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기업용 인공지능(AI) 기업 웨일(Whale)에 투자하며 AI 활용 범위를 실제 사업 현장으로 넓힌다. 단순한 업무 소프트웨어를 넘어 전시장과 판매점, 생산시설 등 물리적 공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판매와 서비스,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기업용 AI 기술을 선점하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웨일이 4000만달러를 추가로 유치한 시리즈 C3 투자 라운드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번 투자로 웨일의 시리즈 C 누적 투자액은 1억달러에 도달했다.
투자는 중국초상은행 계열 CMB인터내셔널과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기업형 벤처캐피털인 SMBC 아시아 라이징 펀드가 주도했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크룽스리 피노베이트와 싱텔 이노브8, 카리스마 파트너스 등이 동참했다.
웨일은 이번 투자금을 북미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업용 AI 사업 확대에 투입한다. 향후 중동·북아프리카와 유럽 시장에도 진출하고 현지 인력 확충, 기업 고객과의 협력 강화, 지역별 인프라와의 플랫폼 연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웨일이 AI 기술을 실제 경영 성과로 연결하는 능력에 주목했다. 웨일의 솔루션을 활용하면 자동차 전시장과 판매·서비스 거점에서 발생하는 고객 행동과 상담 데이터를 분석해 영업 효율과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다.
노규승 현대차·기아 미래전략본부 제로원실 상무는 “웨일이 실제 기업 운영의 문제를 해결하며 혁신을 가시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웨일과 다음 성장 단계에서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웨일은 기업 운영을 통합 관리하는 ‘AI 운영체제(AIOS)’를 개발한다. 핵심 기술은 카메라와 센서, 음성에서 수집한 신호를 대규모언어모델(LLM)이 텍스트를 처리하는 것처럼 해석하는 자체 ‘비즈니스 월드 모델(BWM)’이다.
대표 솔루션인 ‘스페이스사이트’는 매장과 전시장, 상업시설의 카메라·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분석해 방문객 수와 체류시간, 고객 반응, 업무수칙 준수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별도의 인력을 늘리지 않고도 공간 운영 상태를 점검하고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
음성 분석 솔루션 ‘에코’는 판매 현장의 상담 내용을 분석해 성과가 높은 직원의 화법과 행동을 찾아낸다. 이를 교육 프로그램에 적용해 영업 역량을 표준화하고 직원 교체가 잦은 사업장의 교육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웨일은 이와 함께 △AI 기반 콘텐츠 배포 ‘루메’ △업무 자동화·AI 에이전트 ‘알리비아’ △지식관리·컴플라이언스 ‘하버’ △AI 인프라·거버넌스 ‘노버스’를 운영하며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 업무 실행까지 연결하는 기업용 AI 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웨일은 일본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중심으로 45개국 이상에서 1600개가 넘는 기업 고객을 확보했다. 유통과 자동차, 식음료, 제조, 금융서비스 등의 산업에서 60만개 이상의 엣지 AI 노드를 관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웨일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지원하는 동시에 자동차 판매와 서비스, 고객 관리 등 실제 사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협력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AI를 차량과 제조공정뿐 아니라 고객 접점과 기업 운영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현대차그룹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