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로드맵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금융 공공기관에 뒤숭숭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지방 이전 기관 대상에 주요 금융 공공기관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역시 지방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내부가 들썩이고 있는 모습이다. 금감원 노조는 지방 이전 추진설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금감원 노조, ‘지방이전설’에 발칵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오는 25일 국무회의에서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중앙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지방이전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이전 논의 대상으로는 금융위원회, 개인정보위원회, 성평등가족부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외에도 정부는 금감원,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 주요 기관의 지방 이전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중 금융위와 금감원은 세종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방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금융공공기관 안팎에선 반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금감원 노조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지방 이전이 업무 비효율화, 업무 대응 능력 약화, 감독 비용 상승, 직원 이탈의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금감원 측은 지난 17일 성명서를 통해 “금융감독 현장과의 물리적 단절은 심각한 금융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며 “현재 금융민원의 81.4%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금융감독기관이 수도권을 떠나는 것은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민원처리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금융회사 본점의 91.6%는 수도권에 밀집돼 있다. 아울러 현장검사 대상의 88.3%, 상장기업 본사의 72.7%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 금감원 노조, 지방 이전 반대 “소비자보호·감독 기능 약화돼”
노조는 지방 이전 시 물리적 거리가 늘어나면서 대응이 지연될 뿐 아니라 감독 비용도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매년 발생하는 수백 건의 인허가, 각종 신고서 수리, 금융회사 현장 검사 등을 위해 서울로 역출장을 다녀야 하는 비효율을 낳게 되고 수도권 출장소 운영비와 담당 인력의 출장비 등 막대한 추가 운영비용이 발생하게 된다”며 “감독비용의 증가는 금융기관의 감독분담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대출금리와 수수료의 상승 등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설문조사를 근거로 직원들의 이탈도 가속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최근 금감원 노조는 최근 조합원 1,5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응답자의 69.7%가 이직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금이라도 이직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응답율도 85.6%에 달했다.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직원들의 경우 이직 고려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노조는 “(지방 이전시) 핵심 전문인력의 대거 이탈까지 겹친다면 감독역량은 급격히 쇠퇴하고 소비자 피해도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감원 노조와 예금보험공사 노조와 함께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이전 반대 입장을 더욱 분명히 했다. 이날 양 기관 노조는 정부의 지방이전 대상에서 두 기관을 제외해달라고 공식 요구했다. 정부가 이전을 강행한다면 파업과 법적 대응 등을 통해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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