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억㎞ 쌓은 수소차…현대차그룹이 꺼낸 '정책 일관성'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 30년 가까이 축적한 수소 기술과 23억㎞에 이르는 실제 운행 데이터를 앞세워 국회에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정책 환경을 요청했다. 기술 개발과 실증 경험은 쌓였지만 수요 기반과 인프라, 제도적 뒷받침이 함께 마련돼야 시장 확대와 투자 지속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국회수소경제포럼은 2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수소 기술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산업계의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현장에는 이종배 국회수소경제포럼 공동대표의원을 비롯해 조배숙·안호영·김주영·박형수·김소희 의원이 참석했고 산업계에서는 김재홍 한국수소연합 회장, 서흥원 한국수소연료전지협회 부회장 등이 자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장재훈 부회장과 관련 임원들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수소 생산과 수송·저장, 활용에 이르는 전 주기의 기술개발 성과를 소개했다. 연료전지 시스템과 수전해 기기, 수소 충전소, 배터리 시스템 등을 통해 수소 생태계 전반에서 축적한 기술을 공유했다.


특히 30년 가까이 개발을 이어온 차세대 연료전지 현황이 주요 논의 대상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연료전지 가격을 낮추고 크기는 줄이는 동시에 출력과 내구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연료전지 시스템 고도화는 수소전기차의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 과제로 꼽힌다.

실제 운행 데이터도 경쟁력으로 제시됐다. 참석 의원들은 국내 수소차가 23억㎞에 이르는 세계 최대 수준의 실제 운행 데이터를 확보한 점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기술개발 성과를 시장으로 연결하기 위한 정책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소 생태계 재도약과 기업의 안정적인 투자를 위해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원이 필요한 분야로는 수소 승·상용차와 철도차량 등 모빌리티 영역, 수전해 산업을 꼽았다.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커져야 하는 수소산업 특성상 개별 기술이나 제품 지원보다 생산·공급·활용 전 주기를 잇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은 "수소경제의 성패는 기술과 산업 역량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에 달려 있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같은 방향을 향해 협력할 때 기업은 지속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수소 산업의 주도권 확보와 국가 경쟁력 강화도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수소산업계도 수요 기반과 인프라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수소연합은 수소와 같은 에너지 산업은 시장 형성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수급 인프라를 동시에 갖춰야 하는 만큼 가치사슬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한국수소연합 회장은 안정적인 수요 기반 마련과 정책 일관성을 요청하며 수소 생산보조금 도입, 수소 배관망 구축, 충전 인프라 확대 등을 건의했다. 기술개발과 함께 생산비용, 공급망, 충전 인프라까지 갖춰야 한다는 요구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활용 범위도 모빌리티 밖으로 넓히고 있다. 에너지·인공지능(AI)·데이터센터·로보틱스를 결합한 혁신성장 허브인 '새만금 AI 밸리'를 민관 협력 사례로 제시했다.


국내 실증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수소 생산·공급·활용을 묶은 '수소 생태계 패키지' 수출 사업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 축적한 실증 경험을 수소 생태계 단위의 해외 사업으로 연결하겠다는 의미다.

국회도 입법과 예산 측면에서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국회수소경제포럼은 현재 논의 중인 수소사업법과 수소도시법 제정을 추진하고 관련 예산 확보에도 나서기로 했다. 두 법이 제정되면 수소 시장 확대와 수소 수급 지역거점 형성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배 국회수소경제포럼 공동대표의원은 국내 수소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기술과 실증 기반을 이어가기 위한 정책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HESS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다른 재생에너지와 전력 효율을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안호영 국회수소경제포럼 연구책임위원도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서 추진하는 수소 사업과 수소 기반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프로젝트가 국내 수소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3억㎞ 실주행 데이터와 차세대 연료전지 개발은 국내 수소산업이 쌓아온 기술 기반을 보여준다. 이제 현대차그룹과 업계가 국회에 요구하는 것은 이를 시장과 투자로 연결할 정책의 지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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