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매달 일정 금액을 결제하고 좋아하는 스타와 메신저 형태로 일상을 나누는 구독형 팬 소통 플랫폼. 이 공간에서 보이는 스타들의 극과 극 태도가 화두로 떠올랐다. 말 한마디로 이미지는 '극락'에 오르기도 하고, 단 한 줄의 실언으로 순식간에 '나락'으로 추락하기도 한다.
지난 12일, 지난 2월 가요계에 데뷔한 신인 보이그룹 체이서(CHASER)의 멤버 렌은 유료 소통앱에서 팬을 향해 쏟아낸 부적절한 언행으로 뭇매를 맞았다. "계속 기다렸다"며 애정을 건넨 팬에게 "아 어쩌라고", "왜 나한테 뭐라고 해 자꾸 짜증 나게"라며 날 선 반응을 보인 것. 캡처본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거센 공분이 일자 소속사 하울링엔터테인먼트는 결국 "팬들이 보내주신 애정에 걸맞지 않은 행동이었다"며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반면 지난 1일 소통 플랫폼 버블을 시작한 배우 이광수의 풍경은 전혀 다르다. 그는 입성하자마자 "와 씨, 나 이거 중독인가 봐", "날 묶어줘"라며 쉼 없이 메시지를 쏟아내더니, 이튿날 오전에는 "얘들아 일어나라, 버블 할 시간이다"라며 팬들을 깨우는 유쾌한 '모닝콜 폭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장악했다. 더 자겠다는 팬을 타박하고 시험 치러 가는 팬을 재촉하는 그의 열정에 동료 연예인들마저 구독을 탐낼 정도였다.
팬 소통앱은 무료 SNS가 아니다. 팬들은 매달 자신의 지갑을 열어 구독료를 지불하고 스타와의 연결고리를 산다. 그 대가로 요구하는 것은 대단한 철학이나 화려한 미사여구가 아니다. 기꺼이 비용을 들여 자신을 응원해 주는 사람을 향한 최소한의 성의와 존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의 기다림을 향해 "짜증 난다", "어쩌라고"로 화답한 신인 아이돌의 태도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닌 근본적인 직업윤리의 결여를 보여준다. 돈은 받고 싶지만 감정 노동은 하기 싫다는 오만함은 팬덤에게 씻을 수 없는 모멸감과 배신감을 안겼다.
소통앱의 문제는 비단 막말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수많은 스타들이 한 달에 단 한두 번 얼굴만 비추거나 성의 없는 단문 몇 자를 남기고 잠적하는 '잠수형 소통'으로 소비자의 원성을 사 왔다. 팬심을 볼모로 잡은 불로소득이라는 비판이 쏟아져도 침묵으로 일관하던 이들이 부지기수였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광수의 폭풍 소통이 찬사를 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는 팬들이 지불한 비용의 가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구독료 이상의 웃음과 활력을 돌려주고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옛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정제된 인터뷰나 편집된 방송 화면 뒤에 숨을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1:1 메신저라는 날것의 공간에서는 스타의 인성과 태도가 필터 없이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팬을 하대하고 감정 쓰레기통 취급한 대가는 '인성 논란'이라는 지우기 힘든 낙인으로 돌아왔다. 반면 지갑을 연 팬들을 기꺼이 웃게 만든 베테랑 배우는 또 한 번 호감의 정점을 찍었다. 유료 소통의 시대가 보여주는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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