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국회=제갈민 기자 GM(제너럴모터스) 한국사업장이 국내 신차 생산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2028년 이후에도 철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국지엠 노조는 여전히 불안하다. GM이 2018년 한국 정부와 KDB산업은행 등으로부터 공적 지원을 받고도 사업장을 줄줄이 축소·폐쇄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부 측이 GM한국사업장의 4년째 흑자 및 수출량 성장을 근거로 “철수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안일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한국지엠 노조는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에 한국지엠 노조는 2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다가오는 2028년, 한국지엠의 미래는’ 토론회를 열고 정부 기관과 지자체, 그리고 국회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영수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책기획실장은 ‘기로에 선 한국지엠, 2028년을 향한 대응 방안 및 산업부와 산업은행의 책임’을 주제로 의견을 냈다.
이영수 한국지엠노조 정책기획실장은 “GM이 지난 2018년 산은과 체결한 10년 기한의 주주 간 기본 계약과 GM·산업통상부 간에 체결한 양해각서 유효기간이 2028년 5월 만료된다”면서 “GM은 2018년 2월 설날 전에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했고, 정부의 8,090억원 지원이 약속됐음에도 △2018년 5월 군산공장 폐쇄 △2018년 12월 연구개발 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분리 △2020년 6월 부평 물류센터 부지 매각 △2021년 창원공장 경차 스파크 단종 △2022년 9월 부평2공장 폐쇄 △2025년 5월 GM직영정비서비스센터 순차 매각 및 부평공장 유휴부지 매각 계획 일방적 통보 △2025년 11월 직영정비소 9개 폐쇄 일방 통보 등 전력을 보면 GM의 한국시장 철수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산은이나 산업부에서는 ‘GM한국사업장이 2022년부터 흑자를 이어오고 있고 최근 수출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노조에서 걱정하는 철수가능성은 기우다.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하는데, 이는 위기의식이 없는 것”이라면서 “GM은 우리 정부와 약속이 끝나는 시점인 2028년 5월을 앞두고 (철수 가능성을 얘기하면서) 또 한 번 정부에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 섞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초 GM한국사업장 노사 합의를 통해 직영정비센터 폐쇄 관련해 3곳을 남기고 부평 하이테크센터를 축소하는 것으로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9개 직영 정비센터가 3개로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이러한 GM 본사와 GM한국사업장의 통보가 있었음에도 GM한국사업장의 2대 주주라는 산은이나 정부기관인 산업부는 책임있는 행보를 보이지 못해 한국지엠 노조의 불안감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영수 한국지엠노조 정책기획실장과 함께 안규백 한국지엠노조 지부장도 정부 측에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안 지부장은 “2024년부터 계속 산업부 및 산은 측, 그리고 국회의원들을 만나고 있는데 매번 ‘한국지엠의 문제가 뭔지 모르겠다’고 얘기하더라”라면서 “GM은 2013년 ‘5년간 8조원 투자’ 발표를 하면서 향후 6개 차종을 국내에서 생산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현재 단 2개 차종만 생산하는 수준으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GM직영정비센터 폐쇄 이슈가 한창일 때 GM한국사업장은 뜬금 없이 6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는데, 3억 달러는 현재 생산 중인 차종(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트레일블레이저)에 기 집행된 금액이며 나머지 3억 달러 추가 투자도 현재 생산 중인 공장의 시설 보수·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투자였을 뿐”이라면서 “최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세대 모델의 배정 여부에 대해서는 ‘내년 3분기까지 확정해 알려주겠다’고 말했을 뿐 당장 약속을 하지 않고 GM 사측은 꼼수만 부리고 있어서 신뢰를 못 하겠다. 우리도 회사를 신뢰하고 싶은데 믿게끔 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국지엠 노조를 비롯한 근로자들은 그간 사업장 축소를 몸으로 경험한 만큼 현재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불안을 겪고 있다. 산은 및 산업부가 안일하게 대응해서는 안 되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노동자들의 걱정을 해소해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임채욱 산업부 산업정책실 자동차과장은 한국지엠 노조의 성토에 “우리도 문제의식은 있다”면서 “한국지엠 노조위원장이 ‘산업부 담당자들은 위기의식이 없다’고 했는데, GM한국사업장이 신차 생산 잘해서 수출도 잘하고 있고 2022년 이후 계속 흑자내고 있는데 우리가 섣불리 철수설 얘기를 하기 보다는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임채욱 산업부 산업정책실 자동차과장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산업부 측에 △산업부가 GM한국사업장 사측이나 미국 GM 본사와 직접적으로 얘기는 해본 적이 있는지 △한국에서 생산하는 새로운 모델 배정을 위해 산은과 산업부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앞으로 계획은 있는지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임 과장은 “정부가 한국지엠 문제에 대해 손 놓고 있다고 얘기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도 한국지엠의 문제를 인식하고 사측과 소통을 하고 있으며 협의도 이어오고 있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국지엠 노조의 우려는 해소되지 않았다. 이영수 한국지엠노조 정책기획실장은 “2028년 5월 산업부와 GM의 MOU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산업부는 지난 10년간 GM의 이행 실태에 대한 공식적인 평가와 후속 협약 방향을 올해 정기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반드시 짚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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