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의 그림자] 수명 다한 태양광 패널, 어디로…

시사위크
태양광 발전은 친환경 에너지의 상징과 같다. 편리한 설치, 저렴한 건설 및 운용 비용, 안전성 등은 불안정 에너지 공급이라는 단점을 상쇄한다. 하지만  오래된 태양광 패널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새로운 환경 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 사진=박설민 기자
태양광 발전은 친환경 에너지의 상징과 같다. 편리한 설치, 저렴한 건설 및 운용 비용, 안전성 등은 불안정 에너지 공급이라는 단점을 상쇄한다. 하지만  오래된 태양광 패널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새로운 환경 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 사진=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태양광’은 친환경 재생에너지 산업의 상징과도 같은 기술이다. 편리한 설치, 저렴한 건설 및 운용 비용, 안전성 등은 불안정 에너지 공급이라는 단점을 상쇄한다. 때문에 미국, 유럽 등 국가들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을 기반으로 한 재생에너지 산업은 급격히 성장 중이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이 무조건 ‘친환경’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래된 태양광 패널에서 나오는 ‘폐기물’ 때문이다. 이에 산업계에서는 버려진 태양광 패널의 중금속과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도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 2060년 태양광 폐기물 4억톤… 중국 등 중소득국가 배출 40% 넘어

실제로 글로벌 친환경에너지 전환 가속화 이후, 태양광 패널 폐기물 문제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산둥대 녹색발전연구소 및 홍콩대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이 1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태양광 패널 폐기물은 2060년 2억9,700만~4억2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전 세계 32개 지역을 대상, 태양광 발전 규모와 패널 수명, 원자재, 재활용 상황 등을 분석, 태양광 패널 폐기물 배출 현황을 예측했다. 그 결과, 2040년 이후 태양광 패널 폐기물 주요 배출국은 중국을 포함한 중저소득 국가일 것으로 예측됐다.

보통 에너지원이나 발전, 산업 폐기물은 ‘고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배출 규모가 크다. 하지만 태양광 패널의 경우 반대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태양광 폐패널이 ‘현재형 소비’가 아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태양광 폐기물은 현재 얼마나 많이 설치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태양광 패널의 평균 수명은 약 20~30년이다. 때문에 2040년까지는 미국과 유럽 등 고소득 국가에서 태양광 폐패널 배출량이 많지만 이후 태양광 발전을 도입하기 시작한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2060년부터는 중소득국가에서 더 많은 폐기물이 배출될 예정이다. 사진은 독일 항구도시 킬(Kiel) 주택가에 설치된 가정용 태양광 패널. / 사진=박설민 기자
태양광 패널의 평균 수명은 약 20~30년이다. 때문에 2040년까지는 미국과 유럽 등 고소득 국가에서 태양광 폐패널 배출량이 많지만 이후 태양광 발전을 도입하기 시작한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2060년부터는 중소득국가에서 더 많은 폐기물이 배출될 예정이다. 사진은 독일 항구도시 킬(Kiel) 주택가에 설치된 가정용 태양광 패널. / 사진=박설민 기자

태양광 패널의 평균 수명은 약 20~30년이다. 때문에 연구진의 발표에서는 2040년까지는 미국과 유럽 등 고소득 국가에서 태양광 폐패널 배출량이 많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세계 태양광 발전은 중국과 인도 등 중저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급격히 발전했다. 따라서 태양광 패널 수명이 다해가는 2040년부터 배출량이 역전되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2060년까지 1억6,050만톤을 배출, 전 세계 배출량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재활용 능력의 지역별 차이다. 현재 한국과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 태양광 산업이 발달한 국가 대부분은 패널 재활용 기술, 시설도 발전했다. 하지만 대다수 개발도상국들은 그렇지 못하다. 태양광 발전을 많이 사용하는 아프리카 등 국가들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태양광 폐패널 처리 기술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는 향후 대규모 폐패널이 발생, 자원낭비와 환경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태양광 패널의 사후처리에 있어서도 국가간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역별 맞춤형 재활용 기술과 해외 위탁 재활용 전략을 결합하면 전 세계적으로 최대의 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2060년까지 최대 33억2,000만톤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 감축, 누적 순이익을 5,291억~9,355억달러까지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해외 위탁 재활용은 저소득 지역에서 불평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지역 특성에 맞춘 재활용 전략과 국제 협력, 특히 저소득 지역의 재활용 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 이전 및 자금 지원에 중점을 두는 것이 공정하고 확장 가능한 태양광 발전 폐기물 순환 경제를 달성하는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2021년 산사태로 무너진 뒤 버려져 있는 태양광 발전 시설의 철조구조 폐기물의 모습. / 사진=시사위크
2021년 산사태로 무너진 뒤 버려져 있는 태양광 발전 시설의 철조구조 폐기물의 모습. / 사진=시사위크

