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렉서스가 8세대로 진화한 올 뉴 ES를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이번 신형 렉서스 ES는 전기차 모델을 함께 선보였는데, 특히 전기차 ES 500e가 백미로 평가된다.
지난 16일 렉서스코리아는 올 뉴 ES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시승 행사에서는 전기차(BEV) ES 500e AWD 럭셔리 트림과 하이브리드(HEV) ES 350h AWD 럭셔리 트림을 각각 시승했다.
먼저 외관과 인테리어를 살펴보면 올 뉴 ES 전기차와 HEV 모델의 차이는 거의 없다. 외관 차이는 전면부의 공기흡입구 유무, 그리고 전기차 모델의 차체 바닥 높이(최저 지상고)가 HEV보다 약간 더 높은 점이다. 실내에서도 대부분 똑같다.
8세대 ES의 외관 디자인은 7세대보다 더 볼륨감이 커졌고, 차체 크기도 한층 커졌다. 차체 길이(전장)는 5,140㎜, 너비(전폭)는 1,920㎜로 각각 이전 세대 대비 165㎜, 55㎜ 커졌다. 앞뒤 바퀴 사이 거리(휠베이스)도 2,950㎜로, 직전 모델보다 80㎜ 길어졌다. 동급 경쟁모델로 꼽히는 수입 준대형 세단과 비교하더라도 더 큰 덩치를 자랑한다. 소위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제격인 사이즈다.
높이는 전기차 모델이 1,560㎜, HEV는 1,555㎜로 이전보다 각각 110㎜, 115㎜ 높아졌다. 이는 전기차 모델의 경우 차체 하부에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되는 만큼 불규칙한 노면 주행에서도 차량 하부에 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저 지상고를 높였기 때문이다.
차체가 커지고 볼륨감을 더한 만큼 7세대 렉서스 ES보다 날렵한 분위기는 약간 희석됐지만 그러면서도 렉서스 브랜드 특유의 샤프함은 잘 구현했다. 또한 렉서스의 아이덴티티인 전면부 ‘스핀들 그릴’은 ‘스핀들 보디’ 형태로 차체 전체에 잘 녹여내 렉서스만의 럭셔리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후면부에는 렉서스의 엠블럼 대신 좌우를 잇는 얇은 테일램프 내에 ‘L E X U S’ 레터링을 새겼으며, 테일게이트와 리어범퍼 형상이 직전 모델보다 입체적으로 디자인됐다.
인테리어는 자동차 업계의 최신 트랜드를 반영하기 위해 힘쓰면서도 직관성과 시인성, 그리고 고급스러움까지 고려한 점이 돋보인다.
실내에서 가장 큰 변화는 센터페시아 메인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진 점이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14인치 터치스크린을 적용했다. 더 크고 선명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내비게이션이나 차량 설정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운전석에는 12.3인치 컬러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변속기 조작부는 주차(P, 파킹) 모드만 버튼으로 설정하고, R·N·D(후진·중립·전진) 조작은 작은 레버 형태로 바꿔 세련미를 더했다. 사이드브레이크는 전자식 레버 형태로 기어레버 뒤쪽에 설치했다. 기어레버 앞쪽에는 전기차 모델인 ES 500e 기준 스마트폰 무선 충전패드를 설치해 동승자의 스마트폰 충전 편의까지 반영했다.
실내 주요 조작부를 살펴보면 물리 버튼이 최소화된 것 같이 보인다. 실내에 탑승했을 때 보이는 물리 버튼은 비상등과 오디오 볼륨 조절 다이얼, 그리고 기어레버 뒤쪽에 사이드브레이크 레버, 오토홀드, 차체자세제어장치(ESC) 정도다.
하지만 올 뉴 렉서스 ES에 적용된 물리버튼은 이게 끝이 아니다. 센터 디스플레이와 비상등 사이(인스트루먼트 패널)에 손을 가까이 대면 숨은 아이콘이 불을 밝힌다. 얼핏 보면 터치식 버튼 같지만, 버튼을 꾹 눌러야 조작이 되는 물리 버튼이다. 이는 렉서스가 새로 개발한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다. 숨겨둔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는 좌우 공조기 온도조절 버튼과 차량 외부 서라운드 뷰 카메라, 자동주차 버튼이다. 스티어링휠 좌우 조작 버튼도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로 적용돼 손을 가져다 대면 크루즈컨트롤 등 아이콘이 켜진다.
주행 중 조작 빈도가 높은 공조기 온도조절 버튼을 물리 버튼으로 남겨 주행 안정성을 고려하면서도 미적인 요소까지 함께 잡기 위해 고심한 기능이다.
