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만을 한번 더 가야 하나.”
KIA 타이거즈 심재학 단장은 약 열흘 전 광주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이미 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주축이 된 청소년대표팀의 대만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눈에 담고 돌아온 이후였다. 그럼에도 1라운더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KIA는 애당초 좌완 박근서(서울디자인고) 지명을 고려했다. 전체 1순위 하현승(경남고), 2순위 김지우(서울고)의 키움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행은 기정사실화된 상황. KIA가 박근서를 택할 것이란 전망은, 최근엔 이호민(경남고)이란 변수가 개입해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당시 기준으로, 심재학 단장은 “정말 모르겠다”라고 했다. 누구를 뽑을지 결정하지 않았다는 말만 반복했다. 당시 박근서와 이호민을 두고 큰 고민을 했던 모양이다. 결국 KIA는 이호민을 택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일본전서 좋은 활약을 했고, 고교 국내대회서도 남다른 스윙을 뽐냈다.
업계에선 이호민의 실링이 꽤 높다는 평가를 내린다. KIA가 이호민 대신 박근서나 다른 선수를 찍었다고 해도 이호민이 금방 다른 팀에 불렸다고 바라본다. 야수가 1라운드 후보로 분류된다면, 잠재력이 남다르다고 봐야 한다.
이호민은 경남고에서 3루와 1루를 번갈아 봤다. 관계자들은 결국 프로에서 1루를 맡아야 할 것이라고 보지만, 이제 그 영역은 KIA의 판단, 정확히 말하면 이범호 감독의 결정에 달렸다. 수비가 지금은 좋다는 평가를 못 받지만 죽어라 연습하면 느는 게 수비다. 박기남 수비코치 등 KIA에 수비전문가들이 있다. 이범호 감독 역시 현역 시절 레전드 공수겸장 3루수였다.
이호민이 타격 잠재력을 터트리는 시기는, 결국 본인의 노력에 달렸다. 이와 별개로 KIA가 이호민을 영입한 건 김도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봐야 한다. 김도영은 이날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을 따내면, 빠르면 2029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간다.
즉, KIA가 김도영을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짧으면 내년부터 3년밖에 안 남는다는 뜻이다. 당연히 대를 잇는 거포, 혹은 김도영과 함께할 수 있는 거포를 육성해야 한다. 타자는 투수보다 육성 시간이 걸린다는 걸 감안하면, 김도영의 공백을 지금부터 대비하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울러 KIA 중심타선의 또 다른 축 나성범은 이미 37세다. 미래 전력은 아니다. 팀의 간판 역할을 수행하는 김선빈 역시 37세다. KIA 야수진은 최근 1~2년간 상당히 젊어졌지만, 코어는 여전히 베테랑들 위주다. 이호민 지명이 그래서 돋보인다.

KIA는 이호민이 3루에 자리잡든, 1루에 자리잡든 훗날 중심타선 한 축을 형성할 수 있길 바란다. 김도영이 떠나기 전에 1군에서 함께 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일단 성공 그 자체가 중요하다. 거포 유망주 육성은 투수 유망주 육성보다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KIA가 이호민 영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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