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팩트(274)] 밀크씨슬 추출물, 간 보호만하고 회복 효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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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몸 구석구석 영향을 미치기에 ‘제2의 심장’으로도 표현된다.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불필요한 약물 남용을 비롯해 지나친 음주, 지방이 많은 식사 등을 피해야 한다. / 게티이미지뱅크
간은 몸 구석구석 영향을 미치기에 ‘제2의 심장’으로도 표현된다.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불필요한 약물 남용을 비롯해 지나친 음주, 지방이 많은 식사 등을 피해야 한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최근 간 영양제 시장에서 밀크시슬의 기능적 한계를 적극 지적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밀크씨슬 추출물’ 성분은 간 기능 회복을 돕지 못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밀크씨슬 추출물의 주요 성분인 실리마린은 국내에서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간효소 수치 개선이나 간 보호 가능성이 보고됐다. 이에 치료 과정에서 해당 의약품이 처방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일부 제품 광고에서 밀크씨슬의 기능적 한계를 강조하는 주장이 나오면서 해당 표현이 과학적 근거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검증 대상]

밀크씨슬 추출물, 간 보호만하고 회복 효과 없다?

-한 업체의 간 영양제 광고에서 제기된 내용.

※특정 업체에 대한 불필요한 노출을 피하기 위해 검증 대상의 출처와 링크는 직접 게재하지 않는다.

[검증 이유]

밀크씨슬은 허브의 일종인 흰무늬엉겅퀴를 말한다. 2,000년이 넘게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해독을 위해 달여 먹으며 현재까지 발전해왔다. 내약성이 양호하고 심각한 이상반응은 드문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이를 활용한 연구도 풍부하다.

밀크씨슬 추출물에는 여러 화합물의 혼합물인 실리마린(silymarin)이 주요 성분으로 들어 있다. 실리마린은 실리빈(silybin) 등을 포함하며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 등에 활용된다.

하지만 최근 한 업체가 자사 간 영양제 광고에서 “밀크씨슬은 간 보호만 하고 회복을 못 시킨다”고 지적하고 자사 제품을 권유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밀크씨슬 추출물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간 건강 관련 기능성을 인정한 고시형 원료인 만큼, 해당 광고에서 말하는 ‘간 보호’와 ‘회복’의 차이가 무엇인지, 현재까지의 연구가 이를 뒷받침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에 국내외 연구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식 자료를 토대로 해당 주장을 검증했다.

[검증방법]

-대한간학회 ‘2024 한국인 간질환 백서’를 통해 간기능 검사 결과와 간질환 관계 확인.

-임상시험 연구 논문을 바탕으로 실리마린이 사망률과 간 조직 개선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

-비알코올성 간질환 관련 시험관 및 임상 연구 논문을 통해 실리마린이 항염, 항바이러스 효과, 간 수치 개선 등의 결과가 있는지 확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밀크씨슬 추출물 공식 자료를 통해 실리마린의 안전성과 기능성 평가 확인.

-WHO ATC/DDD 분류체계를 통해 실리마린의 의약품 분류 현황 확인.

[검증내용]

◇ 간수치 개선이 곧 ‘회복’은 아니다

먼저 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 몸의 중요한 장기 중 하나인 ‘간’은 약물 및 알코올 등을 해독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또한 단백질 알부민을 생성해 혈관에서의 수분을 유지해주고 영양소와 호르몬을 온몸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면역기관으로서는 살균 작용을 하고 소화할 때는 담즙을 만들어 지방의 소화를 돕는다. 간 기능이 나빠질 경우, 신체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평소에 지나친 음주, 지방이 많은 식사 등을 피하는 게 권장된다.

간은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가 있어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간 기능을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혈액검사를 통해 나타나는 간 수치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초음파 검사, CT, MRI, 조직검사 등 다양하다.

간세포가 손상되면 혈액에 AST(아스파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 ALT(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 등 흘러들어와 간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간 수치가 간 기능을 판단하는 데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다. 대한간학회의 ‘2024 한국인 간질환 백서’에 따르면 C형간염 환자는 간 기능검사에서 정상을 보이면서도 질환이 진행할 수 있다.

B형 간염 환자는 회복 판정 이후 재발하는 경우도 보고된다. 특히 간세포가 파괴돼 섬유화가 진행된 간경변증은 회복이 어려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무증상이더라도 진단을 통해 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금주하면 간 내 지방 축적과 간기능 이상이 호전될 수 있다.

간질환에서 ‘회복’은 하나의 검사 수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질환의 원인과 종류에 따라 혈액검사뿐 아니라 영상검사, 조직학적 변화, 임상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특히 AST·ALT는 간세포 손상 정도를 파악하는 데 활용되는 지표로, 수치가 낮아지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손상된 간 조직이나 간질환 자체가 회복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번 검증에서는 단순한 간효소 수치 개선과 손상된 간 또는 간질환의 임상적 회복을 구분해 살펴봤다.

