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카카오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 대신 이용자의 요청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카카오톡 기반 AI 서비스에 승부를 건다. 쿠팡이츠와 손잡고 카카오톡 안에서 메뉴 추천부터 주문·결제까지 연결한 뒤 내년부터 거래 수수료와 구독을 중심으로 수익화에 나선다.
6일 카카오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AI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연말까지 카카오톡 내 AI 서비스 월간활성이용자(MAU)를 1000만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2028년에는 AI 관련 매출이 톡비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 쿠팡이츠와 첫 협업…카톡서 추천부터 결제까지
카카오는 이용자의 관심을 광고로 끌어오는 ‘주목 경제’에서 AI가 이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행동까지 수행하는 ‘의도 경제’로 시장이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톡 대화에 흩어진 일정과 관심사, 이용자 선호를 AI가 파악해 구매와 예약, 결제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첫 번째 외부 연동 서비스는 음식 배달이다. 카카오는 쿠팡이츠와 협력해 AI가 대화 맥락에서 주문 의도를 파악하고 이용자 취향에 맞는 메뉴를 제안하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용자는 별도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동하지 않고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주문과 결제까지 마칠 수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첫 번째로 카카오의 에이전트 AI에 연동될 버티컬은 음식 배달”이라며 “쿠팡이츠와 파트너십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단순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사의 역할과 책임, 사업모델과 운영 기준을 함께 설계한다. 카카오톡에서 발생한 주문이 쿠팡이츠의 신규 이용자와 거래액 증가로 이어지는지도 검증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향후 에이전트 간 역할과 호출 방식을 에이전트 투 에이전트(A2A) 기반 공통 구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인증과 권한, 위임, 주문, 결제 기능은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와 에이전트 빌더 형태로 제공해 커머스·예약·여행·결제 분야로 외연을 넓힌다.
개방형 AI 플랫폼 ‘플레이MCP’에서는 현재 3400개 이상의 도구가 운영되고 있다. 하루 호출 횟수는 10만회를 넘어섰다. 카카오는 이 가운데 이용 빈도가 높은 생활 밀착형 기능을 카카오톡과 순차적으로 연결할 방침이다.

◇ AI 인프라 사업 선 긋기…“투자수익률 충분하지 않아”
카카오는 AI 데이터센터와 GPU 클라우드 등 인프라 사업 진출에는 선을 그었다. 대규모 선행 투자와 지속적인 설비투자가 필요한 데다 GPU와 AI 서버의 세대교체가 빨라 재무 부담에 비해 기대할 수 있는 투자수익률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정 대표는 “AI 데이터센터와 GPU 클라우드를 포함해 AI 가치사슬 전반의 사업성을 검토했다”며 “카카오가 AI 시대에 가장 높은 경쟁력을 만들 수 있는 영역은 인프라 계층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GPU와 AI 서버 등 하드웨어의 세대교체가 매우 빠르고 경쟁적인 공급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수급 불균형에서 발생하는 높은 수익성이 장기간 지속된다고 담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인프라 사업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대신 자체 AI 모델과 카카오톡 기반 소비자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한다. 이용자가 매일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AI 서비스의 핵심 접점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정신아 대표는 “단기적으로 감내해야 할 재무적 부담에 비해 미래 투자수익률이 충분히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전 국민이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AI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모델부터 서비스 계층까지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 연말 AI 이용자 1000만명…내년부터 수익화
카카오톡 내 AI 서비스의 이용자 지표도 확대되고 있다. ‘챗GPT 포 카카오’는 2분기 기준 누적 가입자 약 1300만명을 확보했다. 이용자당 하루 평균 발신 메시지는 6건을 넘어섰고 분기 말 기준 평균 체류시간은 8분에 근접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챗GPT를 호출해 질문하고 답변을 대화 상대와 공유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대했다. PC에서도 챗GPT 포 카카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넓혔다. 하반기에는 이미지 생성과 챗봇 기능을 추가로 고도화한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평균 2주마다 개선 사항을 반영하면서 이용자 유지율이 출시 초기 70% 수준에서 80%에 가까워졌다. 대화에 흩어진 일정과 관심사를 연결해 이해할 수 있도록 장기 메모리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정 대표는 “연말에는 카카오톡 내에서 AI 서비스를 친숙하게 접하기 시작하는 월간활성이용자 규모가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수익화는 내년부터 시작한다. 에이전트 커머스 거래 수수료와 AI 구독을 우선 적용하고 이후 새로운 형태의 광고로 수익모델을 확대한다. 2028년에는 AI 관련 매출을 톡비즈 매출의 두 자릿수 비중까지 키울 계획이다.
한편 카카오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985억원, 영업이익은 2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36%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헬스케어를 중단영업으로 반영한 재작성 실적 기준 모두 분기 최대다. 플랫폼 매출이 17% 증가한 1조2303억원으로 성장을 견인했고 톡비즈 매출은 12% 늘어난 6432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매출은 1% 증가한 8682억원이다.
카카오 별도 기준 AI 서비스 영업손실은 58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0억원 늘었다. 서버 구매 영향으로 설비투자액도 18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5억원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중단영업손실과 법인세 비용 등의 영향으로 180억원에 그쳤으며 계속사업 기준 순이익은 1987억원이다.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플랫폼 사업이 구조적 성장 구간에 재진입했고 비핵심 사업 정리 효과도 3분기부터 온전히 반영된다”며 “하반기에도 2분기 수준의 수익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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