서울 잠실에서 강원도 춘천으로 먼저 시승한 렉서스 ES 500e 모델의 첫 느낌은 렉서스 브랜드 특유의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감 및 승차감을 잘 살린 차량으로 느껴졌다. 전기차 모델임에도 전기차 같은 느낌은 적다. 부드러운 가속감이나 즉각적인 반응은 명확하면서도 전기차 특유의 ‘튀어나간다’라는 느낌은 없으며, 오히려 렉서스 HEV 모델의 전기모드 주행질감과 비슷해 이질감이 적다.
일반적인 도심 주행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며 속도를 높이면 부드럽게 속도가 높아지고, 감속할 때도 울컥임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매끄러운 감속과 정차까지 만족스럽다. 전기차 특유의 강한 가속과 회생제동을 극대화하기보다 부드러운 가감속으로 탑승자가 편안한 세팅 값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의 회생제동 감속은 4단계로 운전자가 조절할 수 있으며, 3∼4단계 회생제동을 설정하고 주행 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더라도 몸이 심하게 앞으로 쏠릴 정도의 급감속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빠르고 역동적인 주행감까지 갖췄다. 시승코스 중 설악IC에서 가평 장락산 기슭을 넘어가는 굽잇길(업힐·다운힐)에서 다소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하면서 스티어링 휠을 잡아 돌리니 렉서스 ES 500e는 바퀴를 노면에 접지한 채 코너 안쪽으로 파고들며 재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차량 후미도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잘 잡고 급커브를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차체 길이가 5.1m 이상의 큰 세단이 이렇게나 민첩한 주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은 감탄이 나올 정도다.
렉서스 차량에 대해 일각에서는 ‘아저씨 차’, ‘재미없고 무난한 차’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데, 8세대 ES 전기차 모델인 ES 500e는 이러한 편견을 완전히 깬 모델이다. 한편으로는 ‘낯설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편안함과 정숙성, 부드러움에 운전의 재미를 더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넓은 고객층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느껴졌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고속도로를 차량 흐름에 따라 주행하고, 산기슭 굽잇길을 빠르게 오르내리며 연비 주행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85㎞를 시승한 후 트립 컴퓨터에 나타난 전력소비효율(연비)은 6.5㎞/㎾h로 나타났다. 렉서스 ES 500e AWD 럭셔리 모델의 복합 공인 연비는 5.1㎞/㎾h인데, 실제 시승에서는 국내 인증 연비 대비 27% 이상 높은 효율을 달성했다.
렉서스 ES 500e 모델의 배터리 용량은 74.69㎾h이며, 시승 출발 전 배터리 잔량 99%에서 주행 가능한 거리는 409㎞로 나타났다. 85㎞ 주행 후 잔여 배터리 용량은 78%며, 주행 가능 거리는 371㎞로 나타났다. 85㎞를 주행했음에도 줄어든 주행거리는 38㎞ 수준이다.
어떻게 주행을 하더라도 배터리를 완충했을 시 400㎞ 이상 주행은 무난하게 가능할 것으로 보여 장거리 주행에 불편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렉서스 ES 500e는 동급 경쟁 모델로 꼽히는 수입 준대형 전기차와 비교할 시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이 돋보인다. 렉서스 전기차 중에서 ES 500e는 프리미엄, 럭셔리 2개 트림으로 구성돼 있는데, 각각 국내 판매 가격이 7,700만원, 8,490만원이다. BMW i5가 8,490만원부터 시작이고, 메르세데스-벤츠 EQE는 1억원 이상의 값을 자랑하는데, 이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했다는 점은 ‘가성비’ 수요층과 ‘럭셔리’ 고객층을 동시에 공략하기에 충분하다.
경쟁 모델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옵션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렉서스 ES 500e 모델에는 1열 열선·통풍 시트, 2열 열선 시트가 기본으로 전부 지원되고, 럭셔리 트림 전용 옵션으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소프트 클로저 도어, 디지털 리어뷰 미러, 마크 레빈슨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2열 사이드 윈도우 선쉐이드 등 다양한 편의 사양이 추가로 적용된다.
시트도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해 탑승했을 때 편안하고 손이 닿는 부분의 촉감이 매끈하고 부드러워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도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울 정도로 잘 작동했다.
렉서스 ES 500e를 비롯해 ES 전기차 모델은 국내 시장에서 럭셔리 패밀리 세단 수요를 공략하고 렉서스의 성장을 이끌 모델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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