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우디가 브랜드 역사상 가장 큰 SUV '아우디 Q9(이하 Q9)'을 공개했다. 기본 7인승과 선택형 6인승으로 구성된 풀사이즈 SUV로, 기존 Q7과 Q8 위에 자리한다.
차체 크기와 새로운 편의사양보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름에 붙은 숫자다. 아우디가 양산차에 '9'를 사용한 것은 Q9이 처음이다. 기존 Q8이 Q 패밀리의 플래그십 역할을 맡았다면, Q9은 6·7인승 공간을 앞세워 그보다 높은 자리에 배치됐다.
아우디는 Q9을 SUV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포트폴리오 플래그십'으로 규정했다. 5인승 SUV 쿠페 성격이 강한 Q8과 3열 풀사이즈 SUV인 Q9이 서로 다른 최상위 수요를 담당하는 구조다. 세단 A8과 Q8이 나눠 맡던 아우디의 플래그십 체계에 공간 중심의 Q9이 새 축으로 들어왔다.
Q9의 전장은 5310㎜, 휠베이스는 3140㎜다. BMW X7보다 전장은 129㎜, 휠베이스는 35㎜ 길다. 아우디가 그동안 Q7과 Q8로 대응했던 대형 SUV 영역에서 한 단계 더 큰 차체와 3열 공간을 꺼내 들었다.

아우디에게 '브랜드 최초'라는 수식어는 새로운 시장 개척보다 오랫동안 비어 있던 제품 구성을 완성했다는 의미가 크다. BMW X7과 메르세데스-벤츠 GLS, 레인지로버 등이 풀사이즈 럭셔리 SUV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Q9은 후발주자로 출발한다.
◆Q8 위에 놓인 풀사이즈…같은 V6에 붙은 1만7900유로
아우디가 Q9에 부여한 역할은 기존 Q7의 확대형에 그치지 않는다. Q8이 디자인과 스포티한 비율을 강조한 5인승 최상위 SUV였다면, Q9은 넓은 2·3열과 6·7인승 구성을 중심에 둔 풀사이즈 SUV다. 같은 최상위 SUV 안에서도 Q8은 스타일과 주행 감각, Q9은 공간과 후석 경험을 담당한다.
Q9의 등장으로 아우디의 플래그십 체계도 달라졌다. A8이 세단의 최상단을 지키고 Q8이 SUV 라인업을 대표해 왔다면, Q9은 차체 크기와 탑승 인원, 후석 편의성을 앞세워 브랜드 전체의 새로운 포트폴리오 플래그십으로 올라섰다. 최상위 모델의 역할이 하나의 차종에 집중되기보다 세단과 SUV, 서로 다른 SUV 형태로 나뉘는 구조다.
Q9은 7개 좌석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6인승을 선택하면 2열에 독립형 전동 시트가 들어가며, 3열에도 성인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오토매틱 도어와 1.5㎡가 넘는 파노라믹 선루프, 세계 최초 커브드 디지털 OLED 리어 라이트도 적용했다.
플래그십의 가치도 운전석에 집중된 성능에서 모든 탑승자가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으로 확장됐다. 오토매틱 도어는 주변 장애물과 접근 중인 자전거 등을 감지해 작동을 멈춘다. 2열 독립 시트와 3열 전동 폴딩, 구역별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파노라믹 선루프는 가족용 SUV와 비즈니스 이동 공간의 성격을 함께 겨냥한다.
"새로운 포트폴리오 플래그십인 아우디 Q9은 이런 비전을 구현한 모델이다. 최고급 소재와 2열 독립 전동 시트, 오토매틱 도어는 아우디가 추구하는 실내 품질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 여기에 최신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통합적인 사용자 경험이 더해져 아우디 브랜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다." - 게르놋 될너(Gernot Döllner) 아우디 AG 이사회 의장

