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시험기관 울리는 식약처 검증 체계...보완 요청 목소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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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 건물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포인트경제)
식품의약품안전처 건물 / 식품의약품안전처

[포인트경제] 지난 1월 유해물질 초과 검출로 회수 조치를 받았던 삼화식품의 국간장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재검사에서도 최종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모호한 재검사 규정과 시료의 오염 시점은 확인할 길이 없어 제조사와 최초 시험기관과의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삼화, 부적합 판정에 '시험기관 문제' 제기...재검사 신청

최근 유통업계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3월 삼화식품이 제조·판매한 '삼화맑은국간장(1.8L·소비기한 2027년 12월 21일)'에 대한 재검사를 실시한 결과 최초 검사와 동일하게 3-MCPD가 기준치(0.02mg/kg)를 초과했다며 부적합 판정을 유지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1월 해당 제품에서 발암 가능 물질인 3-MCPD가 0.93mg/kg 검출됐다며 전량 회수 명령을 내렸다. 최초 검사는 국가 공인 시험·검사기관인 동진생명연구원이 수행했다.

삼화식품은 당시 동진생명연구원의 장비나 분석 과정에 오류 가능성이 있다며 부적합 판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자체 검사나 타 검사기관에서도 이상이 없었는데, 갑자기 그런 높은 수치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재검사도 '부적합'...오염 시점·검사 방식 둘러싼 갈등은 계속

식약처는 해당 건으로 담당자가 직접 삼화식품 사업장과 동진생명연구원을 찾아가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각각 관계자들과 면담도 진행했으나 특별한 문제점을 찾을 수 없어 결국 재검사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재검사는 사업장 관할인 대구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 위탁 검사기관에 의뢰해 진행됐다. 동진생명연구원에 보관됐던 남은 시료는 봉인 돼 해당 검사기관에 전달됐고, 재분석에도 최초 검사와 유사한 수치가 검출되면서 부적합 판정이 유지됐다. 이에 문제가 됐던 물량은 회수 및 폐기 절차 등 관련 행정 조치가 이뤄졌다.

△ 동진생명연구원 "식약처 재검사 수치 일치… 정정 요구 공문 전면 무시"

동진생명연구원 측은 식약처의 최종 판정에 따라 검사의 정확성이 입증됐다는 입장이다. 검사 오류 주장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입은 신뢰도 실추와 삼화 측의 무책임한 소통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동진생명연구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식약처 재분석을 통해 당사 분석 장비와 기술력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이 최종 입증됐다"며 "45년간 쌓아온 연구진의 정직함과 기관 신뢰도가 한순간에 타격을 입은 만큼, 최소한의 명예 회복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진생명연구원에서 삼화식품으로 발송한 공문. /동진생명연구원
동진생명연구원에서 삼화식품으로 발송한 공문. / 동진생명연구원

동진생명연구원은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해 대표이사 명의로 정정 및 사과를 요구하는 공식 공문을 삼화식품 측에 두 차례 발송했으나 삼화식품 측으로부터 아무런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법적 소송으로 사안이 확대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면서도, "삼화 측과의 소통이 막혀 있는 만큼, 식약처 최종 결과를 바탕으로 당시 삼화 측의 일방적 주장만 담겨 온라인상에 남아 있는 사실과 다른 보도들이 우선적으로 정정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정 요청 대상 문구 예시. /동진생명연구원
기사 정정 요청 대상 문구 예시. / 동진생명연구원

삼화 "기존 시료 재검사 절차 한계…동일 날짜 타 샘플은 정상"

삼화식품은 식약처 재검사가 갖는 구조적 한계와 당시 자체 검사 정황을 설명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삼화식품 관계자는 "식약처 재검사는 최초 부적합 판정을 냈던 검사기관에 보관돼 있던 동일 시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다"며 "이미 초과 검출이 나온 샘플을 다시 검사하면 당연히 같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보다 정확한 검증을 위해 시장에서 회수된 제품군 중에서 임의로 시료를 다시 채취해 재검사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관련 행정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매일 진행하는 자체 검사 및 타 외부 기관 의뢰 결과에서는 동일 생산 날짜 제품이 모두 '정상'으로 도출됐던 만큼, 제조사 입장에서도 선뜻 수용하기 어려운 정황이 있었다"고 전했다.

식약처, "절차에 문제 없어...정책 관련은 관련 부서에 문의"

식약처 관계자는 '왜 동일생산일자 제품 중 임의 시료 검사는 병행되지 않았나'하는 본지 질문에 대해 "대조군 검사는 규정에 없어 문제 시료만 검사했다"면서도, 그나마 시간 경과에 따라 미생물 오염 가능성이 있는 시료는 재검사 자체가 불가하지만, 3-MCPD는 오염이 어려운 항목이라 재검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쟁점은 시료가 오염된 시점이다. 그러나 업체에서 시료를 보내는 과정과 시험기관에서 분석하는 과정 중 언제 오염이 발생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 피해와 갈등이 심화됐다. 이로 인해 삼화식품은 대형마트 입점이 한동안 제한됐고, 동진생명연구원도 시험검사기관으로서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본지는 식약처에 '이런 경우 사실확인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질의했으나, 관계자는 그간 현장조사 및 면담 등의 노력을 언급하면서 재검사 등 정책 보완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와의 소통을 권했다.

시료 채취·봉인·보관·분석 전 과정에 입증장치 제도화 필요

이번 건은 최종 부적합 판정으로 결국 관련 제품 회수가 완료됐으나, 1차 검사 결과에 대한 사실관계 정리와 정정 조치가 과제로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현행 제도만으로는 검사 과정에 대한 의문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유사한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행 재검사에 동일 생산일자 제품에 대한 대조군 검사 여부를 명확히 규정하고, 시료 채취·봉인·보관·분석 전 과정에 CCTV 기록이나 영상 보관 등 객관적인 입증 장치를 제도화하는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삼화식품은 본사가 대구광역시 소재로 본업인 장류 제조 중심 구조에서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간편식(HMR), 밀키트, 디저트(요거트 아이스크림 브랜드 '요아정' 인수 등)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며 계열·관련 법인들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70년 이상 역사를 지닌 대구·경북 지역 기반의 전통 장류 제조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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