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상장 계획을 다시 제시하며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거듭 미뤄져왔던 상장이 새로운 목표 시점인 2028년까지는 정상적으로 완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4일, 빗썸은 오는 2028년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며 단계별 로드맵을 수립해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내 자상자산 거래소 업계에서 업비트와 함께 ‘양강 체제’를 구축해 온 빗썸은 앞서 적극적인 상장 의지를 보여왔다. 처음으로 상장 추진 움직임이 포착된 건 2020년이다. 당시 빗썸은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이내 별다른 성과 없이 중단됐다. 가상자산 관련 제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다 보니 상장 절차를 진행하는데 있어 한계가 뚜렷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빗썸이 상장 의지를 완전히 꺾은 건 아니었다. 빗썸은 2023년 재차 상장 의지를 드러내며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제도화도 속도를 내자 이에 발맞춰 상장을 향한 발걸음을 다시 내디딘 것이다. 특히 빗썸은 2025년 하반기를 구체적인 목표 시점으로 설정했고,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상장을 향한 빗썸의 발걸음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2024년 4월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에 따른 준비가 당면과제로 급부상하면서 상장 추진을 앞두고 ‘사전 작업’ 성격으로 착수했던 인적분할을 미뤄야 했다.
빗썸의 인적분할은 1년여 뒤인 지난해 4월 재추진되기 시작해 8월에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미뤄지긴 했어도 상장을 향한 빗썸의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또 다른 악재가 빗썸의 발목을 잡았다. 여러모로 중요한 시기에 관계당국과 엇박자를 이어가고, 이벤트 관련 소비자 분쟁에 휩싸이는 등 불미스런 잡음이 끊이지 않더니 지난 2월 사상 초유의 60조원 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이로 인해 빗썸은 또 다시 상장 준비를 중단하고 급한 불부터 꺼야했다.
결국 빗썸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상장 목표 시점을 재차 연기했다. 2027년까지 내부통제 강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사실상 2028년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상장 계획은 이 같은 기존 입장을 보다 구체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빗썸은 올해 내부통제 체계 강화와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전환 준비를 마치고, 2027년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거쳐 2028년 상장을 완료하겠다며 3단계에 걸친 단계적 계획을 내놨다.
아울러 고객 자산 보호 및 시스템 안정성 극대화를 위해 리스크 관리 체계와 내부통제를 제도권 금융회사 수준으로 전면 개편하고 있고, 글로벌 상장사에 요구되는 엄격한 기준을 맞추고자 대형 회계법인과 정밀 컨설팅을 진행하며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에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의 전환을 이행하고 있다고 빗썸은 밝혔다. 아울러 국내외 대형 증권사, 법무법인 등 외부 전문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임직원 준법감시와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한층 더 강화하며 상장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빗썸은 가상자산 거래소 업종 특성에서 비롯되는 리스크를 보완하는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만큼 사업 모델을 다각화해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를 보완하는 한편, 유동성 자산을 충분히 확보해 상장 이후에도 주주가치를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빗썸 관계자는 “이번 상장 추진은 단순한 상장을 넘어 가상자산 거래소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제도권 금융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이라고 설명하며 “시장과 투자자가 깊이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남은 상장 요건들을 체계적으로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적극적인 상장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거듭 발걸음이 꼬여왔던 빗썸이 이번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