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푼 정치(67)] 최장 90일… ‘패스트트랙’ 기간 단축 ‘공방’

시사위크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7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시작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하고 있다.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7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시작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기간을 현행 최장 330일에서 90일로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패스트트랙 제도가 이름과 달리 오히려 입법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해당 법안을 추진했다. ‘일하는 국회’를 위한 것이란 명분인데, 야당은 여당의 입법 독주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향후 국회 운영에서의 신경전도 격화될 조짐이다. 

Q. ‘패스트트랙’ 제도는 무엇인가.

A. ‘패스트트랙’, 즉 ‘신속처리안건’은 국회에서 중요 법안이나 안건이 장기간 계류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상임위원회 재적위원 과반수의 요구로 패스트트랙 지정을 요청할 수 있다. 실제 지정을 위해선 재적의원 5분의 3 또는 상임위원회 재적위원 5분의 3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지정된 안건은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180일 이내, 법제사법위원회에선 90일 이내 심사를 마쳐야 한다. 본회의 부의 후에는 60일 이내에 본회의에 상정해야 하고, 상정되지 않을 경우 기간이 경과한 후 처음으로 개의되는 본회의에 상정된다.

Q. 패스트트랙은 왜 도입됐나.

A. 패스트트랙은 지난 2012년 일명 ‘국회선진화법’이라고 불리는 국회법 개정 과정에서 도입된 제도다. 이전까지 국회는 입법 과정에서 다수당의 날치기 통과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몸싸움 등으로 지탄의 대상이 됐는데, 문제를 개선하고 ‘국회 선진화’를 달성하자는 목표하에 여러 의사 절차를 손질했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입법 교착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중요 안건의 경우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제도가 마련됐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뉴시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뉴시스

Q. 이번에 상정되는 국회법 개정안은 어떤 내용인가.

A. 개정안은 상임위 심사 기간을 180일에서 60일로 줄이고 법사위 심사 기간을 90일에서 30일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은 이후 처음으로 개의되는 본회의에 상정하도록 해 시간을 대폭 축소했다. 현재 최장 330일이 걸리는 기간을 최장 90일로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Q. 여당은 왜 법안을 발의했나.

A. 민주당은 해당 제도가 ‘신속 처리’라는 당초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법안 처리까지 최장 330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여당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 정부 여당을 뒷받침하는 상황에서 여러 개혁 입법 추진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만은 최근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격화됐고,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의 습관적 인질극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며 국회법에 대한 전반적 손질을 예고했다.

Q. 기간 단축에 따른 우려는 없나.

A. 일단 쟁점 법안에 대한 빠른 입법이 가능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물리적 시간이 줄어들게 되는 만큼 충분한 심사를 제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해당 법안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검토보고서는 “체계·자구 심사 기한 단축을 통해 안건이 적시에 처리되는 효과가 있을 것을 보인다”면서도 “법제사법위원회의 충분한 체계·자구 심사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음을 고려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제19대부터 21대 국회 가결 법률안의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기간이 평균 43일을 상회했다는 점에서 법사위 심사 기간을 최장 30일로 단축하는 것은 이러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Q. 야당은 어떤 입장인가.

A. 국민의힘은 패스스트랙 기간 단축이 궁극적으로 여당의 입법 독주를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간이 짧아지며 소수당의 의견 개진의 기회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야당의 견제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소수당이 충분히 의견을 개진하고 여야가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도입한 제도가 최대 330일 패스트트랙”이라며 “법안의 졸속 처리로 사회적 혼란만 초래할 국회 거수기법은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해당 법안이 본회의 상정된 이후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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