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경제] 경남 함양군의 택시 기본요금이 10월1일 새벽 4시를 기점으로 6000원 고지를 밟는다. 기존 5600원에서 400원 오른 금액으로, 2023년 이후 3년만의 개편이다.
요금 미터기 역시 더 가파르게 움직인다. 150원이 추가되는 거리 기준은 기존 130m에서 128m로 2m 줄었고, 시간 기준도 31초에서 30초로 1초 단축됐다. 심야(밤 10시~익일 새벽 4시) 할증 20%와 군 경계를 벗어날 때 붙는 시외 할증 30%는 기존대로 유지한다.표면상 인상 폭은 400원에 그치지만, 체감 문턱은 낮지 않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택시 기본요금이 4800원 선이고 대다수 광역시가 4000원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는 점을 고려하면, 6000원이라는 시작 가격은 대도시보다 1000원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지자체와 물가대책위원회는 유류비와 인건비 등 가파른 운송원가 상승 속에서 벼랑 끝에 몰린 택시업계의 경영난을 덜고 운수종사자의 최소한의 처우를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대도시보다 농어촌 지역의 기본요율이 더 높은 현상은 비단 함양군만의 문제는 아니다. 도시 지역은 운행을 마친 뒤 곧바로 다른 승객을 태우는 순환 구조가 가능하지만, 농어촌 지역은 목적지까지 손님을 모신 뒤 중심지로 되돌아올 때 빈 차로 이동하는 이른바 '공차 운행 손실'이 절대적이다.
운행 반경은 넓고 승객 수요는 한정돼 있다 보니, 운행 건당 단가를 높여 이를 보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비용 부담이 대중교통 인프라가 취약한 농어촌 취약계층에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점이다.
노선버스의 배차 간격이 길고 읍·면 외곽 마을까지 닿지 않는 농촌 환경에서 택시는 단순한 선택지가 아닌 병원과 장터를 잇는 사실상 유일한 이동권 수단이다. 고령층 주민 입장에서는 몇 정거장 거리만 이동해도 만원 안팎이 나오는 택시비가 일상적인 경제적 압박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교통 정책 전문가들은 '적자 누적→요금 인상→이용객 감소→추가 인상'으로 이어지는 농어촌 교통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단순 요율 조정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택시업계의 경영 수지 개선과 군민의 기본 이동권 보장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바우처 택시 지원 확대나 행복택시(수요응답형 교통) 운영 효율화 등 공공의 재정적·제도적 보완 장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함양군은 요금 인상 시행 전까지 공식 누리집과 SNS, 마을 이장회의, 현수막 등을 활용해 군민 혼선을 줄이고 미터기 수리 검정을 매끄럽게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미터기가 바뀌는 10월1일 이후에도, 오른 요금표가 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질지, 취약해진 군민의 이동권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지자체의 고민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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