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 “대통령 죄 없애주기 법”… 국힘, ‘필버 맞불’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이 부여한 수사권으로 진술을 회유하고 증거를 왜곡했다면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며 특검법 처리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오후에 열린 본회의에 특검법이 상정됐고, 국민의힘은 즉각 필리버스터로 맞불을 놨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특검법을 ‘이재명 대통령 죄 없애주기 법’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더 이상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독재 공화국, 이재명 총통 국가가 돼 버렸다”고 직격했다. 박 의원은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한 조정식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양당 간 첨예한 법안에 대해선 국회의장이 조정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당적을 버린 것이다. 민주당으로 차라리 돌아가 대통령 정무특보를 하라”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의 발언 도중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필리버스터가 실시된 후 본회의장을 떠나자, ‘듣고 가시라’, ‘부끄럽나’ 등의 발언을 하며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박 의원이 조 의장을 비판하자 “발언권 중지시키라”고 소리쳤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특검법 수사대상에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이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특검법 수사대상은 총 12개의 사건으로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비리 의혹 사건과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등 이 대통령과 관련한 8개의 사건이 수사대상에 포함됐다.
또 △탈북 어민 강제북송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취업 관련 뇌물수수 △사드(THAAD) 기밀 유출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 등 문재인 정부와 관련된 사건이 특검법에 추가되기도 했다.
수사팀은 특별검사 1명, 특별검사보 8명, 특별수사관 70명, 파견검사 20명, 파견공무원 210명 등 총 309명으로 구성된다. 특검의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이 각각 1명씩 추천하고 이 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수사는 최대 200일동안 가능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수사팀 규모와 수사 기간의 경우 기존 특검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공소 취소와 관련한 조항은 수정을 통해 삭제됐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특검법에 대해 본회의가 열리기 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의원들은 ‘대통령 재판취소 조작특검 국민들이 분노한다’, ‘공소취소 특검법 독재완성 마지막 퍼즐’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법치주의 파괴하는 조작특검 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 특검법은 대한민국을 법도 상식도 없는 무관지옥 같은 나라로 만드는 악법”이라며 “오늘 국회는 죽었다. 집권여당은 대통령의 범죄를 없애주기 위한 흥신소로 전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특검법, 6일 ‘통과’ 전망… 이재명 정부 7번째 특검
이처럼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나섰지만, 민주당 등 범여권의 의석수로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킬 수 있어 오는 6일 특검법은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시작 후 24시간이 지난 후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강제 종료할 수 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의 의석수가 187석인 만큼, 6일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킬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도 24시간 이후 필리버스터를 즉각 강제 종료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이 대통령도 지난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조작 기소 의혹에 대한 특검 추진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국무회의에서 특검법이 통과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특검법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7번째 특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3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과 2차 종합특검, 쿠팡 상설특검이 가동됐고 현재는 선거관리위원회 특검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6일 특검법이 처리되면 장외 투쟁을 통해 공세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6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집회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7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장외 집회에 나선다. 또 9~10일엔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민생 법안은 내팽개치고 또 다시 극우 세력과 거리에서 깃발이나 흔들겠다는 것인가”라며 “역시 장외집회 전문가 장동혁 대표가 이끄는 정당다운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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