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국회=조윤찬 기자 정부가 내년 자체 설비 보유 알뜰폰 사업자(풀MVNO)가 나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파 사용료 감면과 시행령 개정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한 이후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학계에서는 풀MVNO의 혁신 투자가 지속 가능하려면 선별적인 정책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대근 교수 “알뜰폰사 도매대가·사업손실, 지원불가 원칙 필요”
2일 알뜰폰 업계와 학계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알뜰폰 2.0,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정책 세미나에 모여 중소 알뜰폰사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이번 세미나는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경실련, 서울YMCA 등이 공동주최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풀MVNO 사업자 진입 목표를 공개하며 질적 성장하는 알뜰폰 2.0으로의 도약을 강조한 바 있다.
발제자로 나온 조대근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은 ‘성숙한 알뜰폰 시장,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보호·육성에서 새로운 프레임워크로’를 주제로 알뜰폰사의 자체 서비스 경쟁력을 키우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알뜰폰은 지난 2010년 가계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고 이동통신시장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되고 현재 1,000만명 가입자 시장이 만들어졌다. 그동안 정부는 업계 전반을 대상으로 전파 사용료 감면, 통신사와의 도매대가 협상 등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춰 지원했다. 그 결과 현재 59개 알뜰폰사들은 비용을 최소화하며 자체 설비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
조 교수는 시장이 커진 상황에서 일괄적으로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보다는 알뜰폰 사업자들의 독립적인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정책으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알뜰폰 사업자의 역량·수요·성과에 따른 한시 지원을 하고, 저가 상품만이 아닌 품질·보안을 요구해야 한다는 게 제시됐다.
제안에서 나온 정부가 지원할 영역은 구체적으로 △신시장 검증 △알뜰폰사 공통 시스템(MVNE) 초기 연동 및 통합 구축비 △공동 보안 인프라 및 교육 지원 △재편 과정의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전환 비용이다. 조 교수는 도매대가, 마케팅비, 사업 손실 등은 기업의 부담 영역으로 두고 지원 불가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과기정통부 “산업은행 정책금융으로 투자 지원”
토론자로 참석한 송규철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조 교수 발제에 공감하며 “알뜰폰 사업자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해외는 설비를 갖춘 풀MVNO가 통신 시장을 주도하는 중으로, 한국도 풀MVNO가 필요하다. 제도 방안을 만들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기재부와 협의해 내년부터 3년간 중소 알뜰폰사의 전파사용료를 90% 감면하기로 했다. 기존 감면 계획은 올해 50%, 내년 0% 감면이었다. 알뜰폰사의 비용 부담을 덜어준 이후에는 투자 유도에 나선다.
알뜰폰 업계는 과기정통부와 자체 설비 투자를 협의하는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9월 30일 스마텔, 국민은행, 스테이지파이브, 아이즈비전, 우리은행, 유니컴즈, 큰사람커넥트, 토스모바일, 프리텔레콤, 한국케이블텔레콤 관계자들과 만나 서비스·설비 투자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송규철 과장은 “설비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산업은행 정책금융을 통해 투자비를 시중 금리보다 저렴하게 지원할 계획”이라며 “내년 3개 부분·풀 MVNO가 출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자체 설비에 투자하려면 비용만이 아니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주요 알뜰폰사 큰사람커넥트의 박장희 전무는 “부분MVNO는 자체 설비로 직접 요금 청구와 과금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통신사 전산에 의존해야 한다”며 “통신사는 알뜰폰사가 청구하는 금액, 단말기 할부금 등의 정보를 받아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 상호접속이 되도록 정부가 제도개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과기정통부는 상호접속 고시를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 송 과장은 “내부에서 제도개선을 검토하는 중으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고시 방안을 발표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마무리하겠다”고 답했다.
투자비는 자체 설비를 얼마나 갖추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부분MVNO는 △요금청구 △과금 처리 △가입자 인증 설비까지 갖추고, 여기에 더해 풀MVNO는 △서비스형 설비 △트래픽 관리 설비까지 보유한다.
김도형 프리텔레콤 전무는 “자체 설비 투자는 어느 범위로 하느냐에 따라 300억, 500억, 1,000억원이 들어간다고 말이 나온다”며 “하지만 설비 이외에도 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다른 인프라 비용도 있어 현재 투자비 산정은 어렵다. 어떤 설비, 어떤 서비스를 할지 과기부와 협의하고 확정한 다음에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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