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위해 발로 뛰는 박한동 대학축구연맹 회장 "대학축구를 한국축구의 핵심 미드필더로 만들 것"[MD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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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동 회장이 24일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 앞서 축구공을 들고 있다. /합천군민체육공원=유진형 기자

[마이데일리 = 합천군민체육공원 심재희 기자] 한국 축구가 큰 위기에 빠졌다. 국가대표 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에 그쳤고, 경기 외적으로도 잡음이 계속 나오고 있다. 팬들의 분노 목소는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전체적으로 개혁의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 축구 부활을 위해 묵묵히 발로 뛰는 축구인들이 있다. 대학축구연맹을 이끄는 박한동(51) 회장도 발로 뛰는 축구인 중 한 명이다. 2026 수려한합천 제21회 1·2학년 대학축구연맹전이 펼쳐지고 있는 합천에서 박 회장을 만났다.

◆ 한국축구의 위기와 대학축구의 역할

박 회장은 강원도 삼척 출신으로 강릉제일고와 명지대를 거쳐 K리그 포항 스틸러스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청소년 국가대표 경력도 가지고 있다. 흔히 말하는 '선출'인 박 회장에게 최근 불거진 한국 축구 위기론에 대해서 먼저 물었다. 박 회장은 차분하게 "묵묵히 열심히 전진하는 축구인들이 여전히 많다. 한국 축구가 위기를 딛고 다시 재도약할 수 있다고 믿는다. 위기를 기회로 살릴 수 있다"고 힘줬다.

그는 자신이 해야할 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 성과와 발전은 따라온다고 믿는다. 대학축구연맹 회장으로서 계속 발로 뛸 것을 다짐한다. 아울러 대학축구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자신한다. "대학축구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매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우수한 선수들이 대학에 들어오고, 대학에서 성장하면서 프로에 도전한다"며 "다시 말해 대학축구는 유소년과 프로를 연결하는 중요한 선수 육성의 단계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대학축구가 한국축구 전체의 큰 시스템 안에서 충분한 역할과 위상을 인정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학축구를 단순히 대학끼리 경쟁하는 장으로 보는 아니라, 대한민국 축구의 선수 육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인프라로 바라봐야 한다. 대학축구가 제대로 기능하면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기고, 결국 한국축구의 선수층도 훨씬 두꺼워질 수 있다"고 짚었다.

박한동 회장이 대학축구의 가능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합천군민체육공원=유진형 기자

◆ 대학축구가 풀어야 할 숙제

대학축구가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해 질문했다. 박 회장은 '연결'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대학축구가 더 발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연결'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선수들이 대학에 들어오고 있지만, 대학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프로로 가는 과정과 국가대표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아직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며 "고교와 대학, 대학과 프로가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야 한다. 저는 앞으로 대학축구가 '선수가 거쳐가는 곳'이 아니라 '선수를 성장시켜 다음 단계로 보내는 곳'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직접 선수로서 겪은 경험을 거울삼아 대학축구연맹 선수들과 호흡한다. "저도 선수였기 때문에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안다. 선수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직접 경험해 봤기 때문이다"며 "선수들에게는 경기 출전 하나, 프로 팀 스카우트 한 번, 지도자 평가 하나가 모두 굉장히 큰 의미를 지닌다. 현재 대학 선수들에게는 '내가 지금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가', '나에게 다음 기회가 있는가'를 잘 파악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그래서 저는 연맹이 단순히 대회를 운영하는 조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고,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꼭 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선수 출신 회장으로서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선수의 시각과 행정의 시각은 분명히 다르다. 선수라면 개인적으로 더 많은 경기 출전과 프로 무대 진출을 원한다. 하지만 연맹은 개개인 선수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대학과 지도자들을 함께 바라봐야 한다"며 "그래서 현장의 소리를 오히려 더 많이 들으려고 한다. 현장의 감독님들과 대학 관계자들,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고 서로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는 것이 회장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선수 출신이라는 장점은 현장을 이해하는 데 활용하고, 전체 대학축구의 미래를 보고 정책을 설계하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한국대학축구연맹의 핵심 가치인 '플레이어 퍼스트', 즉 '선수를 최우선으로 한다'라는 점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축구연맹 직원들과 회의에서 이야기하는 박한동 회장(왼쪽). /합천군민체육공원=유진형 기자

