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외환시장 동시 개입 가능성…원·엔 환율 급락 후 숨고르기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한국과 일본, 미국 외환당국이 통화 가치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동시 개입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원화와 엔화의 가치가 동반 약세를 보이던 상황에서 전례 없는 '3국 공조'가 펼쳐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31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밤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이 일시에 급하락(자국 통화 가치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중 1437.4원까지 올라섰으나 야간 거래에서 1418.0원까지 미끄러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 역시 장중 달러당 163엔대에서 157엔대까지 급락하는 등 양국 통화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외신과 시장 전문가들은 한·일 당국의 자국 통화 매수·달러 매도 개입이 비슷한 시각에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개입에 나섰으며 미국 재무부 지시로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외환 거래 정황을 파악하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트 체크는 외환당국이 실제 시장 개입 직전에 수행하는 절차로,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의 강력한 실력 행사를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일본과 한국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서 자국 통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개입했으며 복수의 (외환시장) 소식통은 미국도 함께한 드물고도 전례 없는 공조 개입으로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지난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엔화가 매우 저평가돼 있다"고 언급, 미 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동시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양국 간 공조 관계를 강조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지성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급)은 전화 통화에서 "(한·일 외환 당국의 동시 개입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일본과는 긴밀한 공조 관계를 꾸준히 유지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환율 전망과 관련해서는 "대기업의 일시적 자금 환전 착시가 아닌, 반도체 및 조선 등 주요 수출업체의 현·선물환 매도 물량이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 우위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외환당국의 개입 효과는 단기 속도 조절에 그쳤다. 장중 급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1430원대로, 엔·달러 환율도 160엔대로 각각 하락폭을 반등하며 되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직접 개입이 환율의 장기적 방향성을 바꾸기보다 급격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신호탄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개입이 시장에 강한 경고 신호를 남겼다고 평가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 직접 개입은 일시적 영향에 그치지만, 일본 당국이 달러당 163~164엔을 상단으로 설정해 추가 개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줬다"고 분석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해서는 "원·달러 환율이 지지선이었던 1430~1440원대 구간을 하향 돌파한 만큼 당분간 추가 하락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1400원대 초반에서는 달러 저가 매수 수요도 유입될 수 있어 당분간 1400~1450원선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BOJ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0%로 동결했지만 물가 상승 위험을 언급,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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