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한미약품의 미국 상업화 신약 ‘롤베돈’이 인도 자이더스 라이프사이언스 품에 안겼다. 자이더스의 미국 항암사업 확대에 따른 판매 기대가 나오지만, 지난해 선구매 효과와 1억달러 목표까지의 격차를 감안하면 단기간 내 성장세를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21일 롤베돈(국내명 롤론티스)의 기술이전 계약 상대방을 미국 어썰티오 홀딩스에서 자이더스 라이프사이언스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자이더스가 어썰티오를 인수하면서 기존 계약상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자이더스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제외한 지역에서 롤베돈의 독점적 권리를 갖고 상업화를 이어간다. 한미약품이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롤론티스를 기술수출한 이후 스펙트럼이 2023년 어썰티오에 인수됐고, 이번에 어썰티오까지 자이더스에 인수되면서 계약 상대방도 다시 바뀌었다.
롤베돈은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성인 암 환자의 호중구 감소를 예방해 감염 위험을 낮추는 장기지속형 호중구 촉진제(G-CSF)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줄어든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 생성을 촉진해 감염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에 이어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고 같은 해 미국에 출시됐다.
롤베돈의 판매 성과는 한미약품 실적과도 직접 연결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롤베돈의 원액을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해 현지 파트너에 공급하고, 별도로 파트너사의 연간 순매출에 연동된 로열티도 받기 때문이다. 미국 판매가 늘어날수록 한미약품의 공급 매출과 로열티 수익도 확대될 수 있는 구조다.
실제 미국 판매 규모는 출시 이후 커졌다. 롤베돈의 미국 순매출은 2024년 6010만달러(약 833억원)에서 지난해 6820만달러(약 946억원)로 약 13.5% 증가했다.

롤베돈 관련 수익은 한미약품 실적에도 반영됐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매출 3061억원, 영업이익 55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5% 증가했다. 회사는 MSD향 임상시험용 의약품 공급과 함께 롤베돈 로열티 선반영을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회사는 롤베돈 순매출이 향후 1억달러(약 1386억원)를 넘어서는 성장 방향성을 제시했다.
다만 지난해 롤베돈 실적을 온전히 판매 성장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미국 현지에서는 사업 통합 과정에서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지난해 3분기 이후 판매분까지 미리 구매했고, 한미약품 역시 4분기 실적에 롤베돈 로열티가 선반영됐다. 지난해 매출과 수익에 일시적인 시점 효과가 작용한 만큼 선반영 효과가 사라진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기존 계약 유지 여부에 대해 “자이더스가 어썰티오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계약지역 내 롤베돈 개발·판매 관련 권리와 의무도 승계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성장 여부를 가를 변수는 새 파트너인 자이더스의 판매 전략이다. 자이더스는 지난 5월 어썰티오를 약 1억6640만달러(약 2307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기존 영업 인프라와 항암 분야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스페셜티 온콜로지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이더스가 기존 영업망을 활용해 롤베돈 판매를 확대한다면 한미약품도 원액 공급과 로열티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한미약품이 미국 판매를 직접 담당하지 않는 만큼 향후 성과는 자이더스의 영업 전략과 현지 시장 상황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6820만달러(약 946억원) 수준인 연간 순매출을 1억달러(약 1386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결국 자이더스의 판매 역량에 달려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자이더스가 미국 항암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롤베돈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