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기업’ 벗어난 한화…인적분할 후 기업가치 재평가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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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화그룹 사옥 전경. /한화그룹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한화가 인적분할을 마치고 다시 주식시장에 복귀했다. 지난 1일 인적분할을 단행한 지 24일 만이다. 존속법인 한화는 변경상장, 신설법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홀딩스)는 재상장 형태로 거래를 재개했다. 증권가에서 사업구조 단순화에 따른 ‘복합기업 디스카운트’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주주환원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는 거래 재개 직후 강세를 나타냈다. 오전 9시 7분 기준 주가는 재상장 기준가 8만3800원보다 24.45% 오른 12만520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오전 9시 36분 기준 11만8900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몰리며 인적분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반영되는 모습이다.

신설법인 한화M&S홀딩스도 장 초반 변동성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재상장 이후 기준가를 밑돌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개장 후 매수세가 유입되며 1만3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번 인적분할로 한화의 사업구조는 한층 단순해졌다. 존속법인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면서 화약·건설·글로벌 트레이딩 사업을 직접 영위한다. 반면 신설법인 한화M&S홀딩스는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계열사를 묶었다.

기존 한화가 서로 다른 사업 영역을 폭넓게 거느린 복합기업이었다면, 분할 이후에는 존속법인을 중심으로 방산·조선·에너지 등 그룹의 핵심 사업과 연계된 포트폴리오가 부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분할이 그동안 한화의 기업가치를 눌러온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를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상장 지주사가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 거래되는 주요 원인으로 중복상장과 복합기업 구조를 꼽았다. 이질적인 사업부문을 분리한 이번 결정이 기업가치 재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분할 이후 주목하는 핵심 사안은 자본배분과 주주환원이다. 한화는 지난 4월 자기주식 5.9%를 소각한 데 이어 최소 주당배당금(DPS) 1000원을 제시했다.

자회사로부터 유입되는 배당재원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한화솔루션이 최소배당정책을 재도입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DPS를 두 배로 높였다. 한화생명까지 배당을 재개할 경우 한화로 유입되는 배당수익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자체사업의 브랜드 라이선스 수익도 주요 현금창출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2분기 브랜드 라이선스 수익은 534억원, 상반기 누계 1059억원을 기록했다.

한화큐셀이 애리조나주에 건설하는 ‘아틀라스 에너지 파크’. /한화솔루션

실적은 외형보다 수익성 개선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한화의 2분기 별도 매출은 1조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33억원으로 12.6% 줄었다.

건설부문은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5774억원으로 21.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0.1%까지 상승했다. 올해 매출원가율 목표도 지난해 92%에서 89%로 낮췄다. 이에 따라 연간 수주 목표를 기존 3조1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낮추고, 수익성이 낮거나 미분양 위험이 큰 사업을 선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BNCP) 재개 여부도 건설부문의 주요 변수다. 잔여 수주 규모는 약 9조6000억원으로, 현재 수주잔고 13조4000억원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라크 정부의 사업 재개 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는 가운데, 사업이 재개되더라도 과거보다 보수적인 수익성 목표를 적용할 방침이다.

글로벌 부문은 암모니아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다. 2분기 매출은 3535억원으로 7.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30% 감소했다. 암모니아 가격이 연초 톤당 500달러 수준에서 최근 700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질산 중심 소재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대한 대응도 재무 측면의 주요 관심사다. 한화가 부담해야 할 참여 자금은 약 4100억원으로, 이 가운데 2900억원은 판교미래기술연구소 매각을 통해 마련했다. 나머지는 하반기 비핵심자산 매각과 보유 현금으로 충당해 추가 차입 없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인적분할 이후 한화의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한화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6만3000원을 제시했다. 자체사업과 로열티 가치를 2조9000억원, 자회사 지분가치를 21조6000억원으로 평가하고 순차입금 4조9000억원을 차감해 산정한 수치다.

연결 실적 개선 기대감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영업이익이 올해 3조890억원에서 4조3510억원으로, 한화솔루션은 영업손실 3650억원에서 영업이익 8120억원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요 자회사 실적 회복에 따른 지주회사 가치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적분할을 계기로 한화의 자회사 지분가치가 시장에서 다시 조명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분할 자체만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닌 만큼 자회사 배당 확대와 자체사업 수익성 개선, 주주환원 정책 등이 실제 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사업구조가 한층 명확해진 만큼 시장에서도 존속법인의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할 여지가 있다”며 “향후 자회사 배당과 자체사업 수익성 개선, 주주환원 확대 등을 통해 분할 효과를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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