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매파적 동결’… 12월 인상 재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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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28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3.75~4.0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케빈 워시 의장이 FOMC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AP·뉴시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28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3.75~4.0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케빈 워시 의장이 FOMC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AP·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달, 3년 2개월 만에 금리를 인상한 뒤 이달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연준이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만큼 추가 긴축의 행보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숨고르기에 들어간 연준… 앞서 인상 효과 점검 

연준은 28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3.75~4.0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12명의 FOMC 위원 가운데 10명이 동결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이뤄졌다.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p(퍼센트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경제 활동이 강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며 “지정학적 상황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국내 소비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생산성 증가세도 강하고 자본 투자도 활발하며, 고용 증가는 노동 시장 증가세에 발맞춰 이뤄졌으며, 실업률은 큰 변동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은 “더 많은 정보가 축적되면 물가상승률을 위원회의 목표치인 2%로 조기에 되돌리기 위한 적절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서 내용은 지난 9월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경제활동에 대한 평가가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변화한 점은 다른 점이다. 9월 성명서에선 “경제활동이 견조한(solid) 속도로 확장됐다”고 표현했지만, 이번엔 “강력한(strong) 속도로 확장됐다”는 문구를 넣어 톤을 강화했다.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한층 강화된 표현으로 해석됐다. 아울러 이날 성명서에선 ‘추가적인 정보 축적이 필요하다’는 문구 정도가 새롭게 추가됐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크다고 봤음에도 동결을 결정한 것은 앞서 단행한 금리 인상 효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 9월 연준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정책 방향을 ‘긴축’으로 전환한 바 있다. 연속 인상은 시장에 부담이 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번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여기에 시장에선 미국 중간선거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요소도 정책 결정의 관망론에 힘을 실어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내달 3일(현지시간)에 중간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시장 일각에선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가계와 기업의 대출 부담을 가중해 정치적 정쟁 요소로 떠오를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연준이 긴축 강화에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 인플레이션 경계감 유지… 추가 긴축 전망 지속 

다만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이날 FOMC가 끝나고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중간선거가 금리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정치는 이번 결정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시장에선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 청사 / AP·뉴시스
시장에선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 청사 / AP·뉴시스

시장에선 이달에 숨고르기를 한 뒤, 올해 말엔 다시 긴축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채권 전문가 상당수는 12월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 중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어디까지나 인상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성명서의 ‘추가 정보를 보고 물가의 적시 목표 복귀에 적절한 정책 기조를 판단’한다는 문구는 사실상 추가 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워시 의장도 물가 안정은 ‘아직 달성하지 못한 것’이라며 조건 없는 달성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12월 인상은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는 재료다. 이번 회의에선 인공지능(AI) 고점 인식 등 경기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경제 판단이 강화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9월에는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을 낙관적으로 봤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소비를 포함해 전반적인 경기 모멘텀이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단기보다 장기금리의 상승 재료”라고 말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12월 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문 연구원은 “순환적으로 미국 경제는 시장의 예상만큼 3~4회 이상의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지만, 다음주 중간선거 종료 이후 트럼프의 돌발 행동 가능성, 겨울철을 앞둔 이란의 협상력 강화, 지난해 연말까지 유가가 낮아졌던 기저효과가 더해지며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다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상치 못한 크레딧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선 경기보다 인플레이션으로 금융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12월 FOMC에서도 인플레이션 기대 통제 성격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번 정책 결정으로 한미간 금리격차는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미국 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1.00%p를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p씩 인상한 뒤 이달인 동결을 결정했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다음 달엔 인상 재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연준이 이번에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유지하며 추가 긴축 신호를 보낸 만큼 한국도 정책 대응을 지속할 필요성이 높다는 이유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8시 권민수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FOMC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권민수 부총재는 “중동지역 긴장 지속, 주요국 재정건전성 우려 및 AI 투자 관련 불확실성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또한 이번 주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이 예정돼 있고,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정책변화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높다”고 설명하며 경계감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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