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1초가 돈인데"…신한투자증권, '골든타임' 날린 최악의 전산 마비에 '빛바랜 AI 혁신'

프라임경제
'신한 SOL증권' MTS·HTS 접속 지연…"브랜드 신뢰도 추락 등 불가피 할 것"


[프라임경제] 신한투자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정규장 개장 직후부터 전산 오류를 일으켰다. 특히 한 주의 거래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이자 주식 시장에서 변동성이 가장 큰 개장 초반 시스템이 먹통이 됐다는 점에서 적기 매매 타이밍을 놓친 투자자들의 실질적인 금전 피해와 신뢰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증시 개장 직후 21일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신한투자증권의 대표 거래 플랫폼인 '신한 SOL증권' MTS 및 HTS 전 채널에서 접속 지연 및 로그인 오류가 발생했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시스템 정상화 이후 "금일 일시적으로 SOL증권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현재 전 채널이 정상 가동 중이며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짤막한 사과 공지를 띄웠을 뿐이다. 구체적인 장애 원인이나 피해 투자자에 대한 보상안은 언급하지 않은 상황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 개장과 동시에 보유 주식을 정리하거나 급변하는 시세에 대응하려던 투자자들은 갑작스러운 먹통 사태에 발만 굴렀다.

한 개인투자자는 "개장 직후 보유 종목을 매도하려 했으나 앱이 전혀 열리지 않았다"며 "앱을 삭제하고 재설치했으나 본인 인증 오류까지 겹치면서 정상 접속까지 1시간 넘게 소요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고객센터에 문의했으나 다른 이용자들도 항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빠르게 복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며 "가장 변동성이 심한 월요일 오전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다. 주말 동안 관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상에서도 "하락 출발한 종목의 손절 타이밍을 완전히 놓쳤다", "월요일 아침부터 대형 증권사가 서버 관리도 제대로 못 하느냐"는 항의가 빗발쳤다.

◆ '프로젝트 메타'·AI 혁신 요란한 선전…정작 '기본 서버'는 멈춰 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더욱 싸늘한 이유는 신한투자증권이 그동안 외쳐온 '화려한 디지털 혁신' 구호와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매년 당기순이익의 10% 이상을 쏟아붓겠다며 업계 최초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ICT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인 이른바 '프로젝트 메타(META)'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대규모 트래픽에도 유연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금융 서비스를 마이크로서비스(MSA)와 멀티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정작 월요일 장 초반이라는 통상적인 트래픽 급증조차 견뎌내지 못하고 시스템 셧다운을 빚은 셈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생성형 AI 기반 투자 정보 제공, AI PB 서비스, 로보 연금 출시 등 '첨단 AI 금융' 타이틀을 단 보도자료를 쏟아내며 디지털 경쟁력 1위를 자임해 왔다. 

하지만 투자자가 제때 주식을 사고팔아야 하는 '트레이딩의 본질'이자 금융사의 기초 체력이라 할 수 있는 서버 안정성은 여전히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겉포장만 번지르르한 첨단 서비스에 매몰돼 가장 필수적인 IT 안정성 관리를 등한시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통상 월요일 오전 9시부터 10시 사이는 주말 간 누적된 대내외 이슈가 일시에 반영되며 거래량이 급증하는 '골든타임'이다. 이 시간대의 전산 마비는 단순한 시스템 불편을 넘어 투자자의 재산권 침해로 직결될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 초반 30분~1시간은 당일 시장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구간으로 초 단위로 수백만 원의 손익이 갈릴 수 있다"며 "매년 수천억 원의 디지털 예산을 투입하고 AI와 클라우드 혁신을 외치던 대형 증권사가 기본적인 트래픽 분산과 세션 관리조차 실패했다는 것은 IT 인프라 관리 역량이 낙제점임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대형사 대비 잦은 전산 사고와 미온적인 대처가 장기적인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산 장애로 인한 매매 실패는 투자자가 직접 손실 입증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보상을 받기 어렵다"며 "앞에서는 디지털 전환(DX)의 선두주자라고 포장하면서 뒤로는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금전 피해를 전가하는 행태가 반복될수록 증권사 브랜드 신뢰도 추락은 물론 금융당국의 전산 관리 실태 점검 역시 불가피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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