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15일 열린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후보자의 각종 의혹과 환경 규제 우려를 고리로 공세를 펼쳤고, 여당은 전문성을 강조하며 적극 옹호했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체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위원들은 이소영 후보자를 둘러싼 도덕성 의혹을 짚었다. 가장 먼저 주소지가 공실인 한 컨설팅 업체에 2023년부터 2025년까지 2년 동안 의정 활동 명목으로 총 7,000만원을 지급한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 측은 국회 보좌진이 배치돼 있음에도 장기간 외부 컨설팅을 받은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 후보자는 당시 초선 의원이자 외부 영입 인사였던 만큼 전문적인 컨설팅이 필요했다고 반박했다.
모친 전세보증금 지원 과정에서 불거진 ‘증여세 미신고’ 논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 후보자 부부가 모친의 전세보증금 마련을 위해 2억원이 넘는 잔금을 무이자로 대여해준 것이 화근이었다. 배우자가 대여 형태로 지원한 2억2,000만원에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적정 이율인 연 4.6%를 적용하면 연간 이자가 약 1,026만원 발생해 비과세 기준선인 연 1,000만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 후보자는 모친 지원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증여세 대상이라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주거비·생계비 지원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46조에 따르면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 등에는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2억을 한 번에 주는 게 국민의 관점에서 (생계비로) 생각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배우자가 모친이 아닌 임대인 측에 해당 금액을 직접 송금했기 때문에 모친에 대한 증여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관련 보도 이후 지난 11일 가산세를 포함해 165만원의 세금을 뒤늦게 납부했지만 소상공인 정책을 이끌 장관 후보자로서 납세 의무에 소홀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16년 4억9,000만원에 매입한 서울 홍제동 아파트의 시세 차익 논란도 불거졌다. 2020년 출마로 이사한 뒤 거래가가 9억9,000만원으로 올라 약 5억원의 시세 차익이 발생한 점과 7년간 비실거주 상태라는 점이 지적됐다. 이 후보자는 매매하지 않아 시세 차익이 실현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 입법 실적 부진에 기업 규제 우려까지
장관으로서의 자질과 전문성에 대해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최 의원은 이 후보자의 21·22대 국회 법안 발의 건수가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소상공인법·중소기업기본법 등 중기부 소관 핵심 법률 발의가 전무하다는 점을 짚었다.
특히 기후환경 변호사 출신인 이 후보자의 이력이 기업에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세척 공정에서 쓰이는 삼불화질소(NF3)를 온실가스로 정의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아울러 이 후보자는 평소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을 주장해 왔다. 그는 한국이 OECD 국가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6위에 해당하는 만큼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해 감축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소신을 펼쳐왔다. 그러나 OECD 국가 기준 배출량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6% 수준으로 중국이나 미국에 비하면 수치가 압도적으로 낮다는 점이 지적됐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구편을 드는 것도 좋지만 대한민국 편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이 후보자가 2017년 공동 설립한 환경단체 ‘기후솔루션’과의 관계도 쟁점이었다. 해당 단체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을 승인한 국토교통부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꾸준히 벤처·중소기업과 갈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이 후보자가 해당 단체와 15차례 토론회를 주최하고 관련 법안을 발의한 점을 들어 “청탁 입법이고 하청 국감”이라고 일갈했다. 이 과정에서 윤 의원의 질의 태도를 지적한 백혜련 민주당 의원과 윤 의원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며 백 의원이 퇴장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과거 초선 의원 시절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이 패배하자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유일하게 기권표를 던지는 등 당내 소신파로 평가받았던 이 후보자는 국정 현안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피력했다.
대통령 연임 개헌에 대해서는 “정치적 논란이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헌법상 현직 대통령에게 적용될 수 없다”고 선 그었다. 이 대통령 공소취소에 대해서도 “이견을 갖고 있다고 라디오에서도 피력했고 그 내용을 추진하는 공소취소 모임에 가입하지 않았다”며 국무위원이 된 후 이견이 있을 경우 대통령도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 여당 엄호 속 이례적 화기애애 분위기도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전문성을 내세우며 정책 조언을 건넸다. 송재봉 민주당 의원은 21대 산자중기위 위원으로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신속 지원과 폐업 소상공인 대책 마련에 앞장선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박희승 민주당 의원은 취임 후 1개월 이내에 약속한 지원 사항을 전수 점검해 위원회에 보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여러 의혹 제기와 날 선 공방 속에서도 이번 청문회는 비교적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여야가 비교적 부드럽게 말씀한다. 그동안 의정활동과 경험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살아온 것 같다”고 말했고,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도 웃는분위기가 연출됐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렇게 무관심한 청문회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우수한 후보자라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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