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공포의 ‘빨간 긴 양말’ 듀오인가.
KIA 타이거즈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24)는 지난 20일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10-1로 앞선 7회말 2사 만루서 박해민(36)을 상대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9구 접전 끝에 몸쪽 슬라이더로 1루수 땅볼을 유도, 이닝을 정리했다.

이의리가 만루인데 이중 키킹을 하지 않은 것도 눈에 띄었는데, 한편으로 패션도 눈에 띄었다. 정규시즌에는 한적도 없는, 빨간 긴 양말을 무릎 높이까지 끌어올려 신었다. 니 삭스인지 양말을 그냥 길게 무릎까지 올려 신은 것지는 모르겠지만, 어기서 많이 봤다 싶은 패션.
곽도규(22)의 그것과 데칼코마니였다. 곽도규는 올해 토미 존 수술을 마치고 복귀할 때부터 그 패션을 고수했다. 멀리서 보면 유니폼 흰 바지에 빨간색 반 스타킹을 신은 것만 같은 패션. 농군패션도 아닌 반바지 패션 같았다.
이의리가 평소 절친한 곽도규의 패션을 따라한 것인지,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야구를 잘 하기 위한 의지 표시라고 봐야 한다. 곽도규도 이번 준플레이오프서 그 패션을 고수했다. 이제 두 사람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서 더 자주 마운드에 오른다.
사자굴에 공포의 ‘빨간 긴 양말 듀오’가 뜨는 것일까. 결국 잘 던져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그날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승리를 장식한 뒤 “삼성전에는 의리와 도규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삼성은 최형우, 르윈 디아즈, 구자욱, 류지혁, 김지찬, 김성윤 등 좌타자가 넘친다.
이의리는 9월 말 부진으로 마무리에서 내려간 뒤 사실상 승리조에서도 밀려났다. 그러나 이번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서는 이기든 지든 무게감 있는 상황서 게임체인저가 돼야 한다. 좀 극단적으로 볼 때 이의리가 막으면 KIA에 엄청난 동력이 생기고, 얻어맞으면 시리즈 흐름이 삼성으로 넘어간다고 봐야 한다.
냉정히 볼 때 최형우, 디아즈, 구자욱이 좌투수 공략을 못하는 좌타자들이 아니다. 그래도 KIA로선 장차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에서라도 이의리와 곽도규를 중용할 수밖에 없다. 이범호 감독이 따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김범수도 매일 등판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KIA 좌완 불펜투수들의 성적이 이번 플레이오프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의리와 곽도규는 유니크한 선수들이다. 이의리는 빠른 공을 가졌고, 곽도규는 투구 스타일 자체가 독특하다. 곽도규는 시즌 막판 약간의 기복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와르르 무너지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서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사자굴에, 공포의 빨간 긴 양말 듀오가 뜬다. KIA의 승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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