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 앞두고 ‘원아시아 투자’ 재점화…고려아연·영풍 공방 격돌

마이데일리
고려아연·영풍 CI. /각 사

[마이데일리 = 윤진웅·심지원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과거 투자 의혹을 둘러싼 공방으로 다시 격돌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의 원아시아파트너스 관련 의혹 제기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영풍·MBK 측은 “핵심 사실관계를 부인하지 못했다”며 재차 반박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26일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이 전날 입장문을 통해 법적 조치와 ‘미확정 자료’ 주장을 앞세웠지만, 최윤범 고려아연 사내이사 및 일가가 투자한 비상장 엔터·콘텐츠 기업에 고려아연 자금이 후속 투자됐다는 핵심 사실관계는 부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전날 입장문에서 영풍·MBK 측이 과거 투자를 둘러싼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조치를 통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려아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와 관련해 자금 출자자(LP)로 참여했을 뿐 개별 투자처 선정과 투자 의사결정은 운용사(GP)가 독립적으로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펀드 투자와 자금 운용은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진행됐으며, 금융당국의 감리 결과 역시 고의적 회계부정이나 경영진의 사익 편취가 아닌 투자자산 평가 및 손상 인식 시점 등에 대한 회계적 판단 차이였다고 강조했었다.

영풍·MBK 측은 최윤범 이사 측이 먼저 투자한 기업에 원아시아파트너스를 통해 고려아연 자금이 후속 투자됐다는 점이 사안의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영풍·MBK 측은 앞서 의결권 권유자료를 통해 형사사건 기록에서 확인된 아크미디어, 하이헷, 슬링샷스튜디오 등 3개사에 대해 총 6건, 690억원 규모의 후속투자 사례도 제시했다. 여기에 지난 7일 공개된 증권선물위원회 의사록에서 총 4개 엔터·콘텐츠 기업에 고려아연 자금이 원아시아파트너스를 통해 투입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실제 투자금액은 690억원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영풍·MBK 측은 “증선위 절차에서도 최윤범 이사 측 진술인은 이 같은 투자 구조 자체를 부인하지 못했다”며 “최 이사 측의 선행투자,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대한 대규모 출자,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해당 기업들에 대한 후속투자, 해당 기업들이 고려아연 본업과 무관한 엔터·콘텐츠 기업이라는 핵심 사실 중 어느 하나도 고려아연이 정면으로 반박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이 투자 실적이 전무했던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누적 약 5600억원을 출자했고, 8개 펀드 가운데 6개 펀드에서 사실상 단독 출자자였다고도 지적했다. 또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최윤범 이사 및 일가가 투자한 비상장 기업 4곳에 690억원 이상을 후속 투자한 만큼 당시 대표이사였던 최 이사가 이를 알지 못했다는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영풍·MBK 측은 이를 단순한 투자 실패나 회계처리 문제가 아니라 “최 이사 개인이 부담해야 할 투자 리스크를 고려아연과 주주들의 자금으로 떠받친 회사 자금 사적 유용 및 배임 의혹”이라고 규정했다.

고려아연이 관련 형사사건에서 피해자로 인정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회사와 주주들이 피해자인 것은 맞다”며 “문제는 회사와 주주의 자금이 최 이사의 사익 추구를 위해 사용됐다는 의혹”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현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를 향해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영풍·MBK 측은 “회사가 피해자라면 이사회와 감사위원회가 피해 발생 경위와 자금 흐름, 책임 소재, 최 이사 측의 관여 및 이해상충 여부를 즉시 조사했어야 한다”며 “현 감사위원회는 수차례 조사 요구에도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뉴시스

양측은 영풍·MBK 측이 제시한 형사사건 기록의 성격을 두고도 맞서고 있다.

고려아연은 해당 자료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인 별건 형사사건의 수사·재판 관련 자료라며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고 진술과 증거의 신빙성에 대한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미확정 자료”라고 주장했다.

또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미확정 소송기록을 주주총회를 앞둔 여론전에 활용하는 것은 주주와 시장을 오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형사소송법상 형사기록의 외부 공개·활용에도 제한이 있는 만큼 해당 자료가 어떤 경위로 취득·제공됐고 어떤 목적으로 활용됐는지도 규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풍·MBK 측은 관련 기록과 증선위 의사록 등을 근거로 투자 구조에 대한 의혹 제기가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공방은 내달 9일 예정된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풍·MBK 측은 임시주총에서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감사위원을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영풍·MBK 측은 “이번 표결은 경영권 분쟁의 연장이 아니라 주주의 권리와 자산을 보호할 독립적인 감시 장치를 세울 것인지의 문제”라며 “현 감사위원회가 최윤범 이사 관련 회사 자금 유용 의혹에 대해 침묵해 온 만큼 독립 감사위원 선임을 통해 내부통제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측은 이에 대해 영풍·MBK 측이 약 2년간 적대적 M&A를 추진하며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실 왜곡에 따른 명예훼손과 재판기록의 부적절한 유출·활용, 이를 이용한 의결권 권유 등 위법 소지가 있는 행위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임시주총 앞두고 ‘원아시아 투자’ 재점화…고려아연·영풍 공방 격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