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청와대가 이재명 대통령의 ‘제미나이 답변’ 논란을 반박하고 나섰다. 이번 논란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 대통령이 AI에 기대 국정 운영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수사 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이라는 논쟁적 이슈를 AI를 통해 설명하려고 했다는 측면이 지나치게 가벼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면서다.
◇ 靑 “AI에 기댄 국정 운영 아냐”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AI에 기대서 국정을 운영한다는 식으로 보도하거나 주장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고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 수석은 전날 올라온 이 대통령의 SNS 글이 지난 13일 국무회의 발언하고 큰 차이가 없다며, 전날 게시물은 대통령이 자신의 생각을 한 번 더 강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X(구 트위터)에 “제미나이에 물어봤다”며 수사 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잘못됐다는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러한 주장이 “위헌적 억지”라고 지적한 이 대통령은 “헌법과 정부조직법이 규정한 대통령의 행정감독권과 정부 통솔 구조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궤변”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으로서 정부 조직에 대한 지휘·감독은 당연한 권한이라는 취지다.
문제는 이러한 논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AI를 활용했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이는 국정 운영에 있어서 논쟁적인 이슈를 AI를 통해 설명하려 했다는 것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적절한 것이냐는 지적을 불러 일으켰다. 야당은 “언제부터 AI 답변이 국정 운영의 정당성을 대신하게 된 거냐”며 직격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하다 하다 제미나이까지 대통령의 친구로 삼고 있다”고 비꼬았다.
◇ ‘팩트 확인용’이었다는 청와대, 야권은 ‘맹공’
하지만 청와대는 이러한 주장이 과하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이 단순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도구적으로 AI를 활용한 것을 국정 운영 방식의 문제로 연결하는 것에 불쾌감을 드러내면서다. 성 수석은 “AI에게 국정을 묻는 것이 아니고 AI에게 법률 조항의 팩트를 따져봤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이날 X에 재차 글을 올려 “몰라서 제미나이를 인용한 것이 아니라 그 주장이 얼마나 초보적 논리와 팩트에 어긋나고 수준 낮은 것인지를 느껴보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AI의 경우 질문에 따라 답변이 달라질뿐더러, 아직까진 그 답변에 대한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기술적 측면’에 대한 지적도 존재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AI를 활용해 이 대통령의 답변과는 전혀 다른 결론을 공개하고 나섰다. 일부 의원들은 이를 활용해 이 대통령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제가 제미나이에 물어보니 이 대통령은 결국 재판받아야 한다고 한다”라고 했다.
대통령의 AI 활용법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논란의 본질인 수사 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 여부를 둘러싼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도 중대범죄수사청장 등 수사 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은 당연하다는 데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X에 “중수청에 대한 지휘·감독을 포기하는 것은 헌법과 정부조직법 위반으로 탄핵 사유”라며 “직무 유기로 형사처벌을 받을 범죄”라고 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행정기관의 대한 지휘·감독권과 수사 기관의 정치적 중립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맞받아 쳤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무회의에 참석시킬 게 아니라 장관을 통해서 하면 된다”며 “그게 지금까지 지켜온 대한민국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도 “자기 범죄 수사 막고 정적 공격하기 위해 중수청이든 공소청이든 경찰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이 수사 지휘하면 탄핵 사유”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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