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혐 손가락 논란’ 르노코리아, 미온적 대응이 불 키웠다

시사위크
르노코리아 유튜브 공식 채널 르노 인사이드에 업로드된 영상의 진행자인 리포터D는 급진 페미니즘 성향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심볼 손 모양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취한 것으로 확인돼 온오프라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메갈리아는 페미니즘과 미러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각종 범죄행위를 저질렀던 남성혐오 및 범죄 웹사이트로 잇다른 신고와 내분으로 인해 2017년 사이트가 폐쇄됐다.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르노코리아 유튜브 공식 채널 르노 인사이드에 업로드된 영상의 진행자인 리포터D는 급진 페미니즘 성향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심볼 손 모양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취한 것으로 확인돼 온오프라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메갈리아는 페미니즘과 미러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각종 범죄행위를 저질렀던 남성혐오 및 범죄 웹사이트로 잇다른 신고와 내분으로 인해 2017년 사이트가 폐쇄됐다.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가 ‘남성혐오(이하 남혐)’ 논란에 휩싸였다. 르노코리아 유튜브 공식 채널에 업로드된 영상에서 진행자가 급진 페미니즘 성향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심볼 손 모양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취한 것이 확인돼서다. 특히 소비자들은 르노코리아가 이번 사태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인 것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4년 만에 출시한 신차 ‘그랑 콜레오스’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이번 파문으로 흥행에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됐다. 

논란은 르노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르노 인사이드’에 업로드된 다수의 신차 소개 영상에서 진행자(‘리포터D’)가 남혐을 의미하는 ‘메갈리아’의 손 모양을 반복적으로 취한 것이 확인되면서 불거졌다. 해당 여성 진행자는 르노코리아에서 사내 콘텐츠 제작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29일 유튜브 채널 ‘르노 인사이드’의 모든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후 “사내 홍보용으로 제작된 영상의 일부 장면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 영상 제작 과정에서 세심하게 검토하지 못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르노코리아는 어떠한 형태의 차별이나 혐오 없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리포터D’)에 대한 별다른 조치 내용이 없고, 재발 방지 약속도 포함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공분은 커졌다.

이런 가운데 특정 손 동작으로 논란이 된 르노코리아 사내 콘텐츠를 제작한 당사자라고 밝힌 직원의 사과문도 공개됐다.

그는 “저는 특정 손 모양이 문제가 되는 혐오의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작 제가 제작한 영상에서 표현한 손 모양이 그러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면서 “저의 불찰로 불편함과 불쾌감을 느낀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이는 저의 부주의였으며, 앞으로 더 주의 깊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당사자의 사과문에 소비자들은 더욱 분노했다. 그가 해당 손 모양의 의미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사용했다고 실토했기 때문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눈을 찢는 행위가 동양인 비하라는 것을 알면서도 눈을 찢고 ‘네가 기분 나쁠 줄 몰랐어’라고 말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니거(Nigger·깜둥이)’라는 말이 흑인을 비하하는 모욕적인 단어라는 걸 알면서 사용한 것과 똑같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5가지 외관 색상을 선택할 수 있으며, 사진의 차량은 에스프리 알핀 트림의 새틴 어반 그레이 색상 모델. 에스프리 알핀 트림은 실내외 곳곳에 파란색 파츠를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 부산 벡스코=제갈민 기자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5가지 외관 색상을 선택할 수 있으며, 사진의 차량은 에스프리 알핀 트림의 새틴 어반 그레이 색상 모델. 에스프리 알핀 트림은 실내외 곳곳에 파란색 파츠를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 부산 벡스코=제갈민 기자

사측의 사과문과 당사자의 해명 글에 소비자들의 비판과 비난이 쇄도하자 르노코리아는 르노 인사이드 채널 커뮤니티에 처음 게시한 사과문 및 당사자 해명을 전부 삭제하고 새로운 사과문을 올렸다.

르노코리아는 2차 사과문을 통해 “당사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콘텐츠 이슈의 당사자를 대상으로 엄중한 조사를 진행 중이고, 이번 사안 당사자에 대해 인사·법무 등 내부 구성원은 물론 필요시 외부 전문가도 포함해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라며 “당사는 조사 결과에 합당하고 적절한 후속 조치를 마련할 예정이고, 조사위원회의 결과 도출 전까지 당사자에 대해서는 직무수행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이번 사안을 매우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여러 우려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진심을 다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조사위원회를 통해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사안의 복잡성과 민감성으로 인해 초기 사실 관계 확인 이후 상세한 내용의 회사 입장을 안내 드리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된 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르노코리아에 대한 비판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르노코리아 차량을 소유 중인 한 누리꾼은 “기본적으로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중고차 및 자동차관련 용품들을 구매하는 대다수가 남성이고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직원 성비율만 봐도 남성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사건 발생 후 르노코리아의 대응방식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2차적으로 소비자를 우롱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수많은 커뮤니티에서 관련주제의 글들이 올라와있는데 그 글들만 제대로 읽어봤어도 이렇게 대응했을까 싶을 정도로 어리석은 대응을 르노코리아 측에서 보여줬다”며 “당사자인 직원의 윤리가 애초에 문제였는데 그에 대해 올바른 대응을 하지 못하는 르노코리아가 올바른 기업윤리를 가지고 있는지 조차 의심이 든다”고 질타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르노코리아 직원임을 인증한 누리꾼은 이번 르노코리아 여직원의 남혐 손가락 표현 논란으로 인해 참담한 심경을 남겼다.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르노코리아 직원임을 인증한 누리꾼은 이번 르노코리아 여직원의 남혐 손가락 표현 논란으로 인해 참담한 심경을 남겼다.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심지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강경한 반응도 확인된다. “남혐 표현인 것을 알고 손 모양을 반복적으로 노출한 해당 여직원을 해고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한 것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격한 지적까지 나오는 데에는 이번 사태가 단순히 한 사람의 실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회사 전체의 명예와 대외신인도 추락, 나아가 매출에까지도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영업사원들 사이에서는 현재 신차 계약 취소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손가락 논란이 단순히 이번에 선보인 신차 그랑 콜레오스 뿐만 아니라 기존 라인업(르노 아르카나, QM6 등)의 계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문제를 직접 영문과 불어로 번역해 프랑스 르노 본사에 민원을 접수한 누리꾼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프랑스 르노의 유튜브 공식 채널과 SNS 채널에도 한국 소비자들이 이번 문제에 대해 본사가 나서서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댓글로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르노코리아가 “사안을 매우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더불어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 지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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