◆ 박 회장이 그리는 '대학축구 빅픽처'

어느덧 취임한 지 1년 5개월이 지났다. 4년 임기 중 35% 정도를 소화했다. 임기 중간 시점에서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박 회장은 "제가 취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대학축구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었다. 단순히 좋은 대회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 대학축구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한국축구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 왔다"며 "그 과정에서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강화하고, 대학 대표선수들이 더 높은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다만 적어도 '대학축구가 변하고 있다'는 공감대는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박 회장이 그리는 대학축구의 변화는 어떤 그림일까. 그는 '인프라'에 초점을 맞췄다. "대학축구를 대한민국 축구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유소년에서 대학으로, 대학에서 프로로. 그리고 국가대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대학축구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대학축구가 한국축구의 전체적인 디비전과 육성 시스템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또 우수한 대학선수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해서 프로와 국가대표로 연결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내년이 대학축구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은 임기 동안 지금까지 고민하고 준비했던 것들을 보다 더 구체적인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데 집중하고 싶다"며 "지금까지 현장에서 고민하고 준비해온 것들을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낼 시기가 왔다고 본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대학축구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내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대학축구가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로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대학축구를 한국축구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다. "지금은 무엇보다 대학축구가 한국축구의 중요한 한 축이라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대학축구가 과거의 운영방식, 즉 '그들만의 리그'로 계속 갈 수는 없다"며 "대학축구가 한국축구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한국축구 차원의 지원이 함께 따라와야 한다. 저절로 좋은 선수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경기 환경이 필요하고, 충분한 경기 기회가 필요하다. 또한, 선수들이 더 높은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시스템도 필요하다. 그 과정에는 당연히 재정적인 뒷받침과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저희 연맹뿐만 아니라 대한축구협회, 프로축구계가 함께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축구공을 밟고 포즈를 취한 박한동 회장. /합천군민체육공원=유진형 기자

◆ 대학축구를 한국축구의 핵심 미드필더로!

그는 대학축구연맹 선수들에게 현실적인 조언도 건넸다. "(선수들이) 너무 빨리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학에 와서 처음부터 주전이 아닐 수도 있고, 프로의 선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선수의 성장은 사람마다 시기가 다르다. 저 역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고, 그 과정을 이겨내며 성장했다. 지금 당장의 평가보다 자신이 1년 뒤 2년 뒤 어떤 선수가 될 것인가를 생각했으면 좋겠다. 연맹도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을 약속한다. 선수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 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축구의 장기 목표와 미래에 대해서도 짚었다. "앞으로 대학축구가 '프로에 가지 못한 선수들이 머무는 곳'이라는 인식을 과감하게 타파할 것이다. 대학에서 제대로 성장해서 프로에 갈 수 있고, 대학 무대에서 뛰는 것 자체가 선수에게 중요한 성장 과정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며 "발견하고, 성장시키고, 경쟁시키고, 프로로 연결하고, 국가대표로 이어지는 구조.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대학축구의 미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학축구연맹이 단순한 대회 운영기관을 넘어 대한민국 축구 선수 육성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유소년과 프로를 연결하고, 선수와 국가대표를 연결하고, 현장과 정책을 연결하는 역할.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대학축구의 청사진이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끝으로 대학축구 선수들과 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대학축구를 조금 더 관심 있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지금 대학축구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 가운데 앞으로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 대학축구는 관심과 지원으로 성장한다. 그리고 그 성장은 결국 한국축구 전체의 성장으로 돌아온다. 저는 대학축구가 지금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내년부터 대학축구에 분명한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것이다. 선수들과 대학축구인들이 체감할 수 있고,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겠다. 대학축구가 한국축구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박한동 회장이 대학축구 미래와 청사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합천군민체육공원=유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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