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AS 약점' 지우는 르노코리아…해답은 '부품 국산화'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르노코리아가 신차 경쟁력의 무게중심을 차량 자체에서 '차를 산 이후'로 넓히고 있다.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온 애프터서비스(AS)를 서비스센터 운영 차원을 넘어 부품 조달 구조까지 개선하는 방식이다.

변화의 출발점은 부품 국산화다. 앞서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를 내놓으면서 부품 국산화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필랑트 역시 높은 부품 국산화율을 바탕으로 국내 부품 조달 기반을 강화했다.

국산화는 생산 과정에서만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다. 차량이 판매된 뒤에는 정비와 유지관리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


과거 르노코리아 일부 모델은 필요한 부품을 프랑스 본사 등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부품이 국내에 없으면 입고 이후에도 수리를 바로 시작하기 어려웠고, 수급에 걸리는 시간은 자연스럽게 전체 수리기간과 비용 부담으로 이어졌다.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는 이 구조를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 부품이 많아지면서 해외 조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필요한 부품을 보다 가까운 곳에서 공급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

정비 현장에서도 이런 변화가 감지된다. 전라남도 지역의 한 거점 정비소 관계자는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의 경우 부품을 가까운 거리에서 신속하게 수급할 수 있어 정비 편의성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부품 조달이 빨라지면 고객 입장에서도 차량을 맡겨놓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르노코리아가 국산화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유지비'가 자리하고 있다. 부품비와 수리기간뿐 아니라 정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임 부담까지 낮아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신차 가격과 상품성이 구매 단계의 경쟁력이라면, 부품 조달과 정비 효율은 보유 단계의 경쟁력인 셈이다.

르노코리아가 최근 AS 정책을 가격과 정보의 '투명성' 쪽으로 확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용 애플리케이션 '마이 르노(My Renault)'에서는 엔진오일과 에어컨 필터 등 주요 소모품 가격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이른바 '소모품 가격 정찰제'다. 고객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기 전부터 필요한 비용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접근성도 디지털 중심으로 바뀌었다. 마이 르노를 이용하면 전국 360여개 서비스 네트워크의 정비 예약부터 견적 확인까지 진행할 수 있다. 전국 7개 직영 서비스센터에서는 '해피 케어 서비스'도 운영한다.


정비 과정을 고객에게 직접 보여주는 장치도 마련했다. 유료 서비스인 '프리미엄 보이는 점검 서비스'에 가입하면 전문 정비사가 차량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발견한 특이사항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서비스 범위는 점검 결과 전달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차량 점검 데이터를 토대로 부품별 정비 시점을 안내하고, 주요 항목의 교체나 정비 시기가 다가오면 별도 알림도 제공한다. 차량에 문제가 생긴 뒤 센터를 찾는 사후 정비에서 사전 관리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려는 것이다.

필랑트에는 이런 전략이 보다 직접적으로 적용됐다. 르노코리아는 필랑트 구매 고객에게 'R:assure(알:어슈어) 프리미엄 케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구매 후 3년 또는 4만5000㎞ 이내에 엔진오일 세트와 에어컨 필터를 각각 3회 교환할 수 있고, 브레이크 오일 교환 1회와 프리미엄 차량 점검 3회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신차 판매 단계에서부터 향후 발생할 유지관리 비용 일부를 상품 구성 안에 포함시킨 셈이다. 자동차를 선택할 때 차량 가격뿐 아니라 향후 들어갈 유지비와 정비 편의성까지 따지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이후의 부담을 예측하기 쉬워진다.

르노코리아가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를 통해 보여주는 변화는 '국산 부품 확대'보다 넓은 의미를 갖는다. 높은 국산화율을 부품 공급과 정비, 유지비로 연결하며 판매 이후의 고객 경험까지 경쟁력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는 르노코리아 입장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신차의 상품성을 높여 고객을 끌어오는 것과 이미 차량을 구매한 고객이 브랜드를 계속 신뢰하도록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과거 AS를 둘러싼 우려가 브랜드 선택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했다면, 부품 조달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은 그 원인을 앞단에서 줄이려는 전략이다.

결국 르노코리아가 풀어야 할 과제도 '좋은 차를 만드는 것'에서 '오래 타기 편한 차를 만드는 것'으로 넓어졌다.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의 높은 부품 국산화율을 기반으로 신속한 부품 수급과 유지비 부담 완화가 서비스 현장 전반에 자리 잡는다면, AS에 대한 소비자 인식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신차 경쟁력에 이어 판매 이후의 경험까지 바꾸는 것, 르노코리아가 부품 국산화에 힘을 싣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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