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대통령·김민석 손짓에도 내홍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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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가 지난 6월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돌베개X평산책방 부스에서 북 토크를 하고 있다. /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가 지난 6월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돌베개X평산책방 부스에서 북 토크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진보 진영 화합’ 당부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범여권 내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와 진보, 개혁의 이상을 꿈꾸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하는 우리는 모두 친문(친문재인)이고 친노(노무현)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8·17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격화된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와 ‘뉴이재명’ 간의 갈등을 수습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당부가 무색하게 유시민 작가는 지난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채널에서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기조를 두고 “국민을 속였다”고 직격했다. 유 작가의 이 같은 행보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으나 이를 두고 ‘대통령 흔들기’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요인 중 하나로 유 작가의 지속적인 비판을 꼽기도 한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문조털래’의 행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유’ 왜 그래? 그만해라. 이거다”라며 유 작가를 겨냥했다.

박 의원은 “유시민 때문에 지금 (지지율 반등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시민단체는 유 작가를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기까지 했다.

갈등이 격화하자 김민석 대표는 지난 28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민주당TV’에서 유 작가에 대해 ‘당 차원의 법적 대응’의 필요성이 거론되자 “멸칭 (사용 등) 상대가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문제는 이러한 화해의 제스처가 무색하게 진보 진영 내 내홍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유 작가와의 공방은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날 조국혁신당까지 민주당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 TV’에서 이번 주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 선거법 개정 등을 논의하기 위한 첫 연석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히며 “혁신당에도 제안했지만, 혁신당이 거부했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어 이해식 민주당 의원도 “야 5당 원탁회의에서 논의되었던 부분들이 상당 부분 이뤄져 가고 있다”며 “혁신당이 좀 더 전향적으로 나오시는 게 어떨까”라고 말했다.

혁신당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두 의원의 말을 종합하면 혁신당이 대화를 거부하고 그로 인해 선거법 개정과 교섭단체 요건 정상화 논의가 지연됐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반박했다.

혁신당은 민주당이 진보 3당과의 연석회의를 추진하던 중 관계자 사이에서 ‘혁신당도 함께하면 좋겠다’는 취지의 의견이 나와 참여를 제안해 왔고 이에 대해 그간 밝혀온 일관된 입장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이들은 정치개혁과 사회대개혁에 뜻을 모았던 ‘5당 원탁회의’의 복원으로 민주진보진영의 단결과 연대를 추진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월 2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에비뉴에 마련된 청각장애인 수제화 브랜드 '아지오' 매장 오픈 행사에 참석해 유시민 작가로부터 '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 책을 전달 받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월 2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에비뉴에 마련된 청각장애인 수제화 브랜드 '아지오' 매장 오픈 행사에 참석해 유시민 작가로부터 '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 책을 전달 받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혁신당은 “반복되는 민주당의 언론플레이에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더는 ‘민티발 언플’이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실제 혁신당 내부에서는 민주당의 소통 방식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민주당 TV’ 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내용을 ‘통보’하는 식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여권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도 공세에 가세했다.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10일간 침묵을 유지하던 김씨는 전날(2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 대통령이 진영 내 갈등을 ‘쌍방 과실’처럼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국면 전환을 암시했다. 그는 “내 몸처럼 걱정하고 내 몸보다 더 걱정하며 돌보던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그런 사랑의 시기는 끝났다”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이 대통령의 SNS 행보에 공세를 더했다. 이 대통령은 회견 당일 화합을 당부하면서도 ‘문조털래유’ 비하 계정의 글을 공유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코어 지지층 사이에는 이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김씨는 “정치인들은 작업 대상이 되기 쉽다”며 “최근에는 이 대통령에게 그런 작업이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문조털래유’를 비하하는 계정들이 중간중간 일반적인 내용의 글을 올린 뒤 이 대통령의 공유를 유도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그는 “자신을 이해하는 멀쩡한 글을 쓰면 리트윗(공유)해 위로받고 싶다. 그러라고 파놓은 함정”이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여유가 있으면 신경 안 써도 되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리트윗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러한 일각의 비판을 겨냥해 “내가 누군가의 글을 인용하는 것은 그의 모든 과거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은 그의 모든 과거의 행적과 발언을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그러나 진보진영 간의 갈등을 두고 여야 모두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SNS에 “이제 그만들 하라”며 정부와 여당이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당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꼬집었다.

우 의원은 김 대표를 향해 “당대표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듣고 이견을 조정하며 당을 하나로 이끄는 자리”라며 “당이 국민 앞에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 작가를 향해서도 “이만하면 충분히 전달됐다”며 그간의 발언이 가져온 결과를 돌아볼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혁신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민주대연합을 논의하면서 정작 서로에게 날을 세우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김정은과 싸워야 할 대통령이 ‘문조털래유’와 싸우기 바쁘다”며 이 대통령을 향해 ‘국군통수권자’가 아니라 ‘진영통수권자’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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