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전달 안 된 유능함은 무능함이다. 치열했던 8·17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줄곧 자신의 ‘유능함’을 강점으로 내세워왔다. 실제 김 대표는 취임 직후 여러 TF(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키며 당내 현안을 챙기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정책적 성과를 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연속 하락하고 당 안팎 갈등의 골이 여전히 깊다는 점이다. 당의 사령탑인 그의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달 열린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 현장만 봐도 그렇다. 김 대표는 당내 분열을 수습하겠다며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를 단상으로 불러 감사패를 전달했다. 당의 화합을 도모하려는 취지로 보였고 초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그러나 직후 이어진 김 대표의 발언에서 정 전 대표를 겨냥하는 듯한 뼈 있는 말이 이어졌다. 화합의 자리인 줄 알았는데 굳이 왜 언급했는지 모르겠다는 당 관계자들의 불평이 잇따랐다. 일부 의원들은 “이제 더는 다투지 말자”는 취지로 해석하기도 했지만 김 대표의 의도와 달리 당내 분열이 한층 심해졌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졌다.
여기에 취재 과정에서 만난 당내 의원과 관계자들이 꼽은 핵심 문제는 김 대표의 ‘언어’였다. 그의 언어가 복잡하고 전문적이어서 아무리 좋은 정책과 성과를 내놓아도 국민은 물론 당내에도 취지가 전달되지 못하거나 오해를 산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발언이 길어진 워크숍 현장에서 집중하지 못하거나 조는 모습의 의원들이 다수 포착됐다. 김 대표 본인 역시 지난 1일 ‘민주당TV’에서 ‘지루하다’는 반응에 대해 “일관되게 어디 나가면 졸리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자조 섞인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전당대회 여론조사 당시 정 전 대표가 선전했던 이유로 ‘대중의 언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경제 지표가 아닌 “국가 금고가 텅 비었다”는 직관적인 ‘대중의 언어’를 사용했다. 어려운 용어가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서 상황을 공유했고, 이는 ‘금 모으기 운동’으로 이어졌다.
정치에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복잡한 이론도 설명도 아닌 ‘쉬운 언어’다. 앞으로 김 대표가 그의 유능함으로 성과를 쌓아 올린다고 한들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로만 전달한다면 그 진가 역시 반감될 수밖에 없다. 김 대표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언어로 소통 방식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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