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법원의 개인회생 절차 지연이 채무자의 재기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회생위원 인력 부족으로 심사가 늦어지는 만큼 퇴직 금융인 등 민간 전문가를 활용하고, 인가 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사단법인 서민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금융권에서 1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채무자는 156만명에 달한다. 여기에 금융회사가 상각하거나 채권추심업체에 매각한 채무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구제가 필요한 채무자는 276만명, 채무 규모는 54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연구원은 과도한 채무를 합법적으로 조정하고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개인회생제도가 신속하게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개인회생 신청부터 최종 인가까지 전국 평균 7~10개월이 걸리고, 전문 회생법원이 없는 지방법원에서는 1년 이상 소요되는 사례도 있다는 설명이다.
◇ 회생위원 180여명에 업무 집중…민간 전문가 활용 제안
연구원은 절차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회생위원 인력 부족을 꼽았다. 개인회생 신청이 연간 14만건에 육박하는 반면 회생위원은 180여명에 그쳐, 1인당 연간 수백 건에서 1000건 이상의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건 검토와 서류 보정이 반복되면서 심사 지연이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연구원은 퇴직 금융기관 임직원과 금융감독원·신용회복위원회 출신 인력, 회계사, 변호사 등 민간 전문가를 위촉 회생위원으로 적극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법원공무원 중심의 인력 운용에서 벗어나 금융·신용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심사 업무의 병목을 줄이자는 취지다.
신용회복위원회가 재산과 소득을 조사한 채무자에 대해서는 해당 조사보고서를 법원 심사에 활용해 보정 절차를 줄이는 ‘신복위-법원 패스트트랙’도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액 생계형 채무자의 서면 절차 확대와 인공지능(AI) 기반 전자소송을 통한 보정 요청 표준화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 “인가 기간 3개월 이내로”…신속한 재기 지원 촉구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2001년부터 금융감독원에서 사채 피해자 상담을 해온 경험을 언급하며 신속한 채무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원장은 “빚에 짓눌려 신음하는 채무자들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바로 신속하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이라며 퇴직 금융인 등 민간 전문가를 활용해 법원의 회생 문턱을 낮추고 인가 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채무자가 불법 사금융과 가정 해체의 위험에 노출되기 전에 정부와 사법당국이 신속한 구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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