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삼전 ‘배당 선택’에 웃는 삼성생명?…‘금산법 10% 룰’ 부담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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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올해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에 나선다. 이 가운데 3분기 정규배당을 포함한 약 30조원은 현금배당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60조~80조원의 환원 방식은 내년 1월 결정할 예정이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삼성전자의 최대 110조원 주주환원을 두고 삼성생명·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이 변수로 떠올랐다. 보통주 자사주 소각 규모가 커질수록 금산법상 10% 한도를 넘지 않기 위한 지분 매각 가능성이 커지는 데다, 삼성생명은 과거 유배당보험의 보험료 등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삼성전자 지분까지 얽혀 있어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에 나선다. 이 가운데 3분기 정규배당을 포함한 약 30조원은 현금배당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60조~80조원의 환원 방식은 내년 1월 결정할 예정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에도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와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금배당은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주주에게 직접 지급한다. 반면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 자체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높아지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커지는 효과가 있다. 시장이 환원 총액 못지않게 자사주 소각 여부에 주목하는 이유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삼성전자의 발표 이후 “주주 입장에서 배당은 세금을 차감한 뒤 재투자해야 하는 비효율이 있지만 자사주 매입·소각은 그렇지 않다”며 환원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삼성 금융계열사 문제가 환원 방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포럼은 “이번 주주환원 방식 결정에 삼성생명의 지분율과 금산법상 한도, 유배당 계약자 관련 회계·법률 문제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며 “삼성생명 이슈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규모와 형태(자사주 매입 vs 현금배당)를 제약한다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을 각각 약 8.51%, 1.49% 보유하고 있다. 합산 지분율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상 한도인 10%에 사실상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두 회사가 보유한 주식 수는 그대로지만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면서 지분율은 올라간다. 10% 한도를 넘어서면 초과 지분을 처분해야 해 자사주 소각 규모가 커질수록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팔아야 할 지분도 늘어나는 구조다.

실제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3월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을 앞두고 각각 약 624만주와 109만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처분했다. 전체 매각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이었다.

반면 현금배당은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지분 매각 부담 없이 대규모 배당수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3분기 약 30조원을 현금배당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각각 약 2조5500억원, 4500억원의 배당수익이 유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자사주 소각 땐 지분 매각…삼성생명은 ‘유배당’까지 얽혀

삼성전자가 최대 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에 나선 가운데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이 자사주 소각을 둘러싼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생명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팔게 되면 문제가 한층 복잡해진다. 보유 지분 일부가 과거 유배당보험 계약자들이 낸 보험료 등을 재원으로 취득한 주식이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1980~1990년대 판매한 유배당보험의 보험료 등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지분을 취득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분을 처분해 이익이 발생하면 일정 부분이 유배당계약 손익에 배분된다. 지난 3월 삼성전자 지분 매각 당시에는 처분이익 가운데 약 30%가 유배당계약자 몫으로 계산됐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기간 상승하면서 해당 지분에는 막대한 평가이익도 쌓였다. 보유하는 동안에는 미실현 이익으로 남지만 지분을 팔면 매각 물량에 해당하는 차익이 처분이익으로 현실화된다. 자사주 소각 규모가 커져 삼성생명의 지분 매각이 확대될수록 유배당계약에 귀속되는 이익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다만 당장 계약자 배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생명의 유배당보험은 평균 보장수익률이 약 7%인 반면 자산운용수익률은 4% 안팎에 그치면서 장기간 역마진이 누적됐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가 이익잉여금으로 보전한 누적 유배당 결손은 11조3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지분 매각으로 유배당계약 몫의 이익이 발생해도 우선 누적 결손부터 메워야 한다. 삼성생명은 지난 3월 지분 매각 당시에도 유배당계약에 배분되는 처분이익보다 기존 결손 규모가 커 계약자 배당 재원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향후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규모가 커져 삼성생명의 지분 매각이 확대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대규모 지분 매각으로 유배당계약에 귀속되는 처분이익이 늘어나면 누적 결손을 상쇄할 수 있어서다. 나아가 유배당계약 귀속 이익이 누적 결손을 넘어설 경우 계약자에게 돌아갈 배당 재원도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

결국 방식은 달라도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확대 자체는 삼성생명에 호재다. 현금배당을 확대하면 보유 지분에 따른 대규모 배당수익을 거둘 수 있고, 자사주 소각에 따라 지분을 매각하면 장기간 쌓인 평가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특별배당 등이 현실화될 경우 이를 자체 배당 확대에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특별배당 시점과 규모를 현재 특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발표 시점과 규모가 정해지면 이를 포함해 적정 K-ICS비율 이상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주당배당금을 매년 꾸준히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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