유럽형 Q9의 출시 가격은 독일 기준 10만8400유로부터 시작한다. 220㎾, 299마력의 3.0ℓ V6 디젤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8단 자동변속기, 콰트로 상시 사륜구동이 기본 구성이다. 최대토크는 630Nm다.
흥미로운 대목은 올해 공개된 3세대 Q7에도 같은 출력과 토크를 내는 V6 디젤 파워트레인이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독일에서 Q7 220㎾ 모델은 9만500유로부터 판매된다. Q9은 같은 출력의 Q7보다 1만7900유로, 19.8% 비싸다.
가격 차이를 만드는 중심은 엔진 출력보다 차체 크기와 후석 공간, 편의사양, 모델의 지위다. 고객이 추가 비용을 지불할 대상도 더 강한 엔진에서 넓은 2·3열과 탑승 경험으로 옮겨졌다.
Q9에 적용된 커브드 OLED 리어 라이트와 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아우디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장치다. 그러나 Q7 역시 3세대 디지털 OLED 리어 라이트와 오토매틱 도어, 투명도 조절 파노라믹 선루프, 유사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한다.
Q9만의 핵심 차이는 개별 기술의 개수보다 그 기술을 담은 공간의 규모와 상위 모델에 맞춘 구성에서 나온다. 시장에서 '가장 큰 아우디'보다 '새로운 플래그십'으로 인정받아야 1만7900유로의 가격 차이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Q7의 차체만 키운 모델이라는 인상이 강해질 경우 플래그십으로서의 차별화는 약해질 수 있다. Q9이 처음 받은 숫자 '9'에 걸맞은 경험을 얼마나 제공하느냐가 초기 시장 안착을 좌우할 대목이다.
◆미국 수요가 만든 5310㎜…판매 감소 속 제품 믹스 상향
Q9의 출발점에는 북미 시장이 있다. 아우디 AG는 미국 고객이 요구하는 공간과 기술, 품질, 안전을 Q9 개발 과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대형 텀블러를 수납할 수 있도록 컵홀더 크기까지 고려했다는 설명에서도 개발 방향이 드러난다.
넓은 3열과 6·7인승 구성, 대형 적재공간은 북미 대형 SUV 고객에게 익숙한 조건이다. 트레일러 주행을 돕는 보조 시스템과 콰트로 사륜구동, 에어 서스펜션도 장거리 이동과 레저 수요를 반영한다. 가족 이동과 레저, 업무용 의전 수요를 한 차종에서 소화하려는 북미 풀사이즈 SUV 시장의 특성이 제품 전반에 반영됐다.
아우디가 미국 맞춤형 Q9을 꺼낸 시점은 브랜드의 판매 흐름과도 연결된다. 아우디 브랜드의 올해 상반기 세계 판매량은 72만7000여대로 전년 동기보다 7% 넘게 감소했다. 중국 시장의 경쟁 심화와 미국 관세가 판매 감소 요인으로 지목됐다.

Q9이 판매량 전체를 크게 바꿀 차종은 아니다. 가격대가 높은 풀사이즈 SUV의 성격상 판매 규모보다 대당 수익성과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아우디가 판매 감소 속에서도 포트폴리오 최상단을 확대한 판단에는 미국 시장 대응과 제품 구성 개선이 함께 담겼다.
아우디그룹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91억7700만유로로 전년 동기보다 10.4% 감소했다. 그룹은 판매량 감소와 부정적인 제품 믹스를 매출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영업이익은 11억2200만유로로 소폭 늘었고, 영업이익률도 3.3%에서 3.8%로 상승했다. 다만 연간 목표 범위인 5~7%에는 미치지 못했다.
Q9은 아우디의 제품 믹스를 상향하는 역할을 맡는다. Q7보다 약 20% 높은 시작 가격을 책정하면서도 파워트레인보다 공간과 후석 경험을 가격의 근거로 내세웠다. 판매 대수가 많지 않더라도 고가 트림과 선택사양을 통해 평균 판매가격을 높일 수 있는 구조다.
경쟁 환경은 만만하지 않다. BMW X7과 메르세데스-벤츠 GLS는 이미 각 브랜드의 대표적인 3열 플래그십 SUV로 자리를 잡았다. 레인지로버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까지 가격대가 올라가면 공간 외에도 브랜드 위상과 개인화, 후석 서비스가 구매 판단에 큰 영향을 준다.
Q9에는 아우디의 조명 기술과 디지털 인터페이스, 콰트로 주행 기술이 집약됐다. 후발주자에게 필요한 것은 사양의 수보다 Q9을 선택해야 할 분명한 이유다. 오토매틱 도어와 커브드 OLED, 2열 독립 시트가 실제 탑승 경험에서 경쟁 모델과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가 관건이다.
국내 출시 일정과 가격, 도입 파워트레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Q9이 판매될 경우 Q7과의 가격 간격을 어느 수준으로 설정할지, Q8과는 어떤 고객층을 나눠 가질지, 6인승과 7인승 가운데 어떤 구성을 주력으로 삼을지가 시장 위치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아우디가 처음 꺼낸 숫자 '9'는 기존 Q8 위에 비어 있던 풀사이즈 SUV 자리를 채웠다. A8과 Q8이 맡아온 최상위 영역도 공간 중심의 Q9이 합류하면서 새로운 서열을 갖췄다. 남은 과제는 5310㎜의 크기를 1만7900유로의 추가 가치로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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