◇ 식약처 “간 건강에 도움”… 의약품으로는 보조치료

세계보건기구(WHO)가 관리하는 ATC 분류에서도 실리마린(SILYMARIN)이 간질환 치료 관련 의약품군(A05BA)에 포함돼 있다. / 약학정보원 ATC코드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세계보건기구(WHO)가 관리하는 ATC 분류에서도 실리마린(SILYMARIN)이 간질환 치료 관련 의약품군(A05BA)에 포함돼 있다. / 약학정보원 ATC코드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실리마린은 국내에서 일부 간질환의 보조치료 목적 일반의약품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가 관리하는 ATC 분류에서도 실리마린(SILYMARIN)이 간질환 치료 관련 의약품군(A05BA)에 포함돼 있다. 실리마린 의약품을 보면 독성 간질환, 만성 간염, 간경변 등을 보조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명시됐다. 140~175mg의 실리마린을 하루 3번 복용하는 방식이다.

실리마린에 대한 기능성 평가를 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외 임상시험 결과를 종합해 “밀크씨슬은 임상시험에서 건강한 성인, 간염 환자 및 간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실리마린을 섭취했을 때 항산화 기전을 통한 잠재적인 간 보호 효과와 간 기능 효소(ALT, AST 등)가 유의적으로 감소해 간 기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일부 부작용으로는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설사, 위통, 복부팽만 등의 위장관계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식약처가 정한 건강기능식품의 일일섭취량은 실리마린으로서 130mg이다. 

실리마린이 정상간으로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찾을 수 없다.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진은 The American Journal of Medicine 학술지에 만성 간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사망률 감소, 간 생조직학 개선, 간 기능 생화학적 지표 감소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시험관에선 항염·항바이러스 작용… 사람 대상 임상효과는 불확실

확인한 임상연구와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실리마린이 손상된 간을 정상 상태로 회복시킨다고 판단할 만한 일관되고 충분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은 2007년 미국소화기학회 학술지 Gastroenterology에 밀크씨슬 추출물 실리마린(MK-001)을 활용한 시험관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100μg/mL(마이크로그램 퍼 밀리리터) 농도의 실리마린을 투여했을 경우 간암 세포 생존을 억제하고 20μg/mL 농도로는 C형 간염 감염을 억제하며 항산화, 항염 및 항바이러스 작용을 한다는 내용이다.

연구진은 실리마린이 특정 농도를 유지해야 효과를 내는데, 경구 투여하면 체내에서 간으로 도달하는 동안 농도가 낮아져 시험관 실험에서의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생체이용률을 높이려는 방법으로 정맥주사(IV) 실험이 등장했다. 2008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의과대학 연구진은 Gastroenterology 학술지에 C형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실리빈(실리마린의 활성 성분)을 정맥주사 방식으로 투여해 항바이러스 기능을 확인한 결과를 발표했다.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은 2007년 미국소화기학회 학술지 Gastroenterology에 밀크씨슬 추출물 실리마린(MK-001)을 활용한 시험관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 게티이미지뱅크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은 2007년 미국소화기학회 학술지 Gastroenterology에 밀크씨슬 추출물 실리마린(MK-001)을 활용한 시험관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 게티이미지뱅크

연구에 따르면 7일 동안 매일 정맥주사로 10mg/kg의 실리빈을 4시간 주입하니 C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HCV RNA)가 감소했다. 정맥주사를 중단한 이후에는 HCV RNA 수치가 다시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실리마린이 포함된 복합제의 경구 투여 후 간효소와 초음파 지표가 개선됐다는 연구도 있다. 2013년 나폴리 제2대학교 연구진은 국제 간학회지 World Journal of Hepatology에 실리마린뿐만 아니라 비타민E, L-시스테인과 L-메티오닌 등이 포함된 보충제를 경구 투여한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을 가진 72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식이제한 후 6개월간 1일 2회 경구 투여했다.나폴리대 연구진에 따르면 초음파 검사결과 간 신장 밝기 비율이 기존 중증 간 지방간 수치인 2.5에서 경증 지방간 수치인 1.8로 변화됐다. AST는 평균 72.39였는데 실험 이후 평균 48.65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실리마린, 비타민B, 비타민E를 함께 투여할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치료를 보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하며. 추가적인 임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러 성분을 함께 투여한 연구여서 관찰된 변화를 실리마린 단독 효과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독일 연구진은 2020년 Advances in Therapy 학술지에서 “실리마린은 간경변 등 대부분의 간 질환에서 보조 치료로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며 “실리마린은 산화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세포 독성을 감소시켜 손상되지 않은 간세포 또는 아직 비가역적인 손상을 입지 않은 간세포를 보호하므로 간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증 요약]

-실리마린은 국제 의약품 분류체계 ATC코드에서 간 치료제로 등록된 상태며 독성 간질환, 만성 간염, 간경변 등을 보조치료하는 데 처방된다.

-식약처는 실리마린이 간염 환자 등에서 간 보호 효과가 있고 간 수치도 개선한다고 평가했다.

-식약처는 밀크씨슬 추출물에 대해 ‘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실리마린은 국내에서 일부 간질환의 보조치료 목적 의약품 성분으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간효소 수치 개선과 손상된 간 조직 또는 간질환 자체의 회복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현재 확인된 근거만으로 실리마린이 손상된 간을 정상 상태로 회복시킨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임상시험에서의 간 수치 감소는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간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검증결과]

검증 대상인 ‘밀크씨슬 추출물, 간 보호만하고 회복 효과 없다’는 명제에서 ‘회복’을 손상된 간 조직이나 간질환 자체가 정상 상태로 돌아오는 의미로 한정할 경우 대체로 사실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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