◇ 오염원 되는 버려진 패널… 생태독성 용출 가능성

태양광 패널 폐기물은 단순 자원 낭비가 아닌 심각한 환경오염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중 ‘생태독성(Ecotoxicity)’은 가장 큰 환경문제로 꼽힌다. 이는 화학물질이 자연환경에 들어갔을 때 생태계 내 여러 종류 생물들에게 급성 및 만성적,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화학물질이다.

실제로 미시간 주립대 토목환경공학과 연구팀이 2025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태양광 폐패널은 상당 수준의 생태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태양광 실리콘 모듈 3종의 부품들을 물에 담가 침출액을 만들었다. 그 다음, 물벼룩에을 노출시켰다. 

실험 결과, 태양광 폐패널 일부 부품에서 생성된 침출수는 5% 낮은 농도로도 ‘EC50’ 수준의 유의미한 급성 독성을 나타냈다. 이는 침출수에 노출된 물벼룩 개체의 절반이 마비 또는 사망해 움직이지 못했다는 의미다. 알루미늄(Al)과 은(Ag)이 높은 농도로 용출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특히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미세플라스틱’이다. 급성독성이 검출된 침출액에서는 탄화수소계 고분자(hydrocarbon polymers) 플라스틱 입자도 발견됐다. 이는 태양광 폐패널 자체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들인 정션박스와 케이블에서 검출된 것이다.

미시간주립대 연구팀은 “폐태양광 패널의 일부 부품에서 생성된 침출수는 20배 이상 희석된 상태에서도 물벼룩에 급성독성을 나타냈다”며 “주원인으로 금속이 지목됐지만 케이블·접속함에서 플라스틱계 물질의 용출 가능성도 새롭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태양광 폐패널을 회수한 이후에도 환경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매립지에서 장기간 보관될 시 생태독성물질이 용해돼 토양과 하천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도 뉴델리 인도공과대 토목공학과 연구팀은 2020년 이를 실제로 실험한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인도 공대 연구팀은 현재 시판 중인 4종의 태양광 모듈 중 파손되지 않은 것과 파손된 실험 모델을 준비했다. 그 다음, 이를 1년간 pH 4·7·10의 합성 용액과 실제 도시폐기물 매립지 침출수에 노출했다. 

그 결과, 실리콘계 패널에서 은·납·크롬이 초기 함량의 최대 26.9%, 17.6%, 13.05%까지 용출됐다. 실제 매립지 침출수로 진행한 오염잠재력(LPI) 실험에서는 4종의 태양광 패널이 각각 △CIGS (10.90%) △비정질 Si (12.02%) △단결정 Si (15.26%) △다결정 Si (54.19%) 오염잠재력 증가를 보였다.

