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글로벌 제약사가 주도해온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개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은 품목허가 심사부터 임상 1상까지 단계별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선두권에서는 상용화를 앞둔 후보물질이 등장했고, 임상 3상과 1~2상 단계의 파이프라인도 잇따라 개발이 진전되는 모습이다.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곳은 한미약품이다. 자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식약처에 에페글레나타이드(제품명: 에페)의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이에 앞서 식약처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돼 심사 기간 단축 가능성도 확보했다.
국내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이 참여한 임상 3상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의 40주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로 나타났다. 투여군의 49.46%가 체중을 10% 이상 감량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최대 30% 수준의 체중 감소도 확인됐다. 회사는 비만 적응증 상용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당뇨병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는 현재 품목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HK이노엔은 중국 사이윈드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도입한 GLP-1 수용체 작용제 ‘에크노글루타이드(IN-B00009)’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 식약처로부터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같은 해 9월 첫 환자를 등록했고, 올해 1월 목표 환자 313명 모집을 완료했다.
현재 40주간 투약이 진행되고 있으며 HK이노엔은 연내 투약을 마친 뒤 허가 신청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JW중외제약도 후기 임상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8일 중국 간앤리 파마슈티컬스에서 도입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보팡글루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지난 4월 국내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임상은 국내 성인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식약처 승인을 거쳐 오는 12월 임상을 개시할 예정이며, 2029년 3월까지 보팡글루타이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임상 1~2상 단계 후발주자들의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프로젠의 ‘PG-102’는 비만 적응증 임상 2a상을 완료하고 후속 임상 2b상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PG-102는 GLP-1과 GLP-2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후보물질로 비만뿐 아니라 제2형 당뇨병과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등을 적응증으로 개발되고 있다.
일동제약그룹 신약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도 비만·당뇨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을 마치고 후속 개발을 추진 중이다. 임상 1상에서 28일 투여 후 최고용량인 200mg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9.88%로 나타났으며, 개별 환자에서는 최대 13.8%의 체중 감소가 확인됐다.
동아에스티 관계사 메타비아는 비만치료제 ‘DA-1726’의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비만 성인 40명을 대상으로 16주간 고용량 투여 전략을 평가하는 임상 1상 파트3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임상을 계속하고 있는 환자 모두가 각 코호트의 목표 최고용량인 48mg과 64mg에 도달했으며, 16주 톱라인 결과는 올해 4분기 공개될 예정이다. 앞선 임상 1상 Part 2의 48mg 코호트에서는 8주간 평균 9.1%의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의 비만치료제 개발이 후기 임상과 허가 단계까지 진전되면서 향후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에도 시장 진입 기회가 열리고 있지만 경쟁 강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제품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한 만큼 국내 기업들도 임상 개발을 넘어 실제 처방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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