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석유제품 가격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절차에 들어간 SK에너지가 가격체계와 거래관행을 전면 점검한다. 공급가격 사전 확정·고지와 사후정산 폐지를 비롯해 경쟁사 접촉 관리, 공정거래 교육, 전량구매계약 점검 등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후속 조치에 나선다.
SK에너지는 ‘석유시장 가격구조 개편 및 내부통제 강화’ 조치를 마련하고 △석유시장 가격체계 투명성 및 거래관행 개선 △공정거래 및 내부통제 체계 강화 △석유 유통고객과의 상생협력 강화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한 역할 지속 등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앞서 SK에너지는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주 단위 공급가격을 사전에 확정·고지하고 사후정산 방식을 폐지하는 내용의 새로운 가격정책을 발표했다. 현재 관련 시스템 구축과 시행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급가격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기존 석유제품 유통구조와 거래관행에 대한 점검도 이어간다. 전량구매계약을 비롯한 기존 거래관행을 면밀히 살펴보고, 주유소 등 유통고객의 선택권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 보완할 예정이다.
공정거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내부통제도 강화한다. 가격·영업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고, 모든 임직원에게 매년 1인당 2시간 이상의 공정거래 교육을 정례화한다.
가격 결정 과정에서 관련 정보가 적절하게 관리되는지 상시 점검하고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내부 교차검증 절차도 강화한다. 경쟁사와의 업무상 접촉에 대해서는 사전승인과 사후보고,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가격·영업정보 교환 등 공정거래 리스크가 있는 행위에는 보다 엄격한 내부 기준을 적용한다.
준법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공정거래 및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정기 점검도 실시한다. 연 1회 자체조사와 외부검증을 통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고 후속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SK에너지는 최근 공정위 조사 결과와 관련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해당 사안을 매우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사실관계와 당사의 입장을 성실하고 투명하게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정위는 전날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가 2022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휘발유·경유·등유 판매가격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올해 3월 초에는 두 차례 판매가격을 담합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공정위는 두 회사의 관련 매출액을 약 44조1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해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과징금은 향후 공정위 심의에서 법 위반이 인정될 경우 관련 매출액의 3.0% 이상 10.5% 미만 범위에서 결정될 수 있다.
검찰은 공정위의 고발 요청에 따라 지난 7월 HD현대오일뱅크 법인과 임직원을 담합 혐의로 기소했다. SK에너지는 자진신고자 감면 제도(리니언시)를 적용받아 기소를 면했다.
김종화 SK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은 “국내 대표 정유사로서 미국-이란 전쟁 이후 주요 석유제품을 국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은 물론 가격과 거래의 투명성, 공정경쟁 및 준법경영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에 마련한 ‘석유시장 가격구조 개편 및 내부통제 강화’를 계기로 시장과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개선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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