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간암 투병 끝에 중증 자폐 아들을 홀로 남기고 지난 5일 눈을 감은 ‘피터팬 아빠’ 고(故) 전경철 작가가 추진했던 ‘피터팬재단’ 설립을 위한 출연금 5억 원이 확보됐다.
출판사 이야기장수 측은 26일 공식 계정을 통해 "방금 재단법인 피터팬 설립추진위원회의 공지가 올라왔다"라며 "피터팬재단 설립을 위한 최소 출연금인 5억 원이 확보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한 후원자로부터 '얼마가 부족하든 설립에 필요한 마지막 자금을 채워주겠다'는 기적 같은 연락이 왔다"라며 "그러나 이보다 더 기적 같은 일은 피터팬즈 분들의 마음이었다. 9월 17일 기준 일반 후원금이 1억 1천여 만원에 불과해 설립이 무산되고 후원금이 반환될 수 있다는 위기 상황을 알리자, 9월 23일까지 2억 7천만 원이 넘는 돈이 모였다. 팬분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각자의 SNS와 커뮤니티에 내 일처럼 소식을 알려주셨다"라고 밝혔다.
출판사는 "한 어린 학생이 '2천 원밖에 못 보내 미안해요. 하지만 꼭 만들어주세요'라고 마음을 전해왔고, 많은 분이 '추석 명절에 피터팬재단 설립만을 위해 기도한다'며 보름달을 보며 기원해주셨다"라며 "'아이의 미래를 위해 아이 이름으로 기부한다'며 힘들게 번 돈을 보내주신 부모님들, 그리고 '소액이라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남겨주신 수많은 분이 계셨지만, 피터팬재단을 위한 출연금에 소액이란 없다. 그저 전경철 작가님의 뜻을 내 일처럼 지켜주시는 '큰 마음'만이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동화가 멀리 있지 않다. 이 세상은 놀랍도록 따뜻하다'라는 전경철 작가님의 말씀은 정녕 사실이었다"라며, 전 작가의 유고집 출간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 작가는 아내와 이혼한 뒤 중증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들 제원 씨를 27년간 홀로 키워왔다. 그는 정신연령이 2~3세 수준인 아들에게 ‘피터팬’이라는 애칭을 붙여주었다.
지난해 4월 갑작스럽게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그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질 아들을 끊임없이 걱정했다. 전국의 보호시설 1,000여 곳을 찾아다니며 아들이 지낼 곳을 알아봤지만, 중증 자폐인을 받아주는 기관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전 작가는 이러한 간절한 여정을 담은 에세이 <안녕, 피터팬>을 지난 6월 출간했다.
책 출간 이후 독자들의 후원이 이어졌고, 마침내 아들 제원 씨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동체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됐다.
전 작가는 자신의 저서 인세와 관련 수익 등을 재단 설립 기금으로 내놓으며, 발달장애인의 24시간 돌봄이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뜻을 끝까지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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