연구팀은 “수명이 끝난 태양광 패널을 별도 처리 없이 폐기할 경우 해당 지역 오염잠재력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며 “실제 매립지 침출수의 경우 실험 조건보다는 오염물질이 더 적게 용출되긴 하지만 산성비 등 지역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양광 패널을 매립한 후 1년 동안 침출수 오염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태양광 패널을 무단 투기하면 해당 지역의 오염 가능성이 두 배로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칫거리로 떠오르는 태양광 패널 폐기물은 잘만 이용하면 훌륭한 재활용 자원이 될 수 있다. 태양광 패널 재활용 산업에 있어 주목받는 국가 중 한 곳이 바로 ‘한국’이다. 사진은 태양광 폐기물 처리 전문 기업 ‘원광에스앤티’가 개발한 이동식 폐패널 재활용 설비 ‘SolreBorn’ 설비. / 사진=원광에스앤티
골칫거리로 떠오르는 태양광 패널 폐기물은 잘만 이용하면 훌륭한 재활용 자원이 될 수 있다. 태양광 패널 재활용 산업에 있어 주목받는 국가 중 한 곳이 바로 ‘한국’이다. 사진은 태양광 폐기물 처리 전문 기업 ‘원광에스앤티’가 개발한 이동식 폐패널 재활용 설비 ‘SolreBorn’ 설비. / 사진=원광에스앤티

◇ 주목받는 태양광 폐기물 처리산업… 韓산·학·연, 아시아 연구·시장 주도

골칫거리로 떠오르는 태양광 패널 폐기물은 잘만 이용하면 훌륭한 재활용 자원이 될 수 있다. 이에 관련 산업도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패양광 패널 재활용 시장은 오는 2030년 11억2,000만달러(약 1조5,479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4억,6000만달러(약 6,357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시장이 5년 만에 약 약 143% 성장하는 셈이다.

태양광 패널 재활용 산업에 있어 주목받는 국가 중 한 곳이 바로 ‘한국’이다. 지난 6월 마켓앤마켓이 발표한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 태양광 패널 재활용 시장 규모는 1,070만달러(약 148억원)다. 연평균 시장 성장률은 19.3%로 오는 2030년엔 2,580만달러(약 35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국내 태양광 패널 재활용 시장은 작다. 한국의 태양광 패널 도입이 활성화 된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아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태양광 패널의 수명은 최소 20년이다. 즉, 태양광 패널 재활용 시장 역시 아직은 국내선 후행산업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마켓앤마켓은 “한국은 수명 주기 종료 후 태양광 패널 관리에 대한 엄격한 환경 규제를 통해 순환 경제 원칙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한국의 선진적 제조 생태계와 기술력은 태양광 패널 재활용에 있어 아시아 태평양 시장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 산업계와 과학계를 중심으로 태양광 패널 재활용 관련 기술 개발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 연구기관으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있다. 지난 4월 에너지연 연구진은 태양광 폐패널에서 회수한 실리콘을 리튬이온전지 음극재로 재활용하는 공정 기술 연구를 발표했다.

에너지연 연구진은 버려진 태양광 패널 모듈에서 실리콘을 회수한 후, 염산 및 질산(HCl·HNO₃) 습식 에칭 공정으로 정제했다. 그 다음, 불순물을 제거 후 추출한 실리콘을 잘게 분쇄해 리튬이온전지 재료로 만들었다. 이렇게 태양광 패널에서 추출한 재활용 실리콘은 은 성분이 남아 있어 전도성과 계면 안정성이 향상, 배터리 초기 용량이 약 1,900 mAh/g 향상됐다.

기업 연구도 주목할 성과가 있다. 4월 태양광 패널 운영 및 재활용 전문기업 ‘원광에스앤티’가 발표한 연구다. 원광에스앤티는 자사의 이동식 폐패널 재활용 설비 ‘SolreBorn’ 설비 효율성 입증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은 강원도 양구 14MW급 태양광 발전소 해체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실험 결과, 기존 고정식 처리 방식 대비 폐패널 운송 차량 운행 횟수가 175회에서 27회로 약 84% 감소소했다. 이를 운송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85% 절감 가능하다. 또한 운송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8.3톤에서 4.37톤으로 약 84.6% 줄었다.

원광에스앤티 연구진은 “태양광 폐패널 처리를 위한 이동식 설비 활용은 현장 1차 해체 및 분리 공정 도입만으로도 폐패널의 중량과 부피를 대폭 줄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물류비 절감 및 탄소 배출 저감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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